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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상욱 CBS 대기자
 변상욱 CBS 대기자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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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화두는 적폐 청산이었다. 언론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공영방송은 지난 9년 방송 장악 세력의 퇴진 투쟁을 벌여 MBC는 김장겸 사장을 퇴진시켜 정상화에 돌입했고 KBS는 이제 이사회 구도가 바뀌어 정상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올해 언론계는 어떻게 될 것인지 전망해 보고자 지난 10일 서울 목동 CBS 사옥에서 변상욱 대기자를 만나 지난해 언론계에 대한 평가와 함께 올해 언론계를 전망해 보았다. 다음은 변 대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 먼저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새해 인사 부탁드립니다.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CBS 변상욱 기자입니다. 새해에는 촛불 혁명에 이은 적폐 청산을 마무리 짓고 더 건강하고 사회로의 발전을 위해 새로운 비전으로 모두가 함께 나아가기를 기원 합니다. <오마이뉴스>도 힘 있고 건강한 시민언론으로 힘차게 발전해 나가길 빌겠습니다."

- 지난해는 정권 교체 후 언론이 정상화를 밟아 나가는 단계였어요. 특히 양대 공영방송은 파업을 통해 경진이 교체됐거나 교체될 예정이고 SBS는 사장과 보도 본부장 등의 임명 동의제를 노사가 합의하는 성과도 있었는데 이런 흐름 어떻게 보셨어요?
"지상파 방송 3사인 KBS, MBC, SBS 중에서 표면상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건 역시 SBS죠. 겉으로 보기엔 회사 측이 먼저 개혁적인 손길을 내밀며 노조와 뜻을 함께하는 것같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지만 그건 조금 논외로 치면 좋겠어요. 왜냐하면, 이명박근혜 시절 청와대 수석으로 발탁된 사람이 SBS가 가장 많았습니다. 무려 수석급만 7명입니다. 한 언론사 출신이 9년 사이 청와대 수석급으로 7명이나 진출한다는 게 정상은 아닙니다.

배경을 유추해보면 KBS, MBC는 정치 권력이 이사회와 경영진을 장악할 공개적인 채널이 마련돼 있지만, SBS는 민영방송이니 제도적 루트가 없어요. 그 때문에 SBS 출신을 청와대에 데려다 놓고 처리하려는 의도였다고 봅니다. 그러니 SBS는 권력 교체 이후 사주일가 스스로 경영일선 후퇴라는 카드를 꺼냈겠죠.

MBC는 일단 적폐 인물로 꼽히는 이사진과 경영진의 적폐청산을 서둘러 마무리 짓는 게 숙제예요. 인적청산 이후에는 지난 9년 동안 타성에 젖었던 권력 지향적 또는 권력에 의존하는 타성을 벗어 던지고 국민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감각을 되찾는 것이 중요한 숙제입니다. 9년 동안 시민 사회가 상당한 진전을 이뤘기 때문에 예전 하던 정도하면 인정 받겠지라는 수준으로는 어림없다고 봅니다. 현 정권에 대한 국민 지지율을 감안하라는 뜻이 아니라 더 분명한 철학과 넓은 시야, 민심에 공감하는 진정성, 치밀한 제작으로 대응해야 할 겁니다. 국민이 오래 기다려주지 않을 겁니다. 몇 번의 실수 이후엔 되돌렸던 채널을 다시 되돌려 버릴 것이어서 바짝 긴장하고 방송제작과 내부 개혁에 임해야 할 겁니다."

- KBS는요?
"KBS는 고대영 사장의 퇴진부터 서둘러야 합니다. 김상근 이사장 체제가 갖춰지고 그 체제에서 신임 사장을 바꿔 새로운 리더십을 구축해야죠. 새로운 이사회를 소집하면 여야 숫자가 뒤집어졌으니 고 사장의 해임안이 상정돼 처리될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고 사장 측이 이사회의 결정을 무효로 하거나 미루기 위해 가처분소송 등 법적 수단을 강구할 공산이 큽니다.

KBS로서는 지금이 위기입니다. MBC의 정상화가 궤도에 오르고 SBS가 발 빠른 대응을 하고 JTBC가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분발하는데 KBS 정상화가 늦어지면 최대 공영방송임에도 한참 아래로 뒤처지게 됩니다. 요즘 누가 <뉴스데스크>를 보냐며 예전에 MBC가 겪었던 곤혹스러운 상황을 KBS가 겪겠죠."

- 지난해 인터뷰에서 공영방송은 박근혜-최순실 순장 조가 될 것이라고 하셨는데 지금은 어떤가요?
"전혀 반성하지 않는 공영방송들을 질타한 것이었죠. 크게 보면 이번 공영방송 정상화 작업이 80년대에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온갖 특혜를 받으면서 기득권 세력으로 자리를 굳힌 한국 방송계의 적폐 중 인적청산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그 부역 인사들을 박근혜씨와 함께 순장시켜야 합니다.

주목할 곳은 노조일 수도 있습니다. 동질의 단일 노조가 아니라 복수 노조에 성격도 달라 노조가 구성원의 이해를 너무 적극 대변하다 보면 개혁의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SBS가 노사 합의된 개혁을 진척시켜 간다면 오히려 발전도상에 올라서서 JTBC와 SBS의 2강, MBC와 KBS의 2중, 기타 종편들의 강·중·약 구도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 최승호 MBC 사장에 대한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데 어떻게 보세요?
"아직 평가를 할만한 때는 아닙니다. 전반기 정도는 지나야죠. 최근 오보와 시민 인터뷰의 조작성 등을 보며 최 사장도 기대할 게 없겠다지만 사장이 뉴스 아이템 일일이 챙기고 출연자를 챙기기야 하겠습니까? 큰 방향과 진전을 보며 평가해야죠. 그러나 실수가 잦아지면 그것 자체가 부실이니 경영진의 책임이 되는 건 분명합니다. 사장은 본부장을 믿고 독립성을 보장해 주고 본부장 이하 간부들은 당분간 몸을 깎아가면서라도 좋은 방송을 위해 뛰어야죠.

그리고 사장, 본부장, 센터장 등의 팀워크에 의해서 조직 개편이 완성되고 조직 개편의 성과가 나올 때까지는 사장 평가를 기다려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오보나 미흡한 방송내용은 제대로 사과를 하는지, 사과와 더불어 시정되는지를 보고 최 사장 체제를 평가해야 할 겁니다. 태도의 진정성을 보고 평가하는 거죠."

- 최근 MBC에서 오보가 있었잖아요. 그건 조급증 때문이 아닌가 생각하는데.
"그동안 MBC 뉴스를 외면하다 최승호 사장 체제에 기대를 하고 다시 MBC를 선택하는 건데 뭔가 내놓아야 하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렇게 쫓기게 될 때 큰 걸 잡을 부문은 결국 정치와 검찰·경찰 사건밖에 없어요, 시민들 눈높이에 맞는 빵 터지는 뉴스는 정치, 국방 그리고 적폐 비리 갑질 청산의 이슈죠. 여기서 무리하다 오보나 미흡한 보도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다음은 지방선거, 총선거, 개헌입니다. 이제 달아오르고 있는데 미리 연구하고 기획해서 실수 없이 큰 건을 터뜨려가도록 힘써야 할 겁니다. 시청자들이 만족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무리하면 탈이 나기 쉽고 게다가 시대가 너무 변해버린 듯도 합니다. 언론의 기능은 권력을 감시하는 거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그 시대가 아니에요,"

- 무슨 말씀이죠?
"아날로그 시대에 전통 미디어로서 권력을 감시하는 게 최대 책무고 우리에게 주어진 고유한 기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권력 감시는 이제 시민 모두가 합니다. 정보공개 청구가 있고 주민소환이 있고 국민청원이 있고 국회의원 활동 평가도 하고 정치인들의 신상도 가족 포함해 철저히 털기도 합니다. 언론이 해야 할 일은 시민사회가 권력을 감시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그때그때 신속히 제공하는 파트너 내지는 보조 역할일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런데 언론이 가르치려 든다거나 지난번 JTBC처럼 '미국은 차가운 시선으로 한국을 볼 겁입니다'라고 섣불리 코멘트를 붙이면 위험해집니다. 이젠 시민과 언론이 동등한 권력 감시기구로 존재하는 데 언론은 이 변화를 실감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죠.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해 취재하지 않으면 의미 없는 기사에 엉뚱한 논평만 남발하게 될 겁니다."

- 변 기자께서 예전에 라디오에서 "언론은 권력을 때리되 때린 데 또 때리고 안 때린 데 찾아서 때려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젠 유효하지 않은 건가요?
"그걸 시민 사회와 분담 혹은 협업한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MBC의 UAE 특사 파견 보도는 불확실한 보도를 하는 게 아니라 확실한 것만 시민에게 알려주고 어떤 점에서 더 취재할 건지 시민 집단지성에 물어도 됩니다. 시민 가운데는 교민도 있고 원전 전문가도 있습니다. 저도 최근 원전 건설 현장에서 오랫동안 현장 노무관리 책임자로 일한 분을 여행 중에 우연히 만나 선생님으로 모시고 배웠습니다.

기자보다 더 많이 아는 사람들이 세상에 빼곡하다는 걸 느끼고 식은땀이 흐를 정도였습니다. 기자 한두 명이 정치인 한 둘, 교수 한 둘 만나서 얻어듣고 그것이 최고의 판단 기준이 되는 시대는 사라졌습니다. 그러니 시민이 직접 접근할 수 없는 권력 시스템에는 언론사 소속 기자가 접근하지만 세세한 정보와 현장의 실제는 집단지성에 의존하는 정도가 점점 커질 겁니다. 이제는 더 겸허히 배우고 노력하고 묻고 경험하며 콘텐츠를 생산해야 합니다."

- 지난 1일 MBC에서 자사 인턴기자였던 대학생을 일반 시민인 것처럼 인터뷰를 해서 논란이었잖아요. 그런데 이게 과연 MBC만의 문제일까란 생각도 들어요.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오던 수법입니다. 모든 언론사가 공히 시정해야죠. 두 가지예요. 하나는 기저율 무시(가장 높은 확률을 따르는 것)의 오류입니다. 시민 인터뷰는 기사에 꽂아 넣는 장식품이 아닙니다. 엄격하고 공정하게 다뤄야 합니다. 객관적이면서 균형을 맞춘 인터뷰가 삽입되어야 합니다. 개헌에 대한 시민 인터뷰를 한 두 사람의 것 집어넣고 국민 여론을 대변하는 것처럼 할 수는 없습니다. 그게 흔히 말하는 기저율 무시의 오류라고 하는 거예요. 수많은 의견이 있는 데 하나를 뽑아 그게 대표 의견인 것처럼 하면 밑바닥에 깔린 여론은 무시 되는 거죠.

두 번째는 회피의 문제죠. 기자가 원하는 방향의 인터뷰를 위해 아는 사람을 섭외하거나 답을 정해주며 요구하면 안 됩니다. 오히려 공정한 답이나 객관적 답이 나올 수 없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피해야 합니다. 언론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작은 인터뷰조차도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합니다. 등장하는 인물이 혹시 특정 정당원은 아닌지, 정치적으로 편향이 짙은 사람은 아닌지 조사해 균형을 맞추는 추가작업을 해야죠. 그런데 '설마 우리 방송사가 하는 작업에 누가 딴지를 걸겠어?'라는 관행을 이어가면 곤란합니다."

- YTN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YTN 상황은 복직한 해직자나 노조의 지지를 전폭적으로 받는 사람이 사장되기는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노조를 중심으로 직원 전체가 합의한 개혁안을 마련해 사장에게 내밀려 실천을 약속받는 방안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지금으로서는 사장 선임 과정에서 YTN 구성원들의 열망을 무엇이든 받아줄 듯하던 인물이 사장이 된 뒤에 돌변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2차 YTN 사태로 가고 있는데 YTN 역시 시간에 쫓깁니다. 공영방송이 제자리를 찾으면 더욱 입지가 좁아질 테니까요."

- 지난해 특징 중 하나는 '문빠'로 일컬어지는 문재인 대통령 극렬 지지자들과 언론과의 갈등이에요. 언론 불신으로 이들 사이에서 '기자는 맞아도 싸다'는 말까지 서슴없이 하는데 이런 건 어떻게 보세요?
"거기도 기저율 무시의 오류가 생기는 듯합니다. 문 대통령을 열정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 가운데 심한 표현으로 문제가 될만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 봐야죠. 일부의 일탈을 전체에게 적용해 '문파' 아닌 '문빠'라는 비하적 이름으로 매도하는 건 타당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신뢰를 등에 업고 권력을 감시하는 기자들 입장에서 일명 '문빠'라 지목되는 사람들은 기자의 지지기반이자 서비스 대상입니다. 시민을 공격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심한 언어를 대할 때 원망스럽고 화가 날 수도 있지만, 그 지점이 기자가 용기를 내야 할 지점입니다. 항상 온유하고 겸손하게 대하기를 권고합니다. 어찌 보면 기레기라는 욕은 지금 들어야만 하는 불가피한 시점입니다."

- 만약 언론이 속된말로 박근혜 대통령을 빨아 줬듯이 문재인 대통령을 빨아 주면 문빠들이 언론을 비판할까요?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에게 박근혜 대통령 대하듯 '형광등 100개의 아우라'로 접근한다면 '문빠'라는 지지층은 축소되고 약해질 겁니다. 내부에서 자제와 비판이 일어나며 균형을 맞출 겁니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고 개개인이 모두 독립적인 존재로 결합된 지지그룹입니다. 민주당원만도 아니고요. 그런데 언론이 박근혜 정권 때와 전혀 다른 공격성을 보이니 오히려 더 결속하고 있는 거죠."

- 정권이 교체되면 팟캐스트 시장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팟캐스트를 많이 듣습니다.
"팟캐스트 시장은 아마 KBS, MBC, SBS, JTBC가 언제고 뛰어들만한 시장입니다. 아직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기성 언론과 정치 집단들이 어떻게 입지를 다지려 할지 더 지켜봐야겠네요. 팟캐스트의 문제는 비주얼이 강조되면서 동영상 시대로 가고 있는 시점에서 동영상 시대에 어떻게든 발 빠른 대응을 해야 한다는 거죠. 보여주는 팟캐스트가 늘어날 겁니다. 총선까지는 유지되다가 정치 이슈가 시들해질 때 내리막이 눈에 띄지 않겠나 싶습니다."

- 지난 연말 방통위가 종편 특혜를 환수하겠다고 했습니다.
"이건 단계별로 접근해야 할 텐데 종편에 주어진 모든 특혜를 환수하는 게 1단계예요. 그래서 지지부진하고 못 따라오는 방송사가 생기면 정리하는 게 2단계가 되겠죠. 지금 점수가 못 미친다고 허가 취소로 가기는 어렵습니다. 이미 OBS는 벌써 몇 번을 조건부 연장으로 갔으니까 이제 강도를 높이면 정치보복이라 비난받겠죠. 특혜부터 환수해야죠. 환수 시기가 지났습니다."

- 올 한해 언론계를 전망해 주세요.
"불행하게도 디지털 시대에 개혁을 통해 성공한 언론사가 지구촌엔 없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성공한 듯 보이만 무지하게 돈을 퍼붓고 미미한 성과를 거뒀을 뿐입니다. 그래도 타 언론사 입장에선 <뉴욕타임스>가 좌표가 되니 쫓아도 가보고 빌려다 쓰기도 합니다.

아직도 혼선이 거듭되는 이런 상황에서 2018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독자·시청자들과 더 가까이 만나는 것 외엔 방법 없어요, 일단 자기들을 철저하게 믿어주는 독자·시청자를 끌어들여 커뮤니티를 굳히고 기회를 기다려봐야죠. 아마 2018년 KBS, MBC 정상화가 되면 시청자·독자를 누가 더 패밀리로 끌어들이느냐 혹은 그 사람들을 철저히 연구해서 데이터베이스화한 뒤 맞춤형 전략들을 짜내느냐로 치열히 경쟁해야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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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