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숨도 쉬지 않았으면 좋겠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KBS 새노조)가 파업을 시작한 지 어느덧 136일 차가 됐다. 17일 오후 KBS 새노조 측은 고대영 사장의 해임을 앞두고 KBS 본관 1층에서 'KBS 새 사장 어떻게 뽑을 것인가'를 주제로 최강욱 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와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을 불러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에 나온 두 사람은 모두 방송사의 독립은 결국 정치권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강욱 방문진 이사와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이 17일 KBS 본관 1층에서 열린 'KBS 새 사장 어떻게 뽑을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KBS는 17일로 파업 136일차를 맞았다.

최강욱 방문진 이사와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이 17일 KBS 본관 1층에서 열린 'KBS 새 사장 어떻게 뽑을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KBS는 17일로 파업 136일차를 맞았다. ⓒ 유지영


 최강욱 방문진 이사와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이 17일 KBS 본관 1층에서 열린 'KBS 새 사장 어떻게 뽑을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KBS는 17일로 파업 136일차를 맞았다.

최강욱 방문진 이사와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이 17일 KBS 본관 1층에서 열린 'KBS 새 사장 어떻게 뽑을 것인가'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KBS는 17일로 파업 136일차를 맞았다. ⓒ 유지영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은 민언련 내부적으로도 사장을 어떻게 뽑는 것이 적합한지에 대해 논의중이라고 밝히며 "일단 여·야는 (사장 추천에서) 빼야 한다.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는 중립지대를 만들어야 한다. 사측 추천 1명 노조 추천 1명 언론 관련 학회 추천 1명으로 하자고 방송법 개정을 제안한 상태다"라고 밝혔다. 김언경 사무처장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장 추천 방법은 '신고리 원전 논의' 당시처럼 최대한 많은 수의 시민들이 모여 사장을 선임하는 방식이었다.

최강욱 방문진 이사는 "방송계에서 퇴직한 분들에게 방문진 이사나 KBS 이사회 이사가 상당히 좋은 자리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추천한 정파의 눈치를 보면서 자기 생각을 떳떳하게 말하기가 쉽지 않다. 어떻게든 (정치권의 개입을) 없애거나 최소화해야 한다고 본다"고 김언경 사무처장의 주장에 동의했다.

최 이사는 "공정한 민주 시민의 여론을 반영해야 한다"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점진적으로 늘려가야 한다는 김언경 사무처장의 의견에 찬성했다. 또 MBC의 사장 추천 과정에서 시청자의 참여가 원활하지 못했던 점은 KBS가 반면 교사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 사무처장은 개편된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이틀 정도만 사과 방송을 하고 끝났다면서 "적어도 한 달 정도는 사과를 하면서 기존 자사의 보도가 어떤 점에서 잘못돼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검증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MBC 최승호 사장은 어떻게 뽑혔나

이날 토론회 자리에는 MBC 최대 주주인 방문진에서 최승호 사장을 어떻게 선임했는지 그 뒷 이야기가 공개되기도 했다. 최강욱 방문진 이사는 "방문진 이사들 사이에서 '지금 이 순간 MBC를 바라보는 시민들이 요구하는 시대 정신을 반영하는 사람을 MBC 사장으로 뽑자'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최승호 사장이 뽑힌 이유는 'MBC 파업에 계속 함께 해왔고 앞장서서 싸웠다는 게 중요하지 않았나 싶었다. 행복하게 사장을 뽑았고 구성원들이 환영해주니 좋았다"고 후일담을 털어놓았다.

한편, 사장 선임 과정에서 외부의 개입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최 이사는 "MBC 사장에 지원하시는 분들은 보통 이사들에게 전화를 해서 만나자고 한다"라며 "하지만 공영방송 사장으로 지원할 정도가 되면 굳이 직접 만나지 않아도 평판이나 됨됨이를 주변 사람들을 통해 들을 수 있다"면서 일절 MBC 사장 공모에 지원한 사람들을 만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정치권의 압력을 배제하기 위해 사전에 정치권에서 MBC 사장으로 추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먼저 떨어트리겠다고 공표했다고 한다. 고대영이 해임된 이후 KBS 새 사장 또한 이런 절차를 통해 뽑혀야 한다는 것이다.

KBS 이사회 당연히 공개돼야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이 17일 KBS 본관 1층에서 열린 'KBS 새 사장 어떻게 뽑을 것인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이 17일 KBS 본관 1층에서 열린 'KBS 새 사장 어떻게 뽑을 것인가'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KBS 새노조


최강욱 이사와 김언경 사무처장은 "KBS 이사회도 공개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현재 고대영 사장 해임 안건으로 열리는 KBS 이사회는 이사들의 비공개 요구에 따라 언론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최강욱 이사는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이 방문진 이사회에서 통과되던 순간을 떠올리며 "당시 회의실이 모니터를 통해 기자실에 공개되고 있었다. 해임하는 단계에서부터 모두 공개되니 사명감이 생겼다"고 언급했다.

한편 KBS 새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22일 KBS 임시이사회에서 고대영 사장이 해임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틀 뒤인 그 주 수요일(24일) 파업을 풀고 본업으로 복귀를 하겠다고 밝혔다.

방문진 민언련 KBS 새노조 뉴스데스크 고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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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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