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하나금융지주

관련사진보기


최순실씨 관련 특혜 대출 등 여러 의혹을 받고 있는 하나금융지주가 별다른 이유 없이 회장 선임 절차를 앞당기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행법 위반 혐의가 있는 김정태 회장의 3연임에 무게추가 쏠리면서 노조 쪽에서도 격렬하게 반대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앞서 하나금융지주 회장추천위원회(아래 회추위)는 지난 16일 회장 최종후보군을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최범수 전 코리아크레딧뷰로 대표,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 등 3명으로 확정했다. 이에 앞서 회추위는 지난 9일 회장 후보군을 16명으로 압축한 데 이어 15일에는 인터뷰를 고사한 사람들을 뺀 7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런 일정은 지난 2015년 하나금융 회추위가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했던 시기보다 한 달 정도 빠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하나금융 관련 특혜대출 의혹 등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니 인선 절차를 미뤄달라 요청했지만, 하나금융은 이를 묵살하고 인터뷰를 강행해 논란이 일었다.

노조 "박근혜 판결에 김 회장 언급되기 전에 최종후보 선정하려는 것"

금융당국 요청을 거부하면서까지 회추위가 회장 선임 절차를 서두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조 쪽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공판 일정에 앞서 김정태 회장을 연임시키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EB하나은행지부(아래 하나은행노조) 위원장은 "공판이 26일로 예정돼 있었다"며 "판결이 나와서 김정태 회장이 연루돼 있다는 내용이 적시되면 (김 회장 연임에) 불리하니 그 전에 최종 후보를 선정해놓고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김 회장은 박 전 대통령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씨 측근인 이상화 전 하나은행 글로벌영업2본부장(당시 독일 프랑크푸르트 법인장) 승진과 관련해 증언했다. 최씨의 지시로 박 전 대통령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이 전 법인장의 승진을 요구했고, 이에 안 전 수석이 김 회장에게 승진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이때 김 회장은 안 전 수석이 "당장 승진시켜라. 그렇게 안 돌아가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금융지주회사 회장이 계열사인 은행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것은 은행법 위반에 해당하는데, 박 전 대통령 재판 결과에 따라 김 회장이 이와 관련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금융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회장이 될 수 없으므로, 이를 피하려고 하나금융이 회장 선임을 서두른 것이라고 노조는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회사 쪽에선 회장 선임 절차는 회추위가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회장 선임 일정은 회추위가 결정하는데, 우리로서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인사 개입? 김 회장 3연임 성공하면 CEO 공석 위험 커져

이처럼 하나금융이 일부러 회장 선임을 앞당겼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최근 금감원이 하나금융에 회장 인선 절차를 미뤄달라 요청한 것에 비판 목소리도 나왔다. 금감원의 이런 행동이 정부 쪽에서 금융회사 경영과 인사에 개입하는 '관치' 행위라는 것이다.

논란이 확대되자 청와대에서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15일 청와대 쪽에서 민간금융회사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청와대의 이런 반응은 원론적인 것이었는데, 금융당국은 이를 받아들여 하나금융에 대한 조사를 확대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났다.

하지만 금감원이 하나금융에 이런 요청을 한 것은 금융사 지배구조법과 관련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만약 김 회장이 최종 회장 후보 1인으로 선정된 뒤 주주총회를 거쳐 다시 회장에 오른다 해도, 김 회장의 현행법 위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하나금융의 수장 자리는 공석이 되기 때문이다.

김정한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은 "사법당국으로부터 김 회자이 실정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게 되면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다"며 "(김 회장이 최종후보로 선정되면) 이런 부분들을 주총에서도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하나금융 특혜대출 의혹 검사는 예정대로

그렇지만 금감원이 하나금융 관련 여러 의혹에 대한 조사를 전면 중단한 것은 아니다. 금감원은 하나금융이 최순실씨 전 남편 정윤회씨의 동생 정민회씨가 임원으로 재직했던 아이카이스트에 특혜대출을 해준 것인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권창우 금감원 일반은행국장은 "이달 중 (아이카이스트 특혜 대출건과 별개로)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점검과 관련한 검사가 예정돼 있었다"면서 "하나금융이 회장 인선을 진행하고 있는데 추가로 검사를 진행하면 오해를 살 수 있어 이에 대해선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다음 검사를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 국장은 이렇게 덧붙였다. 

"검사를 나가긴 해야 합니다.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관련 제도 개선이라는 것이, 각 금융회사들의 지배구조 현상 실태를 점검하고 이걸 반영해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검사를 나가는 건 정치적으로 또다른 해석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추가로 검사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는데 (일부에서 금감원이 하나금융을 봐준 것이라고) 오해한 것입니다."

금감원이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선임됐는지, 회사의 경영을 잘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인지 등을 점검하는 검사가 예정돼 있었다는 것. 그런데 금융회사에서 최고경영자를 뽑는 과정에서 이런 검사를 진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므로 이를 잠시 미뤘을 뿐이라는 얘기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금감원이 관치를 하려다 청와대 압박에 못 이겨 꼬리를 내렸다는 식으로 해석하는 등 시끄러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창조경제 1호 기업'에 특혜대출 해줬나... 김정태 회장 언론 통제 정황도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을 검찰 고발하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6월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참여연대와 금융정의연대가 기자회견을 열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을 검찰 고발하는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조선혜

관련사진보기


현재 금감원에서 하나금융과 관련해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박근혜 창조경제 1호 기업' 아이카이스트에 특혜 대출을 해줬는지, 채용비리 문제는 없는지 등이다. 또 최근 하나은행 노조는 김정태 회장이 자신의 아들 관련 보도를 삭제하려고 광고협찬비 명목으로 2억 원을 제시하는 등 언론을 통제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서도 금감원에서 김 회장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른바 김영란법)'이나 은행법을 위반한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검사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앞서 지난해 6월 참여연대 등은 하나은행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에게 특혜대출을 해준 혐의가 있다며 김 회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과 관련해 현행법 위반 의혹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며 "법적 책임이 규명되지 않은 사람이 (회장 후보에 올라) 논란이 되는 상황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계속 연임 절차가 강행되면 (회장 공석) 위험을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이 다 떠 안아야 하는데, 무리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하나금융과 관련한 여러 의혹들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나금융 회추위가 회장 선임 절차를 앞당기고, 회장 후보군에 김정태 회장을 포함시키면서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시장에선 김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는 이번 회장 선임 절차상 문제도 있다며 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세 후보 모두 문제 있어...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김정한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은 "사외이사 전체에 대해 재신임을 묻고, 재신임된 이사들로 회추위를 구성하라는 것"이라며 "현재 최종후보 3인을 선정한 것은 김 회장이 3연임을 할 수 있도록 짜맞춘 연극에 불과하다. 3인 후보들 모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렇게 (회장 선임을) 진행해 문제가 될 바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절차상 하자 없이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회장 선임 절차를 예년보다 앞당긴 이유를 물으려고 하나금융 회추위 쪽에 여러 번 연결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경제팀 기자입니다. sh7847@ohmynews.com

뉴스게릴라와 함께 하는 팩트체크, '오마이팩트' 시즌2를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