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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8.1.18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18.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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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으로 음식숙박업 등 서비스업 노동자 등의 임금이 상당폭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경영주와 노동자가 어떻게 대화하느냐에 따라 효과는 달리 나타날 수 있는데, 정부가 보완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18일 오전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말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5%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때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경제성장률에 어떻게 반영될지 묻는 질문이 나오자 이 같은 답변이 나온 것이다.

또 이날 오후 한국은행은 '2018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3.0%, 내년 성장률은 2.9%로 전망했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이날 오후 기자 간담회에서 최저임금 인상 정책 영향에 대해 "(노동자) 인원이 감축되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최저임금이 올라가는 것을 감안하면 소비를 어느 정도 올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이에 따라 경제가 좋아질 것으로 보고 이를 (경제성장의) 기본적인 요인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이 올라가면서 우리 경제가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했다는 얘기다. 이어 장 국장의 말이다.

"최저임금 영향 노동자 80%가 30일 미만 기업에 근무... 물가상승 영향 적을 것"

"지금과 같이 고용이 유지된다는 전제 아래 전체 명목임금이 얼마나 오르나 확인했더니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최저임금이 올라갔을 때 사업주들이나 기업들이 이를 어느 정도 (상품, 서비스 등) 가격에 전이할거냐 그런 측면과 관련해서는, 정부에서 올해 30인 미만 사업장에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이 나갑니다. 저희가 봤을 때 이 기업들이 최저임금 노동자 비중의 8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크게 염려가 없다고 본다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할 정도로 나타나지 않으리라 봅니다."

최저임금 상승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노동자의 대다수가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정부가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물가가 크게 오르진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더불어 한국은행은 평창올림픽 효과, 남북관계 개선 등으로 경제가 좋아질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올림픽 관련 영향을 묻는 질문에 장 국장은 "관광수입 측면에서 예상했을 때 1분기(1~3월) 민간소비가 0.1%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정하고, 이를 경제성장률에 반영했다"고 답했다. 또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장 국장은 "이를 경제성장률 전망에 반영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관계가 개선되면 리스크(위험)가 완화되고 경제심리도 개선될 것"이라며 "앞으로 잘 돼간다면 상방리스크로 경제 성장에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관련 중국과 갈등이 해소되면서 우리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장 국장은 "(사드 갈등이)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0.3~0.4%포인트 하락한 요인인 것으로 분석했다"며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이 400만 명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는 예년 수준인 800만 명까지는 아니더라도 600만 명 수준으로 회복되는 시나리오를 짜고 이를 경제 전망에 반영했다"며 "(이와 관련해) 올해 성장률을 0.2%포인트 올릴 것으로 전제했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과의 관계가 좀 더 빨리 개선돼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800만 명으로 회복된다면 우리 경제를 더 성장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장 국장은 부연 설명했다.

"소비자물가 당분간 1%대 초·중반 수준... 하반기 상승세 확대"

앞서 이날 오전 이주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국내경제에 대해 이 총재는 "투자가 다소 완화됐으나 수출이 호조를 지속, 소비가 완만하게 개선되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성장률이)올해에도 3%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는 가계 소득여건 개선 등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세계경제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이 총재는 설명했다. 소비가 늘고 수출도 늘면서 올해 경제가 무난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가 당장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폭 축소, 도시가스요금 인하 등으로 1%대 중반으로 오름세가 둔화됐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1%대 초·중반 수준을 보이다가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연간으로는 1%대 후반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더불어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진정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가계대출은 증가 규모가 축소됐다"며 "주택가격은 전반적으로 낮은 오름세를 보였으나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상승세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 1000억 원으로 전달 6조 7000억 원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또 전국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해 9~12월 동안 0.1%를 유지됐는데, 수도권의 경우 같은 해 9월 0.2%에서 12월 0.3%로 다소 상승했다.

물가 크게 안 올라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신중해진 한국은행

앞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인지에 대해 한국은행 쪽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총재는 "국내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섣불리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어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이 총재는 덧붙였다. 통상 경제가 성장하면 물가도 올라 경기과열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는데, 성장률만큼 물가가 오르지 않고 있어 이를 좀더 지켜보고 금리를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태그:#한국은행, #최저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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