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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범 언론노조 KBS 본부 대외 협력국장
 김준범 언론노조 KBS 본부 대외 협력국장
ⓒ 김준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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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 구조가 6:5로 현 여권 추천 이사 수가 많아지면서 고대영 사장 해임이 빠르면 오는 22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라 140일 넘게 진행된 언론노조 KBS 본부(비대위원장 성재호, 아래 KBS 새 노조)도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도 감사원의 비리 감사 청구에 문제 제기하는 사람도 있고, 고 사장이 해임 이후 해임 무효 소송을 낼 경우 어떻게 될지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KBS 새 노조에서 일명 '법규국장'으로 불리며 사 측의 소송에 대응하는 김준범 KBS 대외 협력국장을 지난 17일 만났다. KBS 새노조 사무실에서 법적인 문제와 함께 파업 이후 KBS 보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김 국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법원이 15일 강규형 전 KBS 이사가 제기한 해임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어요. 강 전 이사는 "해임 처분으로 의사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당하는 등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게 됐다"고 했고, 본인의 해임으로 인해 "이사회 업무에 지장이 생기게 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해임 처분으로 강 전 이사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강 전 이사의 권한이 비대체적인 것이라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는데.
"저희는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강 전 이사나 자유한국당의 주장이 굉장히 억지 부리기 식이었고, 본인들도 사실이 아님을 알면서도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낸 정치적 소송이었는데. 이런 소송을 법원이 제어했다고 봅니다."

- 그러면 기대도 안 하고 소송을 했다는 건가요?
"저희는 그렇다고 봐요. 그들이 낸 소장을 보면 최소한의 양식과 팩트 체킹도 안된 내용을 냈어요. 법률가가 아닌 제가 봐도 허술할 정도였어요. 그렇게 말이 안 되는 소송을 왜 냈느냐면 법적인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인 목적으로 소송을 낸 거예요."

- 정치적인 목적이라면 뭔가요?
"자유한국당과 강 전 이사 등 소수 이사가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문재인 정권의 방송장악이 이행되는 것이라는 거잖아요. 그리고 자신들은 이 부당한 정치적 계획에 항거해서 싸운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 하는 소송이에요."

- 비리 이사들에 대한 감사원 청구에 대해 야당은 계속 문제를 제기 하는데 정당성은 무엇인가요?
"KBS 이사장은 매달 7백만 원 정도, 이사들은 400만 원 정도 수당을 받아요. KBS 이사들은 비상근이에요. 매주 1번꼴로 열리는 이사회에 2시간 정도 참석하는 것이 전부거든요. 그 활동을 위해서 주는데, 그 돈은 시청자들이 내는 수신료거든요. 그러면 공적인 돈이 목적에 맞게 쓰였는지 감사원이 들여다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죠. 봤더니 공적으로 쓴 게 아니라 사적으로 돈을 썼다는 것이 드러나서 그를 징계 조치하라고 결론을 내렸는데, 그건 감사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인 거죠. 그것을 부정한다면, 감사원이 공공기관에 대해 하는 모든 감사를 부정해야죠. 억지 주장이에요."

- 400~700만 원이 월급은 아니죠?
"월급이 아니고 업무추진비, 자료조사비, 참석수당 등 세 가지 수당으로 구성돼 있어요. 설명해 드리면, 참석수당은 일종의 거마비고 자료조사비는 이사들이 KBS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려면 자료도 봐야 하고 연구도 해야 되니 그런 데 쓰라고 주는 돈이죠. 업무추진비는 이사로서 사람도 만나고 차도 마시고 책도 사는 데 쓰라고 주는 돈이에요. 이번에 감사원이 점검한 것은 업무추진비만 본 거예요. 실제로 업무를 추진하는 데 썼느냐 개인적으로 썼느냐를 확인한 것이고, 이미 기사화도 많이 됐지만 (강 전 이사는) 애견 카페 가서 쓰고 했잖아요. 이건 너무나 업무와 관련이 없는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 거죠."

- 과연 이번만 문제였을까요?
"이전에도 그랬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봅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버렸고 근거가 없기 때문에 문제를 못 삼는 거죠. 왜 그렇게 보느냐면 KBS 이사들에게 주는 돈은 결국 KBS 사장이 주는 겁니다. 그런데 KBS 이사들은 KBS 사장에 대한 임명, 해임제청권을 가지고 있어서 이사가 사장의 갑인 거죠. 사장 입장에서는 잘 보여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이사들에게 나가는 자금과 물품 지원을 꼼꼼하게 관리하지 않을 개연성이 매우 크죠.

실제로 현 10기 이사회의 업무추진비 증빙 자료를 보면, 최소한의 영수증도 없는 자료가 태반이에요. KBS 이사들이 업무추진비를 어떻게 쓰건 KBS가 관리해오지 않았다는 거죠. 실제로 감사원도 이사들에 대한 인사 조처도 요구하면서 동시에 KBS에 대해서도 회계질서를 매우 문란하게 관리해왔기 때문에 이걸 개선할 대책을 마련하고 부정하게 집행된 돈을 회수하라고 통보했다는 말이에요. KBS가 이사들에게 지급된 돈에 대한 관리를 얼마나 허술하게 했는지가 명백하게 드러나는 거죠, 때문에 앞으로는 수신료가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죠."

- 제도적 보완책을 어떻게 해야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데. 그건 방송법을 바꿔야 하는 문제거든요. 그러나 국회에서 방송법 바꾸기가 쉽지 않죠. 따라서 단기적으로 현실적으로는 KBS 사장과 이사회 사무국이 사규만 잘 지켜도 돼요. KBS 회계규정 잘 되어 있거든요. 직원들은 업무추진비로 1000원만 써도 증빙 자료 다 내라고 해요. 그런 규정이 있는데, 이사회에는 그걸 적용해오지 않은 거죠. 있는 규정만 잘 지켜도 급한 문제는 해결할 수 있죠. 어려운 문제도 아닙니다."

- 고대영 사장 해임안이 지난주 이사회에 상정 되었어요. 이사회 구조가 6:5라서 통과는 문제없을 것 같습니다만, 문제는 고 사장이 해임 무효 소송을 걸 것 때입니다. 확실한 사유가 없으면 법원이 소송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어서 명백한 사유를 찾는 것도 중요할 것 같은데.
"고대영 사장도 실제로 그런 취지의 발언을 했어요. 전례를 참고해볼 필요가 있어요. 최근에 해임당한 KBS 사장은 2명인데. 2008년에 정연주 사장과 2014년에 길환영 사장이에요. 두 사람 모두 소송을 냈고요. 고 사장이 해임을 당하고 소송을 내면 세 번째 소송이 되겠죠. 앞선 소송의 판단을 보면, 정 사장은 해임이 부당하다고 결론이 났고, 길 사장은 해임이 정당하다고 결론이 났어요.

그 내용을 차분히 보면, 이유를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먼저, 해임의 절차를 보고, 두 번째로 해임의 사유를 보는데. 정 사장 같은 경우는 해임의 절차를 잘 안 지키고. 거의 일주일 만에 해임해버렸어요. 그런데 고 사장 같은 경우는 KBS 이사회가 소명 기회, 소명 연기, 출석 기회 보장해주면서 길 사장 당시와 동일하게 하고 있어요. 길 사장은 해임이 절차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결론이 났어요. 이번에도 문제없다고 결론 날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해임의 사유를 보면 길 사장은 세월호 사태 등으로 보도 공정성을 침해했다는 점이 인정됐기 때문에 해임이 정당하다고 인정됐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고 사장 같은 경우는 해임 사유도 보도 공정성에 대한 침해는 물론이고 다른 여섯 가지의 해임 사유가 있다는 말이에요. 길 사장도 그 정도로 해임이 될 정도인데, 고 사장은 해임 사유가 훨씬 차고 넘치죠."

- 고대영 사장이 소명 시간을 2주 더 달라고 했는데, 이사회가 1주 더 줬잖아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노조 입장에서는 KBS 정상화를 위해서는 고대영 사장이 하루라도 빨리 해임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일단 연기를 해준 것은 아쉽습니다. 그러나 또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해임 건이 법원으로 갈 텐데, 해임의 절차가 정당했고 본인에 대한 소명 기회를 충분히 줬느냐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고대영씨에게 소명의 기회를 일부라도 연기해 준 것은 이사회가 나름대로 합리적인 판단을 했다고 봅니다."

- 파업하면서 사 측이 여러 소송을 제기한 거로 알아요.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실 생각이세요?
"이번 파업하면서 회사나 이사 등이 노조나 조합원 상대로 형사적으로 고소한 것이 7건인데, 일단 성실하게 변론하는 데 집중하고 무혐의 처리되도록 하는 것이 기본적인 목표죠. 이 소송은 고 사장을 지키기 위해서 억지로 낸 측면이 상당히 있거든요. 그래서 고 사장이 해임되면, 회사와 협상을 통해서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파업 끝나면 통상적으로 노사 간의 고소 고발은 취하해왔어요. 이번에도 그렇게 풀릴 거라고 봅니다."

- 새 노조 법규 국장이라 어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
"잘못 알려졌는데, 전 KBS 새 노조 대외협력국장이고요. 다만 일을 하다 보니 법률적인 사안을 제가 떠맡게 됐고요. 일단 맡았으니까 열심히는 하고 있는데,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재정입니다. 조합 재정이 원래 충분하지도 않았고, 파업이 5달 가까이 되니까 쓴 돈도 이미 많고, 그런데 소송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니까 힘드네요. 파업 이후에 소송을 취하해서 빨리 해결해야 할 급선무라고 봐요."

- 기자이시잖아요. 파업 후 KBS 뉴스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기자들 사이에서 많이 나눌 거 같은데.
"KBS 뉴스가 무너진 게 개인적으로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인데. 그래서 파업 기간 달라진 KBS 뉴스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TF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업무에 복귀했을 때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게 얼마나 될지는 저도 좀 겁납니다.

잘 하겠다고 말하는 것과 행동으로 잘하는 것은 다른 얘기거든요. 지난 기간 동안 KBS가 무너진 데는 안에 있었던 저희의 책임도 상당히 있어요. 그리고 저희도 알게 모르게 무너진 KBS의 문화에 알게 모르게 젖어 습관화되어 있을 것이고 관행화되어 있을 거란 말이에요. 사람이 버릇을 고친다는 게 얼마나 힘들어요. 그래서 그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 파업할 때보다 훨씬 더 부단하게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파업에 승리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KBS 뉴스가 달라지지 않습니다. 2008년부터 KBS가 무너지기 시작했는데, KBS 뉴스가 서서히 망가지기 시작해왔는데 관성의 법칙이 있어서 상당 기간은 그런대로 버텼어요. 뒤집어서 말하면 적폐 사장이 쫓겨나고 개혁 사장이 온다고 해서 그 순간 KBS 뉴스가 갑자기 확 좋아지겠냐고요. 그럴 리 없죠. 이 관성이 6개월 1년 갈 거예요. 그 시간을 단축시키는 게 목표이긴 하지만, 시간이 걸리는 건 피할 수 없죠. MBC도 좋은 분이 사장으로 왔지만, 하루아침에 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 최근 MBC 뉴스에서 인턴기자 출신 인터뷰 등이 논란이 됐는데, 그런 연장선일까요?
"그렇다고 봅니다. 일부러 그랬을 리는 없죠. 복원하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당장 새로 출발한 입장에서는 뭔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잖아요. 바탕은 무너져 있는데 기둥부터 빨리 세우려고 하니까 무리한 일을 하게 되는 거죠. 저희도 그런 일들이 분명히 생길 거로 생각하는데, 그러니 바탕을 빨리 다지는 일부터 해야죠. 하지만 그 작업이 정말 힘들 것이고. 그래서 좀 겁이 납니다,"

- 미디어 환경이 달라진 것도 있잖아요. 예전에는 방송만 있었는데, 지금은 SNS가 있고 이런 환경에 대한 적응도 필요할 것 같은데?
"그래서 더 어려운 거죠. 방송사 사이의 경쟁에서도 뒤처져 있는 마당에 SNS와 대안 언론과도 경쟁해야 하고. 그래서 좋은 사장이 온다고 한들 KBS가 2000년대 잘 나가던 빛나는 시절로 쉽게 돌아갈 리 없죠. 그렇기 때문에 더 노력하는 수밖에 없죠."

- 현재 언론 상황을 보면 JTBC가 가장 신뢰를 받고 그 뒤를 SBS와 MBC가 따라요. 그런데 KBS는 이제 시작이라서 초조함, 조급함이 있을 것 같은데.
"당연히 KBS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조급함이 분명히 있죠. 그 조급함이 너무 지나치면 우를 범하게 돼요. 현실적으로 지난 10년 동안 가랑비에 옷 젖듯이 무너져왔잖아요. 따라서 겸손하게 그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고, 차곡차곡 복원해나가야죠."

- 나중에 또 위기가 오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잖아요. 그에 대한 제도적인 대책도 필요할 듯한데.
"맞는 말씀이에요. 정권의 속성상 누구나 방송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하잖아요.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저희 구성원의 과제인데. 그러려면 두 가지가 필요한데, 방송법을 바꿔야죠. 지금 법은 정치권이 공영방송에 너무 쉽게 개입할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 놨어요. 그래서 그 통로를 끊어야 해요. 국회에서 법을 바꿔줘야죠.

두 번째로 내부적으로 뜯어고쳐야 해요. 외부적으로 법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적으로 역량을 갖춰놓지 않으면 아무리 법이 좋아도 외부 세력에 의해서 장악되기 마련입니다. 내부적인 역량을 갖출 것이냐는 시간을 가지고 학습하는 수밖에 없어요. 도저히 무너질 수 없는 전통을 만들 수밖에 없어요. 영국의 BBC가 보수 정권이든 진보 정권이든 버티는 걸 보면 내부 역량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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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