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또 색깔론이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를 필두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과 서울·인천·경기지역 당협위원장 등 당원들이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문재인 관제개헌 저지'를 내걸고 국민 개헌 선포식을 진행한 가운데, 일부 의원들이 정부 개헌 방향을 '사회주의개헌', '이념개헌' 등으로 표현하며 색깔론을 덧씌웠다.

나경원 "정부 생각은 체제를 흔드는 개헌"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대구 북구갑) : "자유민주주의 헌법질서를 빼고 민주적 기본질서를 넣겠다는데, 공산주의식, 김정은식 민주주의인가."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서울 도봉구을) : "사회주의 정권 연장을 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이 정권의 이념 개헌이다."

정태옥 의원은 특히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넣고 촛불 혁명 정신을 넣는다는 게 말이 되나"라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개헌은 전문을 몇 개 바꾸고 조항을 몇 개 바꾸는 부스러기 개헌, 앙꼬 없는 찐빵 개헌이다"라고 맹비난했다. 5.18정신과 촛불혁명 정신을 개헌에 담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정신을 위배한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김선동 의원은 더 나아가 문 대통령이 사회주의식 개헌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정부의 개헌 방향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시장 경제를 위한 개헌이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지방선거와 연계해 정략적으로 목적을 더해 사회주의적 요소를 집어넣는 개헌을 한다면, 그 헌법을 헌법이라고 부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개헌·정개특위 위원인 나경원 의원도 "정부 여당 생각은 한마디로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들어내는, 체제를 흔드는 개헌안이다"라면서 "이번 관제 개헌은 그래서 막아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이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 주도의 개헌을 반대하는 국민개헌선포식을 열었다.
 자유한국당이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부 주도의 개헌을 반대하는 국민개헌선포식을 열었다.
ⓒ 조혜지

관련사진보기


원내지도부는 권력분산을 위한 개헌을 강조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선포문에서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로 나타난 현행 대통령제를 넘어 포스트 1987년 체제를 담당할 권력 구조 틀 안에 어떤 가치를 담아 안착시킬 수 있을까하는 정치적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이 결단을) 독점해서도 안 되고, 권력으로 좌지우지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최근 세월호를 교통사고에 비유해 '막말 논란'에 오른 안상수 의원. 이번에는 원전 중단 비용과 개헌 비용을 비교했다. 안 의원은 문 대통령이 개헌 투표 비용 1200억 원 절감을 강조하며 지방선거 동시 투표를 주장한 데 대해 "세월호 교통사고에도 5000억 원을 지출한 나라"라고 발언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안 의원은 이날 현장에서 "대통령 말 한 마디에 원전 5, 6호기가 중단될 때 1400억 원이라는 돈이 날아갔다"면서 "(개헌 투표에) 1200억 원이 들어간다고 해도 명분이 안 선다"고 비난했다.

"한국당 이미 정부한테 말려들어가" 참가자 틈서 내부 비난도

15일 자유한국당이 국민개헌 선포식을 진행하는 가운데, 이날 현장에서는 성조기와 태극기를 함께 들고 있는 당원들이 더러 눈에 띄었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태극기 집회에서 주로 사용돼 온 태극기와 성조기 배지, 태극기 담요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15일 자유한국당이 국민개헌 선포식을 진행하는 가운데, 이날 현장에서는 성조기와 태극기를 함께 들고 있는 당원들이 더러 눈에 띄었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태극기 집회에서 주로 사용돼 온 태극기와 성조기 배지, 태극기 담요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 조혜지

관련사진보기


자유한국당이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국민개헌 선포식을 개최한 가운데, 정부 방향의 개헌과 자유한국당 방향의 개헌을 묻는 설문 조사도 함께 진행했다.
 자유한국당이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국민개헌 선포식을 개최한 가운데, 정부 방향의 개헌과 자유한국당 방향의 개헌을 묻는 설문 조사도 함께 진행했다.
ⓒ 조혜지

관련사진보기


이날 현장에서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동시에 매단 깃발을 들고 선 참가자도 눈에 더러 띄었다. 선포식 한편에서는 태극기-성조기 배지와 태극기 담요 등 일명 '태극기 집회 아이템'을 파는 판매상도 자리를 잡았다.

선포식 직전에는 당직자들이 참가자들에게 '국민개헌 YES, 자유한국당이 함께 합니다'가 적힌 어깨띠와 '관제개헌 저지하고 국민개헌 이룩하자', '문재인 개헌 웬말이냐 국민개헌 실시하라' 등의 문구를 담은 손팻말을 배포했다. 정부 개헌 방향을 '관제 개헌'으로,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개헌은 '국민 개헌'으로 구분한 설문조사판을 무대 좌우에 설치해 즉석 '스티커 설문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에 왜 개헌이 필요해!"
"그만 좀 해요. 민주당 사쿠라(첩자)야 뭐야!"
"국민 개헌이 뭐고 관제 개헌이 뭐야. 개헌을 왜 하는 거야."

이날 현장을 찾은 일부 당원과 지지자들은 개헌 자체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선동 의원의 발언을 경청하던 한 노년 참가자는 "우리나라에는 개헌 자체가 필요 없다"면서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에 말려들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 사진이 담긴 열쇠고리를 가방에 단 중년 여성 지지자는 자리를 떠나는 김 원내대표를 향해 "자유민주주의 없는 개헌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또 다른 한국당 지지자는 "당대표가 똑바로 해야 되는데, 차라리 김진태가 낫다"며 "지금이 개헌할 때냐"고 분노했다.


태그:#자유한국당, #개헌, #김성태, #문재인대통령
댓글2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