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정근우와 2+1년 총 35억원(계약금 8억원, 연봉 7억원, 옵션 2억원)에 계약했다.

한화 이글스가 정근우와 2+1년 총 35억원(계약금 8억원, 연봉 7억원, 옵션 2억원)에 계약했다. ⓒ 한화이글스


한화가 드디어 겨울 내내 묵혀 뒀던 큰 숙제를 마쳤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24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A 자격을 얻은 내야수 정근우와 계약 기간 2+1년에 총액 35억 원(계약금 8억, 연봉 7억, 옵션 2억)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협상이 길어지면서 구단과의 불화설이 돌기도 했던 정근우는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에 계약을 매듭지으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정근우는 세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2007, 2008, 2010년)와 두 번의 리그 득점왕(2009, 2016), 세 번의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2006, 2009, 2013년)에 빛나는 KBO 리그 역대 최고의 2루수다. FA 시장의 노장 선수 홀대에 휩쓸려 협상이 늦어졌던 정근우는 총액 35억 원의 계약을 따내면서 국가대표 2루수의 자존심을 지키는데 성공했다.

1500경기-1000득점-2000안타-400도루 앞둔 역대 최고의 2루수

2013 시즌이 끝난 후 한화와 4년 70억 원에 계약했을 때 정근우는 함께 입단한 이용규와 한화의 지긋지긋한 가을 가뭄을 끝낼 구세주로 기대를 모았다. 정근우는 SK 와이번스에서 다소 나태해졌던 마음을 다잡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며 한화의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투지를 불태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한화는 정근우의 FA 계약 기간 4년 동안 한 번도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정근우가 한화를 가을야구로 이끌지 못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한화의 가을야구 실패가 정근우의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다. 정근우는 한화 유니폼을 입은 4년 동안 494경기에 출전해 타율 .312 592안타 47홈런 244타점3 84득점 81도루를 기록하며 충분히 제 몫을 다 했기 때문이다. 정근우는 작년 시즌에도 무릎 부상으로 105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330 11홈런 46타점 7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정근우 입장에서는 모범 FA로서 4년 동안 남부럽지 않은 활약을 펼친 것에 대한 보상을 받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이번 FA시장은 두 번째 FA를 신청한 노장 선수들에게 잔인하리만치 냉정했고 이는 2018년 한국 나이로 37세가 되는 정근우에게도 불똥이 튀고 말았다. 정근우는 한화 이적 후 4년 간 거둔 꾸준한 성적을 앞세워 4년 계약을 주장했지만 한화는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앞세워 2년 계약을 고집했다.

그렇게 평행선을 그리던 한화 구단과 정근우는 2+1년이라는 절충안을 찾아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에 계약을 마쳤다. 한화에서도 협상과정에서 세대교체라는 명분을 강하게 내세웠지만 사실 정근우는 여전히 한화 내야에서 '대체 불가' 자원이다. 정근우가 부상으로 이탈한 사이 오선진이 공백을 메우며 선전했지만 아직 오선진은 당장 정근우 대신 풀타임 2루수를 소화하기엔 공수주에서 부족한 부분이 많다.

정근우는 당장 올 시즌 개인 통산 1500경기 출전과 1000득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통산 2000안타에 351개, 400도루에 50개를 남겨두고 있어 꾸준히 기량을 유지한다면 계약기간 내에 기록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 2000안타와 1000득점, 400도루 모두 2루수 중에서는 그 어떤 선수도 도달하지 못한 최초의 기록이다.

작년 시즌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기록이 끊어졌지만 정근우는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1년 연속 20도루라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이대형이 2013년 13도루에 그쳤고 김주찬(KIA타이거즈)이 2015년을 기점으로 중장거리포로 변신하면서 현재 정근우의 기록을 넘볼 선수는 거의 남지 않았다. 정근우와 한화의 FA계약은 야구팬들에게도 KBO리그 역대 최고 2루수의 플레이를 계속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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