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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을 경악케 한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을 비롯해 최근에 일어난 여고생 집단 폭행 등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일으킨 끔찍한 범죄다. 가정에서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더라도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면 학교라는 최소한의 보호 장치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부적응이나 무기력 등 다양한 이유로 학교를 그만두는 순간, 이들은 교육부 관리 대상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학교를 그만둔 몇 명의 학생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집안에서 폐쇄적 생활을 하거나 거리를 방황하다 범죄의 덫에 걸려들기도 한다.

정부는 이러한 '학교 밖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2015년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을 만들고 '학교 밖 지원센터'를 설립해 운영 중에 있다.

최근 여성가족부 산하기관인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지난해 10월부터 전국 206개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고 우수기관 17개 센터를 선정했다.

인천에는 구에 8개, 광역시 1개 등 모두 9개 청소년지원 센터가 2015년부터 운영 중에 있다. 그중에서 남구가 유일하게 이번에 우수기관 센터에 선정됐다.

황상희(47) 남구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팀장은 "매우 다양한 이유로 학교를 그만두는 것에 비해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선택지 폭이 적다는 것이 문제이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개인별 맞춤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남구 꿈드림은 지난해 학교 밖 청소년 6명을 대학에 진학시켰으며, 중졸 및 고졸 검정고시에 52명을 합격시켰다. 또 남국의 특색사업인 숭의목공예센터 보조강사 활동 및 토익학습동아리 멘토 등 사회진출을 위한 다양한 취업 준비를 돕고 있다.

초창기에는 휴일을 반납하면서까지 매달려야 하는 업무량으로 인해 무척 힘들었다고 한다. 타 구의 경우 초기 멤버 선생님들 이직률이 높은 편이었다.

황 팀장은 "업무가 많아 선생님들 이직률이 높은데, 남구 꿈드림은 초기 멤버 그대로, 초창기 열정 그대로이다"며 "이번 우수기관 평가에 이러한 부분이 특히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하며 밝게 웃었다.

그녀는 남구에 소재한 상담복지센터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2015년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가 설립될 때 팀장으로 지원해 현재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열정적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 팀장은 "학교 밖 청소년이 모두 문제아이거나 제도권 부적응자라는 인식부터 바꾸어야 한다"며 "단순한 학업중단 개념이 아닌 이들이 가진 다양한 욕구 등을 역추적해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사회구성원으로 포용하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꿈드림은 기본적으로 이들의 정서지원 및 상담지원은 물론이고 학업지원 시스템 구축 및 취업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청뿐 아니라 고용노동부까지 시스템 일원화 작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 "학생들이 이러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홍보력을 발휘할 계획이다"며 "특히 아무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한 친구들을 위한 동기화 작업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황 팀장은 이어 현재 정책이 갖고 있는 한계도 지적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과거에 비해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지원 또한 늘었지만 학교를 그만두는 청소년의 경우,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는 찾아오는 (비교적 문제가 없는)청소년 위주라서 정서적으로 또는 물질적으로 보다 절실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까지는 아직 지원혜택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특히 "가정폭력 등 어른에 대한 신뢰를 잃고 도망치듯 학교를 그만두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그들은 이곳 역시 학교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전화번호를 바꾸고 개입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그러한 청소년을 직접 찾아가고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가끔 일이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나를 비롯한 선생님들 모두가 여리고 소속감을 잃어 마땅히 기댈 곳이 없는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 있다는 마음으로 함게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분을 만들어 홀몸노인 및 지역 주민에게 나눠주는 '생명사랑존중프로그램'에 참여중인 학교밖청소년들
 화분을 만들어 홀몸노인 및 지역 주민에게 나눠주는 '생명사랑존중프로그램'에 참여중인 학교밖청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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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남구 꿈드림에는 초등·중학교 유예중인 학생들을 포함해 320명의 9~24세 청소년들이 서비스 혜택을 받고 있다.

한편 2016년 기준 인천시 초중고 학교 밖 청소년은 2천346명이며 이 중 고등학생이 1천234명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인천뉴스, #황상희, #인천 꿈드림, #학교밖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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