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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방한 중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면담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
▲ 임종석과 칼둔 '화기애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방한 중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면담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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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9일 오후 4시 5분]

지난 한 달간 언론에 가장 많이 등장했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9일 만난 곳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가구박물관. 이곳은 서울시장 등 주요 단체장이나 공공기관장들이 외빈을 접견할 때 즐겨 사용하는 장소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공식 면담은 이날 오전 11시 10분께 시작돼 오후 1시에서야 끝났다. 1시간 정도로 예상했던 면담시간이 거의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오찬 메뉴에는 연어와 캐비어, 대구와 전복, 닭가슴살과 양고기 등 '할랄 양식'이 올랐다. 할랄이란 이슬람 율법에 의해 무슬림이 먹을 수 있도록 허용된 식품을 가리키는 말이다.

오찬은 오후 2시가 넘어서 끝났다. 배석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오후 2시 20분께 "지금까지 중에 수첩을 제일 많이 쓴 것 같다"라며 "다이내믹하다"라고 전했다. 그만큼 임 실장과 칼둔 청장 사이에 많은 대화가 오갔음을 짐작케 했다.

임종석 "중동서 유일한 전략적 동반자"... 칼둔 "한국과 강력한 관계 맺고 있어"

이날 오후 2시 27분께 기자들 앞에 선 임 실장은 "오늘 칼둔 청장과 정말 긴 시간 여러 분야에 걸쳐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라며 "지난 한 달간 우리 언론에 참 많은 보도가 있었는데 저는 무엇보다도 이번에 한국과 UAE가 얼마나 서로 중요한 친구인지를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UAE는 저희가 중동에 맺고 있는 유일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이고, 이번 만남을 계기로 이 관계를 좀 더 포괄적이고 전면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시켜나가자고 합의했다"라며 "1년에 한 번씩 오고가면서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칼둔 청장도 직접 브리핑에 나섰다. 그는 "오늘 이같이 훌륭한 미팅을 가진 것은 매우 큰 기쁨이다"라며 "UAE와 한국은 역사적으로 매우 특별하고 오래된 관계를 갖고 있고, 그것은 저희가 매우 중요히 여기는 관계다"라고 말했다.

칼둔 청장은 "우리가 지속해서 함께 강화하고 더 많은 영역에서 더 많은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관계다"라며 "우리는 많은 영역 그리고 많은 분야를 관장하는 매우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고, 그와 같은 관계는 정부, 민간 그리고 공공영역의 모든 부분을 관장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칼둔 청장은 "UAE 국민들과 한국 국민들은 많은 공통점 가지고 있고 매우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다"라며 "그러한 관계의 역량은 UAE 정부와 한국 정부간의 관계에 드러나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과 UAE 양국이 여전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칼둔 청장은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고 이러한 (좋은 대화를) 가진 것은 매우 기쁜 일이었고, 앞으로도 이러한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키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함께 노력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국방도 있었지만 재생에너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방한 중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면담을 마친 후 브리핑 하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방한 중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면담을 마친 후 브리핑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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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오후 3시 5분께 청와대에서 진행한 공식브리핑을 통해 "임종석 실장과 칼둔 청장은 한국과 UAE 양국이 그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온 현황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양국 간 실질협력을 더 포괄적이고 전면적으로 심화·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들을 심도있게 논의했다"라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칼둔 청장은 에너지, 전자 등 산업분야와 관광에서 양국간 기존 협력관계를 더 강화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했고, 임종석 실장은 양국 제반 협력이 활성화되도록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언급했다"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양측은 임종석 실장과 칼둔 청장 간 고위급 소통채널의 유용성을 확인하면서 기존 외교장관 간 전략대화, 기획재정부 장관과 UAE 경제장관 간 경제공동위원회 등을 활성화하기로 했다"라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실질적 협력관계'라고 표현했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이 필요한 것들과 관련해 서로 협력관계를 유지하기로 했고, 중동지역에서 (이뤄질) 한국의 진출에 관해 자문해주는 등 심도있는 정성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원전문제에 관한 얘기가 나왔나?'는 기자들의 질문에 "얘기하지 않았다"라며 "과거가 어떻다는 말보다는 앞으로 양국이 서로 해나가할 것들을 다양하고, 깊고, 재밌게 얘기했다"라고 답변했다.

양국의 제반 협력 분야와 관련, 이 관계자는 "국방도 있었는데, (칼둔 청장이) 제일 관심있는 것은 에너지라고 했다"라며 "에너지 중에서도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 관심이 집중돼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칼둔 청장이 (방한 중에) 한국기업들을 만났다"라며 "(그런 자리에서) 바로 태양광 등(의 분야에서) 한국기업이 가진 좋은 기술과 협력관계를 맺길 원한다는 의견을 많이 밝혔다"라며 "우리의 국익에 보탬이 되는 말들을 해줬다"라고 전했다. 그는 "군사·국방 등에서 실질적 협력관계를 이루어나갈 것들도 얘기했다"라고 덧붙였다.

칼둔 청장 "결혼생활에서 안 좋을 때도 있지만..."

청와대는 이날 두 사람의 면담과 오찬 분위기는 "훈훈했다"라고 전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예정됐던 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 반 정도 대화를 나눴고, 서로 '친구' '진실' 등의 용어가 수십 차례 등장할 정도로 훈훈한 분위기였다"라며 "칼둔 청장도 자신은 외교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완전히 터놓고 얘기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칼둔 청장은 한국과 UAE의 관계를 '결혼'에 비유하면서 "결혼생활은 항상 좋을 수만은 없고, 안 좋을 때도 있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화합해 나가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특히 '좋지 않은 어떤 것도 좋게 되게 할 수 있다'는 아랍의 속담까지 인용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중후반기에 약화된"(청와대 핵심관계자) 양국 관계가 임종석 실장의 UAE 방문과 칼둔 청장의 답방 등을 계기로 다시 좋아질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칼둔 청장이 면담 과정에서 한국 언론의 보도에 유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칼둔 청장이 한국언론의 보도에 약간의 유감 등을 표했지만 임종석 실장이 '역설적으로 UAE가 얼마나 중요한 친구인지, 중요한 위치에 있는지를 한국 국민이 관심을 갖게 됐다'라고 설명했고, 칼둔 청장도 '그런 부분을 동의한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UAE와 한국의 언론환경, 문화가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칼둔 청장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라며 "그래서 칼둔 청장이 언론 접촉을 안하려고 했는데 흔쾌히 해소돼서 본인이 직접 (브리핑)한 것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양국간 서로 조율한 이야기가 있고, 분명한 것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이 아니라 미래 관계 등에 90% 이상 집중됐다"라고 덧붙였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방한 중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면담을 마친 후 어깨동무를 하며 나오고 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9일 오후 서울 성북동 가구박물관에서 방한 중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을 만나 면담을 마친 후 어깨동무를 하며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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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칼둔 청장, #임종석, #UAE 방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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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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