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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방 분권이 화두인 시대, 지역 곳곳에서 일꾼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촛불집회 참여 후 대선 후보 지지활동, 생애 첫 정당 가입까지 이어졌다. 이혁제 대표(왼쪽)와 김오수 회장이 더불어민주당목포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촛불집회 참여 후 대선 후보 지지활동, 생애 첫 정당 가입까지 이어졌다. 이혁제 대표(왼쪽)와 김오수 회장이 더불어민주당목포지역위원회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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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겨울부터 시작된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는 서울을 넘어 전국 각지에서 타올랐다. 뜨거웠던 촛불은 해를 넘겨 2017년 봄이 되어서야 일단락되었다.

지난 해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인용'이 결정된 날 촛불을 든 시민들은 만세를 불렀다. 전남 목포에서는 시민들이 하당 평화광장에 모여 "촛불을 잊지 말자"고 서로 격려하고 다짐했다. 그날 광장에서는 "촛불은 지속되어야 한다" "시민단체와 정당에 가입해서 촛불정신을 이어가자"는 목소리가 강하게 울려퍼졌다. 이 자리에는 이혁제(47) 전남학부모협동조합 대표와 김오수(62) 목포세무사회 회장도 촛불을 들고 있었다.

그로부터 10여 개월이 흐른 2018년 1월. 이혁제 대표와 김오수 회장은 "부족하지만 촛불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생활은 촛불 집회 전과 후로 나뉜다. 촛불집회 참여 후 두 사람의 생활은 크게 변했다.

촛불 이후 일상이 바뀐 두 사람

두 사람은 촛불집회 이후 조기대선이 진행되자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활동을 벌였다. 이혁제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목포지역 유세팀장을 맡았다. 유세차량에 올라타 목포 전 지역을 다니며, 문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공로를 인정받아 1급 포상을 받았다. 김오수 회장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선거운동이라는 것을 했다. 희망포럼이라는 단체에 회원으로도 참여했다.

대선 이후 내침 김에 두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당원이 됐다. 지난해 7월부터 매주 토요일 목포 전 지역을 순회하며 정책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른바 '파란솔 당사' 운영이다.

정당 옷을 입고 당원모집과 중앙당 및 지역위원회 정책을 홍보하는 게 주 임무다. 하지만, 지역에서 필요한 일에는 가리지 않고 다닌다. 지난 1월 초 전남 지역에 폭설이 내렸을 때는 빗자루와 삽을 들고 눈을 치우러 다녔다.

이혁제 대표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다문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목포지역위원회 노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오수 회장은 목포지역위원회 민원실장과 전남도당 '목포하당발전특별위원장'이라는 직책도 맡았다. 

두 신출내기 정당인의 눈에는 모든 게 낯설기만 하다. 기성 정당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구태스러운 모습들도 더러 눈에 들어온다.

"지역과 주민에 맞는 정책과 대안을 만드는 일을 해야 하는데 아직 부족하다"(이혁제 대표)거나 "옷 맞춰 입고 사진 찍는 이벤트가 아직도 낯설다"(김오수 회장)고 털어놨다.

사실 두 사람은 줄곧 교육과 세무 방면에서만 일해 온 전문가들이다. 이혁제 대표는 지역에서 교육과 문화 양극화 해소에 꾸준히 매진해온 교육운동가다. 전남학부모협동조합대표, 한빛희망학교(야학) 교장, 신안1004청소년오케스트라 단장, (전)대학입학사정관 등 그의 이력이 잘 말해준다.

이혁제 대표는 학원 운영을 중단하고 그 공간에 야학인 한빛희망학교를 설립했다. 한빛희망학교를 11년째 운영하면서 저소득층 자녀들을 지도하고 있다. 섬 지역 학생들로만 구성된 신안1004오케스트라도 7년째 매년 공연을 열며 감동을 선물하고 있다. 2014년에는 '학종알리미'라는 대입입시 앱을 개발해 대학입시생들에게 무료로 배포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을 평가받아 교육부가 주관하는 2017대한민국교육기부박람회에서 개인 분야대상을 수상했다.

김오수 회장은 대기업에서 18년, 세무사로는 21년 동안 종사해온 세무 전문가다. 일 밖에 모르던 그의 늦바람을 모두들 의아해 했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변화 이유는 자못 진지하다. 그는 "촛불집회와 대선 때 활동하면서 생각해 보니 그동안 나와 가족만 위해서 산 것 같았다"고 되돌아봤다. "이제는 내가 가진 작은 재능이나 노력을 지역과 사회에 환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받았던 혜택을 다시 갚는 의미"라고 그는 강조했다.

폭설이 내린 지난 1월 초 더불어민주당목포지역위원회 당원들이 제설작업에 나섰다. 맨 왼쪽이 이혁제 대표, 맨오른쪽에서 두번째가 김오수 회장이다.
 폭설이 내린 지난 1월 초 더불어민주당목포지역위원회 당원들이 제설작업에 나섰다. 맨 왼쪽이 이혁제 대표, 맨오른쪽에서 두번째가 김오수 회장이다.
ⓒ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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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은 새로운 실험과 도전을 하고 있다. 춧불집회 참여에서부터 시작된 대선 후보 지지활동, 정당가입에 이어 기성 정치인들을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교육전문가 출신의 첫 도의원, 세무전문가 출신의 첫 시의원이 되는 게 목표다. 지방의회 의원들 직업은 정당인이거나 건설, 토목 등 사업가가 대부분이다. 이들 말고도 내 영역에서 열심히 살아온 전문가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혁제 대표는 "10여년 넘게 동안 교육봉사 활동을 해왔는데 이게 바로 선거 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오수 대표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꼼꼼하게 시의회 예산심의를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쉽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파란솔 활동을 해보니 남의 마음을 산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을 것 같다"(이혁제 대표)거나 "정치신인이 대부분인 목포민주당 후보들을 보며 실제 당선될까 하는 의구심이 시민들에게 많은 것 같다"(김오수 회장)고 피부로 느껴지는 민심을 전했다.

"민주당 자만할 때 아냐...최순실은 청와대에만 있지 않다"

이들은 민주당이 자만할 때가 아니라고 했다. "높은 지지율에 만족하고 있을 때가 아니"며 "시민들의 냉정한 평가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혁제 대표는 "민주당이 전국 지지도는 높아도 목포 등 전남 지역은 소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치 신인이다"면서 "청렴하고 깨끗한 이미지는 장점이지만, 인지도 부족과 낮은 조직력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당에는 목포 등 전남에서 여당 같은 국민의당과 기존 국회의원에 밀린 구 비주류와 '듣보잡' 신인들만 모여 있다"는 일부의 폄하와 현실에 대한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혁제 대표와 김오수 회장이 생각하는 지방선거 의미는 각별하다. "촛불 과제인 적폐청산이 지역에서도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혁제 대표는 지역 적폐 3가지를 지목했다. "단체장의 인사비리, 공무원의 사업계약 리베이트, 지방의원 이권개입"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세 가지 적폐는 시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으로 사익을 추구하는 갑질의 전형"이라면서 "결국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혁제 대표는 "박근혜·최순실은 대한민국 국격을 무너뜨리고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었다면, 지역적폐는 시민들의 삶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순실은 청와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권력이 있는 곳엔 어김없이 최순실이 있다"(김오수 회장)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서울과 지방, 여당과 가리지 않고 구태와 적폐를 청산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이혁제 대표)고 이들은 강조했다.

두 사람은 촛불집회 이후 조기대선이 진행되자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활동을 벌였다. 이혁제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목포지역 유세팀장을 맡았다. 유세차량에 올라타 목포 전 지역을 다니며,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두 사람은 촛불집회 이후 조기대선이 진행되자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활동을 벌였다. 이혁제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목포지역 유세팀장을 맡았다. 유세차량에 올라타 목포 전 지역을 다니며,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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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더물어민주당 목포, #이혁제, #김오수,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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