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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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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4일 오후 4시 50분]

김명수 대법원장이 24일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추가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에 "국민들의 신뢰에 상처를 준 것에 마음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국민 여러분의 질책을 달게 받겠다"라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언론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국민들의 충격과 분노, 실망감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다. 사법부 구성원들도 커다란 충격과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사법행정이라는 이름으로 법관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성향을 분류하거나 재판 외의 요소에 의해 재판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오해받는 일을 어떠한 경우도 없어야 한다"라며 "이번 일이 재판과 사법행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대법원장은 이번 사건을 검찰 수사에 맡기는 것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추가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른 합당한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라며 "필요한 범위에서 조사 결과를 보완하고 공정한 관점에서 조치 방향을 논의하여 제시할 수 있는 기구를 조속히 구성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원 스스로의 힘으로 이번 사안이 여기까지 밝혀졌듯이 앞으로도 그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저를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 주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인적 쇄신·조직 개편안 마련할 것"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 내부에도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추가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접하고 법원 구성원들이 느꼈을 충격과 분노가 어떠할지 가늠되지 않을 정도"라며 "정의 실현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를 신뢰한 국민들의 배신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어 "직접적으로 정보 수집이나 동향 파악의 대상이 된 법관들의 심정도 짐작하기 어렵지만, 법원 전체가 받는 타격도 못지않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저를 힘들게 하는 것은 이번 일에 관여된 사람들이 모두 법관이라는 점이다. 어떠한 변명으로도 정당화되기 어려운 이 일은 우리 사법부 구성원 모두의 자부심을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일으킨 핵심 기관인 법원 행정처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의 본질은 어디까지나 재판"이라며 "사법행정은 그에 부수하여 필요한 지원을 하고 나아가 위기의 상황에서는 법관의 독립을 수호함으로써 재판의 공정성을 담보해내기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법행정에 있어서 법관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보좌의 대상"이라며 "권한 없이 법관들의 동향을 파악하거나 성향에 따라 분류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 법관의 독립을 침해할 수 있는 이러한 일로 국민의 사법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우리의 권위를 지탱하겠나"라고 질타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 조치와 함께 근본적인 제도 개선도 약속했다. 그는 "새로운 사법행정의 문화와 관행을 이끌어 내기 위한 인적 쇄신 조치를 단행하고, 법원행정처의 조직 개편 방안도 마련하겠다"라며 "법관의 독립을 보장할 수 있는 중립적인 기구의 설치를 검토하는 것과 함께 기존 법원행정처의 대외업무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법원행정처 상근 판사를 축소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태그:#김명수, #대법원, #양승태, #블랙리스트,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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