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지난 일인데, 어제 일처럼 기억하고 생생하게 얘기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신기하기도 하고, 왠지 고맙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가령, 이런 건데요. 엄마가 얘기합니다.
'너 4살 때였나, 놀이터에서 놀다가 넘어져서 거기 이마에 상처 생겼잖아~.'이미 서른을 넘긴 딸에게 100일 때는 이런 일이 있었고, 돌잔치 때는 그런 일이 있었고... 아무리 얘기해도 기억나지 않을 그런 이야기들을 대신 기억했다 들려줍니다.
이런 경우도 있었어요. 갑자기 남자친구가 작약 한 다발을 선물이라며 건네 줍니다. '네가 이 꽃을 제일 좋아한다 그래서'라면서요. 그렇긴 한데, 내가 언제 말했지? 싶어지기도 합니다.
사소한 걸 기억해주는 누군가가 있어서, 우리의 하루하루가 선물 같아집니다. 나는 누군가의 어떤 날을 기억하고 있을까?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