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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TV조선>에 출연했던 나경원 의원.
 2012년 <TV조선>에 출연했던 나경원 의원.
ⓒ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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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3월 5일 오후 3시 20분]

"이번에 평창스페셜동계올림픽에 북한 정식 선수단을 초청하고자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불과 5년, 6년 전이다. 2012년 6월 당시 2013평창스페셜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나경원 조직위원장은 "북한에도 서한을 보내 참가를 요청한 상태"라며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참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SOI(Special Olympics Incorporate, 국제스페셜올림픽위원회) 차원의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였다.

그해 8월 <매일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또 이렇게 말했다.

"북한이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은 장애인 문제에 한 걸음 진전했다고 볼 수 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를 이야기하지만 이런 문제는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나 위원장은 북한의 스페셜 동계올림픽 참가가 "남북통일을 함께 고민하는 방법도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까지 했다. 복수의 인터뷰를 통해 공공연하게 설파한 주장이었다. 즉, 한두 번의 발언이 아닌 확고한 의지를 지난 '철학'에 가까웠다는 얘기다. 당시 나 위원장은 북한의 평창 참여가 '통일'과 '남북문제'는 물론이요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현재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에게 북한이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그런 문제인 걸까.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그의 자세가 딱 그 꼴이다.

2012년 나경원과 2018년 나경원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상을 올린 나경원 의원.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상을 올린 나경원 의원.
ⓒ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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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으로, 북한의 체제선전장으로 둔갑되어선 안될 것입니다. 이는 IOC 헌장에 분명히 명시된 올림픽의 '정치 중립성' 원칙에 위배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우려를 담아 IOC 및 IPC 지도부에 서한을 발송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또한 우리의 평창올림픽을 정치도구화시켜 북한에 내어주는 남북합의 결과를 이제라도 수정해야 할 것입니다. 다 내어준들 평화는 오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이기도 한 나경원 의원은 지난 20일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서한을 국제올림픽 위원회에 보냈다고 밝혔다.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남북 단일팀을 위한 선수 명단 확대가 공정 경쟁 정신에 어긋나는 동시에 북한이 체제 선전에 나서게 되면 올림픽의 정치 중립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을 한 것이다.

이와 더불어 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 이행에 사로잡혀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둔갑시키고 있다"라며 같은 날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만들고 김정은 독재 체제 선전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페이스북에 쓴 홍준표 대표와 한목소리를 냈다. 자유한국당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이) 오지 말았으면 하는 심정"이라며 "북측 대표단은 운동경기 선수 외에는 최소한이어야 한다"며 "시범단과 예술단 공연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이 북한의 참가로 '평화올림픽'으로 규정되고 남북관계 개선의 홍보 효과를 내고 있는 평창올림픽에 재를 뿌리려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과 같이 '북한팔이', '종북몰이', '안보상업주의'를 유지해야만 생존에 유리한 입장에서 남북 관계는 계속해서 경색 국면과 악화 일로를 걸어야만 하지 않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경원 의원의 서한 정치는 일각에서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밖에 없다. 아무리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이 시대 일부 정치인들의 시대정신이라 해도 말이다.

본인이 조직위원장이었던 평창스페셜동계올림픽 당시는 북한 참가에 공을 들이고 열을 올렸던 것을 기억한다면, 그리고 끝내 북한이 참가하지 않았던 사실을 곱씹는다면, 이번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는 쌍수 들고 환영해야 하지 않겠는가. 2012년의 조직위원장 나경원과 2018년 야당 의원 나경원은 동명이인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평창스페셜동계올림픽의 북한 참가를 위해 북에 서한까지 보냈던 장본인이 이제 와서는 북한 참가를 '정치도구화'라고 규정하는 논리는 도대체 어디서 기인하는가. 단순히 그때는 여당이고, 지금은 야당이기 때문인가? 이러한 '무논리'는 "통일은 대박"이라고 규정하면서도 남북관계 진전에 일말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던 박근혜 정권의 논리와 무엇이 다른가.

누가 '평화올림픽'을 가로막는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계기 진천선수촌 격려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2018 평창동계올림픽 계기 진천선수촌 격려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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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스포츠 축제로 끝나야 하는데 자꾸 정치의 수단으로 삼으려 하다 보니 무리가 생긴다.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길 기대하는 마음은 누구나 비슷할 것이다. 스포츠만이 보여줄 수 있는 때묻지 않은 열정과 도전, 성취의 감동을 평창올림픽에서 맛보고 싶다."

'올림픽과 정치'라는 <조선일보>의 20일자 논평의 끝머리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정치인들이 참고하는 논리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은 정부가 남북회담을 통해 금강산 올림픽 전야제 등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스스로 '올림픽과 정치'를 엮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창올림픽은 어디로 가고 있나'란 사설이 대표적이다.

<조선일보>는 "북이 평창에 오는 이유는 핵을 지키려는 것"이라며 "우리 국민이 20년간 노력해 유치한 평창 올림픽이 북의 전략에 이용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평창 올림픽의 북한 참가가 과연 '북의 전략'에 이용되는 것이고, 북의 이익만을 충족시키는 결과로 이어질까. '평화'나 '세계인의 이목'에 집중하기보다 오로지 '북의 전략'과 '북핵'만 바라봤던 것은 보수언론과 야당 정치인들 아니었던가.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면서 남북 이슈가 화제가 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수순이다. '축제'와 '평화'라는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는 데다 2017년 북핵 문제와 트럼프 정부와 북한 김정은 정권과의 갈등이 전 세계적 이슈였다는 점을 떠올린다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어쩌면 예정된 수순인 셈이다.

비록 여자 아이스하키 팀의 단일팀 논란은 급하게 추진한 데서 오는 비판과 잡음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남북합동 문화행사나 남북공동 훈련 등을 두고 '평양올림픽'이라든지 '북의 체제 선전' 운운하며 전면적으로 막아서는 행태는 볼썽사납다.

마치 사드 배치나 한일 위안부 합의를 강행하고 찬성했던 자유한국당과 보수 정치인들이 문재인 정부 이후 자신들의 책임은 하얗게 잊고 비판을 위한 비판만 일삼는 행태와 다르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더군다나, 평창올림픽 유치와 진행 과정에서 '치적'으로 홍보했던 것은 다름 아닌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당시 여당들 아니었던가. 

21일 청와대는 올림픽 사상 첫 남북 단일팀 구성을 비롯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방식이 확정된 것과 관련해 "평화올림픽 정신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징검다리를 놓은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렇다. 막대한 적자가 예고된, 보수정권이 일궈 놓은 평창올림픽의 성공은 결국 남북이 함께하는 성공적인 '평화올림픽'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의미와 득실 면에서 공히 그러하다. '평화올림픽'을 가로막고 훼방을 놓는 자들이야말로 국익을 훼손하는 이들이다.  

나경원 의원실에서 알려왔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IOC에 북한의 참여를 반대하는 내용의 서한을 발송한 적이 없고, 북한 주민의 인권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여 2013년 평창스페셜동계올림픽과 2018년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 북한 선수단의 참여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최근 인터뷰에서는 '북한팀 참가 자체를 환영한다', '더 많은 북한 선수가 오는 것을 환영한다'고 답하였습니다. 그리고 나경원 의원이 IOC에 발송한 서한에는 졸속으로 이루어진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비판하고, 한반도기를 앞세운 개막식·폐막식 공동입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명시한 IOC 헌장의 취지에 위배된다는 내용만이 포함되었을 뿐, 북한 선수단의 참석을 반대한다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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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