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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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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 공감은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작심삼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작심삼일을 하지 않기 위해선 그 일이 재미있어야 한다. 재미가 없지만 버텨야 한다면, 최소한 그 일에 지치지 않아야 한다.

독서를 하고 싶어졌다. 잘 쓴 책을 천천히 읽어가며, 표현방법이나 단어들을 배우고 싶어졌다. 글쓰기에 욕심이 생겨서다. 역시 무언가에 착수해야 배우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 나인가 보다.

우리는 대개 어릴 적부터 학교에서 말하기와 글쓰기가 배제된 교육을 받아왔다. 정보를 생산하지 않고 오직 소비하는 형태로만 공부했다. 선생님의 수업과 교재를 통해 접한 정보를 그대로 외워 오지선다의 시험을 치렀다. 그것이 우리가 접한 거의 유일한 학습의 방법이었다.

그 결과 지금 내 또래 세대는 정보를 생산하기보다 소비하는 방식으로 21세기 정보의 바다를 헤엄치고 있다. 우리는 정보의 소비자가 됐다. 오지선다가 나쁘고, 듣기와 읽기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오직 '그것만' 배운 것이 화근이란 말이다. 말하기와 쓰기가 배제된 교육은 자신을 드러내기 두려워하고, 침묵을 편히 여기는 젊은 세대를 만들었다.

나부터가 그랬다. 글쓰기와 말하기 방법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어, 어설픈 실력에 괜히 나서는 것을 두려워했다. 지금 역시 두려움은 여전하다.

좀처럼 글을 쓰거나 어디서 말하길 꺼렸던 나는 조금의 동기를 불씨로, 이제는 조금씩 갓난 아기가 옹알이하듯 글을 쓰고 말을 하고 있다. 생각은 한순간에 바뀌지 않았다. 글쓰기의 중요성을 처음 인지했을 당시, 그것은 실천으로 옮겨지지 않았다. 조금씩 글쓰기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을 축적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쌓인 생각들이 임계점을 지났을 때 글을 쓰게 됐다. 그리고 일기를 쓰고 있는 지금에 왔다.

먼저 무언가 꾸준히 하기 위해선 정보 생산의 주체가 돼야 한다. 학교 수업에서 수업을 듣는 몇 학생은 조는 일이 있어도, 수업하는 선생님은 조는 일이 없다. 마찬가지로 강연장에서 몇몇 관객과 청중은 조는 일이 있어도 강연자는 절대 졸지 않는다. 선생님과 강연자는 수업과 강연에서 정보를 생산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주체이기에 졸지 않고, 그 판(field)에 책임을 진다. 정보를 생산하고 그것을 매번 다듬어 가다 보면, 자신이 생산한 정보에 인정받고 자부심을 느끼는 일종의 지적인 흥분을 하게 된다. 재미를 맛보는 것이다. 자신의 분야에 재미를 한번 맛보면, 대개 사람은 그 주제로 글을 쓰고 싶어 하고, 어디 가서 말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자랑하고 인정받고 싶어서다. 우리는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

나도 지금에 와서야 이제 조금 재미를 느끼고 있다. 초반에 정말 글쓰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이 기술이 필요했기에 어떻게든 재미를 더하러 가진 방법을 동원했다. 우선은 쉬운 글감을 건드렸고, 잘 쓴 글들을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다. 글쓰기 강연이라면 열 일 제치고 달려갔고, 영상을 덜 보고 텍스트로 된 정보를 선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글을 쓰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시간을 정해 블로그에 올렸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글을 쓰는 연습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단 순간에 훈련되지 않았다. 말하고 쓰는 방법을  꾸준히 훈련할 수 있어야 했다.

다행히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을 체감한다. 아직 옹알이 수준이지만 꾸준히 글쓰기와 말하기를 연습하고 있다. 후일에 성장해 있을 내 모습에 욕심이 나서다. 그래서 이제는 멈추기 힘들다. 웬만한 것 가지곤 이 일을 그만두기 힘들 거다.

우리 모두 정보 생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정보의 생산이 무언가 꾸준히 할 수 있는 왕도다. 그리고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왕도다. 우리 모두 정보의 소비자보단 정보의 생산자가 되자. 내 글을 읽어줘서 고맙긴 하지만! 내 글은 안 읽어도 좋다! 정보를 생산하자! 우리 청년들은 정보의 소비자보다는 정보의 생산자가 더 잘 어울린다. 그것이 무언가 진짜 제대로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들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그것이 학습(學習)이다.

#학습의방법



태그:#모이, #학습의방법, #글쓰기, #정보의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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