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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영화 성동공정여행단 대표는 지난해 21건의 서울혁신로드를 성동구에서 진행했다. 서울 안에 100곳의 장소와 사람들을 연결하는 <서울정책연수-지역 정책 사람을 잇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사회적기업 공간만세와 협력한 것. 알음알음 연결되어 여러 지자체와 단체 등에서도 직접 요청이 들어왔다. 그렇게 진행한 것이 36건. 또 성수동서 진행한 '서울속 마을여행' 2곳도 15번 길잡이 했다. 그에게 2017년은 '길에서 길을 찾은' 한해였다. 지난 12일, 그의 사무실이 있는 왕십리 성동협치사업단에서 그를 만났다.

서울속마을 공정여행  관광에서 여행으로. 지역을 존중하고, 사람과 관계맺고, 여행자와 지역이 함께 이익을 얻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공정여행이다.
▲ 서울속마을 공정여행 관광에서 여행으로. 지역을 존중하고, 사람과 관계맺고, 여행자와 지역이 함께 이익을 얻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공정여행이다.
ⓒ 서울혁신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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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17년 주요한 사업내용이 서울혁신로드였습니다. 
"서울혁신로드는 서울에서 벌어지고 있는 '혁신의 현장'을 가보는 연수프로그램이에요. 누구에게나 신청(단체 15인 이상)을 받고요. 저희가 그 길잡이 역할을 해드리는 거죠. 마포와 성수동의 사회적 경제가 주된 공간이었어요. 청소년진로, 소셜벤처, 협동조합 등 다양한 곳을 찾았죠. 공정여행은 사회적 경제와 맞닿아 있어요."

- 어떻게 처음 이런 일들과 맺어지게 되었을까, 궁금하네요.
"저는 여기 금호동서 나고 자랐어요. 어머니가 근처 금남시장서 장사를 하셨죠. 결혼하고 제가 아이가 셋인데, 아이들을 편하고 자유롭게 키워야겠다 생각했죠. 그래서 이사할 곳을 찾다 양평 서종 정배리로 갔어요. 거기 폐교 위기 분교가 있었거든요. 아이 셋인 가족이 오니, 지역 분들이 좋아하셨죠."

- 농촌에서 학교는 지역공동체의 중심이기도 하니까요.
"정배리는 고령 박씨 집성촌이에요. 거기서 저희는 외지인들인 거죠. 작가, CEO(최고경영자), 일용직, 예술가 등 서로 다르지만, 아이들과 함께 공동체 안에서 살아보자고 하시는 마음은 공통적인 거였어요. 내 아이 남 아이 구별 않고 '우리 아이들' 그러셨죠. 저희들은 물론 거기 분들과 거리를 좁히는 일이 과제이기도 했어요. 처음 같이 은행나무 축제를 열었어요. 은행을 털고 씻고 말려서 팔았죠. 아이들 장학금도 주고, 팔면서 '우리 학교에 와주세요.' 홍보도 하고. 아이들은 거기서 무럭무럭 잘 자랐어요."  

- 거기서 계속 '일'도 벌이신 거군요?
"마을서 경기문화재단 컨테이너 라이브러리 지원사업을 알게 됐어요. 경기도 50여 개 지역 중 다섯 곳을 뽑는데, 저희가 지원해 받았죠. 저를 덜컥 위원장을 맡기셔서 사업도 하게 된 거죠. 그저 배 깔고 편안하게 놀자, 거기서 꿍꿍이도 벌여보자고 했어요. 배꼽마당을 열어뒀죠. 저희들이 지역 어르신들 찾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듣고,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그림을 그렸어요. 25개월 달력을 만들었죠. 어르신들 밖에 나가실 일 있으면, '카풀'도 해드리고요." 

- 농촌에서는 어떻게 노십니까?
"겨울 정월 대보름에 쥐불놀이도 하고요. 여름 복날엔 느티나무 아래 가마솥 걸고 닭백숙도 해 먹고요. 학부모 중에 다큐멘터리 제작자가 계셔서 그 모습을 다큐영상으로도 만들었어요. 우리들 이야기로 연극도 만들어서, 이장님 어르신 학부모 아이들이 다 참여했죠. 저희는 솥삐축제라 불렀는데요. 네, 정배리가 솥하고 관련이 있죠. 저는 공동체를 잇는 작업, 축제와 놀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정말 재밌었어요."

정배리 배꼽마당 
양평 정배리 배꼽마당의 작은도서관에서 경운기로 책배달을 하고 있다. 집에서 집으로 가는 농작물과 물건도 아울러 배달했다.
▲ 정배리 배꼽마당 양평 정배리 배꼽마당의 작은도서관에서 경운기로 책배달을 하고 있다. 집에서 집으로 가는 농작물과 물건도 아울러 배달했다.
ⓒ 백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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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는 많이들 오시든가요?     
"저희 정배리 근처로도 도서관은 조금 있어요. 문호리에도 작은 도서관이 있고, 양평에도 양서에도 있거든요. 근데 걸어갈 만하진 않잖아요. 저흰 거리를 더 좁히려고 경운기 이동책방도 했어요. 책을 싣고, 옆에 주민분이랑 같이 이웃에도 가요. 날라줄 짐이 있으면 그것도 싣고." 

그러다 2012년께 활동의 폭이 좀 더 넓어졌다. 조선 인조 때 이곳 마을의 시조 박재정이 은행나무 느티나무 대추나무를 솥의 다리처럼 심었다는 땅 정배리를 조금 벗어나게 된 것이다. 

"저는 그때 팔당생명살림의 조합원이었어요. 그곳에 실무자로 일하게 됐죠. 농부들과 소비자 조합원을 연결해 드리는 일이 제 일이었어요. 정배리서 농사일도 보았겠다, 사람들 만나고 엮는 일은 좋아하겠다, 여기서도 열심히 일하고 많이 배웠죠. 2013년엔 남양주 슬로푸드 국제대회가 열리면서 저희도 참여했고요. 성동구서도 성동두레생협이 참여를 했었죠."

그에게 만남은 배움의 자리이고, 새로운 일이 연결되는 통로이기도 하다. 성동두레생협에 일자리를 제안받았다. 고향이니까, 다시 돌아올까 생각했다. 대규모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이전의 집들과 길들은 사라졌다. 월세 전세로 살던 많은 임대인들도 이사를 했다. 하지만 끈질긴 투쟁을 이어가 그곳에 남은 이들도 있었다. 공동체를 만들어 교육을 하고,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고, 자체적인 문화를 만들어간 사람들이었다. 그 결과로 그들은 (한국) 최초로 임대주택을 얻어냈다. 지금의 논골신용협동조합도, 성동두레생협도 그 힘으로 생겨났다. 백 대표 역시 성수동서 야학에 참여하며 차츰차츰 사회에 눈을 떠갔다.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증권회사로 취업을 했어요. 거기선 내가 근로자였는데, 저를 밖에서 다시 보니 전 노동자였죠. 당당하게 살아야지 했어요. 어릴 적 (엄마가 계시던) 시장에서 어느 순간 노점상들이 싹 사라져요. 구청서 트럭 타고 다니면서 천막이고 좌판이고 싹 걷어가거든요. 노점상들을 울부짖고요. 어린 마음에도 그게 큰 충격이었거든요. 아마 거기서부터 공동체적인 삶, 사회적 경제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지 몰라요."

백 대표는 2014년 즈음 성동구서 진행한 마을해설가양성과정 2기를 이수했다. 양평서는 이미 숲 해설사 과정을 마친 뒤였다. 그때 함께 공부한 이들은 '행복한 숲' 학교를 운영하며 해설가를 양성하고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성동구에선 2기까지 마을해설가가 양성됐지만, 조직이 되고 전망까지 함께 하진 못했다. 그러나 백 대표에겐 서울숲과 성수동의 사회적 경제가 눈에 들어왔다. 양평과 남양주서 공동체 활동을 했던 그녀에겐 낯익고 동시에 적당히 낯선 공간이었다. 그는 성수동 공정여행 길에 더피커-마리몬드-소녀방앗간-아프리카 스퀘어-희락공방-서울숲-중동지역아동센터 등을 집어넣었다.

성수동 공정여행 성동구 뚝도시장. 공정여행은 지역의 정체성에 맞춰, 지역민과 만난다. 이 여행을 통해 여행자와 지역민이 함께 성장한다.
▲ 성수동 공정여행 성동구 뚝도시장. 공정여행은 지역의 정체성에 맞춰, 지역민과 만난다. 이 여행을 통해 여행자와 지역민이 함께 성장한다.
ⓒ 성동구 문화관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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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동이 주 무대가 되셨던 것 같습니다. 그곳의 특별한 매력을 꼽는다면?
"공정여행을 중심으로 한 사회적 기업이 세 군데쯤 되요. 트레블러스맵과 착한 여행 그리고 제가 함께한 공간만세. 공정여행은 지역을 기반한 여행이고, 제게는 사회적 경제 여행이에요. 성수동은 생태(서울숲)와 사회적 경제(소셜벤와 착한가게) 그리고 여행(카페거리와 벽화 등)과 교육이 조합될 수 있는 최적의 곳이었어요. 외부에선 아직 그걸 잘 모르시잖아요."

- 성동구 혹은 성수동 공정 여행서 많은 곳을 안내하셨습니다. 대표님이 살고 싶은 혹은 꿈꾸시는 곳은 어디세요?
"현재 양평에서 '양평정배펜션'을 운영하고 있어요. 서울서 일하다가도 개밥 주러 꼭 들어야 해요.(웃음) 양평엔 특히 두물머리 지역엔 오랫동안 유기 농사 짓고, 생태 교육도 하시던 청년-지역주민-농부 그리고 함께 하는 시민들이 계세요. 4대강 사업한다고 그분들을 내쫓고, 생태공원 짓는다고 했다가 진척도 제대로 안 되는 곳이 있어요. 거기서 그 마을 분들과 같이 퍼머컬쳐(지속가능한 농업. 도시와 농촌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형태의 신개념 농업)에 기반한 활동을 지속하고 싶어요. 호주 멜버른에도 1만 평 쓰레기 하치장을 의미 있는 곳으로 바꾼 역사가 있거든요. 도시민들이 여기 오고, 저희와 함게 걸으면서 여길 더 알아가는 거죠."

아이들 데리고 농촌으로 들어갔던 그녀는 농업과 공동체를 배워 도시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그 두 곳을 이으며, 더욱더 풍성한 길을 내고 있다. 지역을 대상화하고 물질적 소비를 극대화하는 '관광'에서 벗어나는 길, 맛집에서 먹고 멋진 곳에서 사진 찍는 여행을 벗어나는 곳. 그와 함께 걷는 여행길이 우리를 안내하는 지역이요 장소요 사람이다. 사람과 만나는 그 시간, 존중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그 장소. 여행자와 지역의 그 사람이 서로 상생하는 활동. 거기서 그는 두 발을 잠시 멈춘다. 

성동구공정여행사업단 백영화 대표 성동구 시민협력플랫폼 사무실에서. 사람과 만나 관계를 맺는 것이 공정여행의 첫 시작이다
▲ 성동구공정여행사업단 백영화 대표 성동구 시민협력플랫폼 사무실에서. 사람과 만나 관계를 맺는 것이 공정여행의 첫 시작이다
ⓒ 원동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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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고 글 쓰고, 그림 그리고 사진 찍고, 흙길을 걷는다. 글자 없는 책을 읽고, 모양 없는 형상을 보는 꿈을 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