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SBS의 단독보도로 불거진 '연예인 대학원 박사과정 특혜 입학 논란'의 당사자가 다음날이 돼서야 씨엔블루 정용화임이 밝혀졌다. 소속사는 뒤늦게 해명 보도자료를 뿌리고 정용화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올렸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감싸기에 급급한 소속사 대응

정용화 씨엔블루의 정용화가 19일 두 번째 솔로앨범 < DO DISTURB >를 발표했다. 타이틀곡은 '여자여자해'로 로꼬가 피처링을 맡았다. 총 6곡이 수록됐으며, 앨범명 < DO DISTURB >는 정용화가 공연 투어 중 호텔 방 앞에 걸린 'DO DISTURB(방해하지 마시오)' 사인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지은 것이다.

정용화가 대학 입학 특혜 논란에 휘말렸다. ⓒ FNC


당초 사건이 발생한 직후 주요 매체들의 보도를 살펴보면 취재진들의 사실 여부 확인에 대해 소속사 측은 묵묵부답으로 반응했다. 뒤늦게 일부 언론을 통해 실명이 드러난 후가 돼서야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사과문'을 보면 소속사 측은 여전히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느끼지 못하거나 마치 자신들과 연예인 잘못이 아닌, 학교 측 탓으로 돌리기 급급한 인상을 지울 길이 없다. "연예 활동에 바빠서 당사자인 해당 연예인 대신 소속사가 입학 지원 준비를 대신 처리했다", "학교 측 권유로 지원했다", "교수와의 만남(보도자료에선 '개별면접'으로 표기)을 정상적인 면접절차로 알았다"는 식의 표현으로 일관해 마치 '우리와 연예인은 잘못 없다'는 식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에 대해 대중들이 선뜻 납득하고 이해할 리 만무하다.

당시 대학원 지원 시점은 이른바 '최순실 국정농단'이 터진 이후의 일이다.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논란 등이 각종 뉴스를 뒤덮던 시기여서 일반인들조차 잘못된 입학 과정 및 절차에 대해 속속 보도를 통해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런데 국내 굴지의 대형 기획사 소속 연예인이, 정유라조차 '형식적'으로나마 거친 면접도 없이 대학원에 합격했다는 걸 정상적인 절차로 이해할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설령 활동에 바빠서 입학 준비조차 못 할 정도라는 데 그렇다면 향후 학업은 과연 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까?

비일비재한 연예인 부실 학사 관리 논란

'씨엔블루' 정용화, 반가운 컴백!   1년 7개월만에 컴백한 그룹 씨엔블루의 정용화가 14일 오후 서울 광장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졍규 2집 < 2gehter > 발매 쇼케이스에서 정용화의 자작 타이틀곡 '신데렐라'를 열창하고 있다.


데뷔 6년차에 접어든 씨엔블루의 < 2gehter >는 정규앨범 2집을 의미하는 숫자 2와 함께를 뜻하는 투게더를 합성한 단어로 다함께 씨엔블루의 음악을 즐기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룹 씨엔블루의 정용화가 지난 2015년 9월 14일 오후 서울 광장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졍규 2집 < 2gehter > 발매 쇼케이스에서 자작 타이틀곡 '신데렐라'를 열창하고 있다. 데뷔 6년차에 접어든 씨엔블루의 < 2gehter >는 정규앨범 2집을 의미하는 숫자 2와 함께를 뜻하는 투게더를 합성한 단어로 다함께 씨엔블루의 음악을 즐기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이정민


이번 특혜 입학 논란으로 인해 대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연예인들의 학점, 졸업 관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각종 커뮤니티 및 SNS 상에는 이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 목격담들이 줄이어 올라오고 있다. "나랑 같은 학교 학생이던 A 연예인은 수업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는데 졸업까지 하더라", "제 친구가 석사 보러 갔을 때도 2명 뽑는 시험장에 나타나지도 않은 B 가수가 합격했다"라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특히 병역 의무가 있는 남자 연예인들의 경우, 군 입대를 최대한 늦추기 위해 대학 및 대학원 진학을 하는 사례를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학적 보유에 따른 병역 연기 자체는 법적으로 보장된 부분이지만 정말 순수하게 '공부를 하기 위해' 상급학교 진학하는 게 아니라면 이건 문제의 소지가 클 수밖에 없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교육 당국은 지금이라도 성적 및 출석 관리 등에 대해 면밀한 조사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 특히 400명 이상의 연예인이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해당 학교에 대해선 유사 사례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강도 높은 감사 등의 절차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정용화의 잇단 구설수... 반성은 제대로 하긴 한 건가

 대학원 특혜 입학 논란이 불거진 정용화가 지난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대학원 특혜 입학 논란이 불거진 정용화가 지난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 정용화 SNS


정용화는 지난 2016년 6월 주식 불법 거래 논란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당시 검찰은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지만 이 사건으로 그의 이미지는 한 차례 실추된 바 있다. 당시 소속사는 "깊은 반성과 사죄를 드린다"고 밝히면서 "물의를 일으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식입장을 내놓은 적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그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사안은 다르지만 어찌 되었건 불과 2년도 안 되는 사이에 물의를 빚은 사건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일련의 사건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분노는 제법 크게 느껴진다. 이미 청와대 신문고 청원 등에는 제대로 된 조사 및 엄벌을 요구하는 글이 봇물처럼 올라온 상태다.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2016년, 그때 정용화는 제대로 반성을 하긴 한 걸까? 인기라는 것에는 그에 비례하는 무게와 책임도 뒤따른다는 걸 망각하지 않길 바랄 따름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정용화 특혜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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