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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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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87>을 봤다. 대게 영화가 끝나면 엔딩 크레딧을 보는 경우가 드물지만, 이번엔 볼 수밖에 없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관객이 자리에 남아 엔딩 크레딧을 함께 봤다.

영화를 보기 전 나는 관련 뉴스와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들이 눈물 흘린 이유를 알게 됐다. 역사적 사실로만 접했던 '6월 항쟁'이었다. 영화적 연출이 감해진 부분이 있지만, 머리로만 알던 역사적 사실을 몸으로 간접 경험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1988년생이다. 86세대와는 다르게 내 또래는 지난 촛불 정국을 몸으로 먼저 경험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촛불 정국의 기억들과 여러 사건·사고들이 떠올랐다. 역사적 사건들은 서로 연결되어있다. 내가 촛불 정국을 통해 느낀 감정을 <1987>이란 영화가 상기시켜 주었다. 영화 속에는 폭력을 자행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에 대항하는 언론과 검사, 교도관, 가족, 종교인, 대학생 그리고 개인의 역할이 있었다. 

극 중 배우 김태리가 연기한 연희라는 캐릭터가 인상 깊었다. 그가 영화 막바지에 촛불을 정리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지난 촛불 정국과 6월 항쟁이 서로 다른 사건이 아닌, 억압과 비상식에 맞선 국민운동이라는 공통점과 시대를 넘은 공감대를 형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달하는 것이라 느꼈다.

<1987>의 원제는 '보통사람'이었다고 한다. 영화 내용을 곱씹어 보니 그 제목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극 중 다른 인물도 보통사람을 상징하긴 하나, 연희라는 인물이 우리의 모습을 가장 잘 나타냈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보통사람이다. 이외에도 우리 근대사에는 기억하고 전해야 할 중요 사건·사고들이 잦다. 이러한 영화가 매해 두세 편씩 개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 4.16연대에서 보낸 세월호 희생자의 이야기가 담긴 달력이 택배로 도착했다. 나는 달력을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일을 마치고 밤늦게 들어오신 어머니는 식탁에 있던 달력을 부엌에 걸으셨다. 재작년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던 어머니가 말이다.
마지막으로 박종철 열사, 이한열 열사와 더불어 고 김관홍 잠수사, 고 백남기 농민과 세월호 희생자 모두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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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모이, #1987, #김태리, #박종철열사, #이한열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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