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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용환 역사&교육연구소 소장
 심용환 역사&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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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 중 가장 관심이 많으면서도 민감한 시대를 꼽으라면 아마도 현대사를 선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 삶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현대사 교육은 적다. 아마도 기성세대들이 그 시대를 살아와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기 때문일 것 같다.

최근 현대사 관련 책이 출간되었다. 바로 역사 작가인 심용환 역사&교육연구소 소장이 쓴 <단박에 한국사-현대편>이다. 동아시아적 관점에 서술한 근대편과 달리 현대편은 세계사적 관점에서 책을 서술해 여느 현대사 서적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책 출간 뒷 이야기가 궁금해 지난 4일 서울 남부터미널 근처에서 심 소장을 만났다. 다음은 심 소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지난해 11월 말에 <단박에 한국사-현대편>을 출간하셨잖아요. 1945년부터 2017년까지를 정리했는데 소회가 있을 것 같은데.
"이게 공교롭게도 정권교체가 된 해이기도 하고 책 출간하던 시점이 영화 <1987>도 나오는 등 새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잖아요. 저는 때마침 대한민국사를 정리해서 과거를 정리하고 그것을 통해 과거와 결별할 수 있는 때에 좋은 재료 하나를 세상에 선물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왜냐면 새로운 세계를 설계해 나가려면 여태까지는 싸우고 이기는 거였다면 이제부터는 상상력이 필요해요. 상상력의 도구로서 대한민국사를 새롭게 보는 시각과 젊은 역사가 입장에서 쓴 책이 도움 되지 않을까 하는 뿌듯함과 보람이 있어요."

- 주위에서 읽어본 사람의 반응은 어때요?
"읽어보신 분들 반응은 좋아요,  다양한 시각이 들어가서 좋은 데 한편에서는 저자의 생각이 너무 많이 표현된 거 같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무슨 말이냐면 보통 역사학자들이 개설서를 쓸 때는 논리와 팩트를 쓰고 자기주장은 숨기는 스타일이거든요. 근데 제 책의 특징은 이런 과정 속에서 썼다는 작가의 생각까지 다 표현해 놓았기 때문에 오히려 조금 더 객관적인 책인 거죠. 그런 부분에서 역으로 그런 소리를 들었다는 게 책이 다양한 형태로 읽힌다는 감사함이 있었어요."

- 책은 500쪽 되어 있어요. 하지만 2차 세계 대전부터 1950년 기간이 5분의 2를 할애하셨어요. 기간에 비해 분량이 많은 것 같은데.
"맞아요. 많은 이유는 그 시기만 연구가 너무 많이 돼서죠. 무슨 얘기냐면 <역사전쟁>이나 <헌법의 상상력> 같은 책들은 시대적 이슈와 고민하며 역사책을 내는 거지만 '단박에' 시리즈는 통사거든요. 통사는 저 혼자 떠드는 게 아니라 우리 학계의 많은 연구성과를 PD처럼 잘 검토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연구하다 놀랐던 것은 압도적으로 1945~1950년 연구만 되어 있고 그 이후 이승만, 박정희 시대는 반 토막도 안 되고 그 이후 전두환은 반의반도 안 돼요. 그만큼 연구 현황이 너무 몰려 있는 거죠."

- 이유는 뭘까요?
"우리나라 현대사 연구가 오래 안 되어서예요. 현대사 연구를 본격적으로 한 게 1980년대거든요.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분단과 한국 전쟁이 컸던 사건이라서 그걸 규명하려는 노력이 많았기 때문에 거기 집중된 거죠. 근데 반대편에서 어떻게 보면 이승만 박정희 시대를 자기들이 살았다는 입장이 크기 때문에 학문적 접근보다는 자기들이 살아온 현실 인식 정도로 접근한 것 같아요. 많이 안 되어 있어요."

- 이승만, 박정희 시대가 벌써 40~50년 전 즈음이잖아요. 세대교체가 되어 연구가 필요할 것 같은데.
"맞아요. 그래서 제가 <단박에 한국사-근대편>을 쓰면서 근대사를 새로 쓰고 싶었는데 현대사도 마찬가지예요. 정말 연구 결과가 너무 불균형적이고 특히 이념적인 거나 감정적인 게 많이 들어가 있어요. 그러다 보니 연구 성격도 일방향적인 거나 비판 혹은 찬양 일변도고. 그런 부분에서는 보다 객관적이거나 자료 중심으로 이승만, 박정희 그리고 그 이후 시대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할 필요가 있고 앞으로 제가 연구 성과로 보답해 드릴게요(웃음)."

- 해방 후 한국전쟁 전의 북한 역사를 다루셨잖아요. 이걸 포함 시킨 이유가 있을까요?
"이건 뉴라이트 때문에 생긴 문제인데 원래 한국교육과정에도 북한 역사는 배우게 되어 있어요. 교과서 분량은 적어요. 근데 왜 이게 들어가 있냐면 현재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잖아요. 그리고 우리 핵심 목표는 평화통일이잖아요. 평화통일하려면 북한을 알아야 하잖아요. 실제 우리나라 교과서에 북한 역사 파트가 언제나 있었어요. 그러나 뉴라이트가 '우리 아이들이 주체사상을 배웁니다'라면서 마치 북한 역사를 얘기하면 큰일 날 것처럼 얘기해 문제가 된 거죠. 그런 식으로 따지면 통일부는 이적단체인가요? 방송도 <이제 만나러 갑니다>란 프로 하잖아요. 다 불법인가요? 아니죠. 북한을 알아야 통일을 하기 때문에 북한 역사는 기존 교과서에 있죠, 다만 저는 책 전체 분량에서 북한 역사를 많이 넣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교과서는 너무 간단히 나오니 그것보다는 조금 더 역동적으로 북한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방전해 왔는지를 적절히 서술한 거죠,"

- 주로 한국전쟁까지인데.
"중간중간 나오긴 하죠. 별도 쳅터를 만들려고 했는데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왜냐면 김일성 체제에서 다음 체제로 넘어가는 게 의미 있는 단계로 전개됐다는 생각이 안 되어서요. 예를 들어 와다 하루키 같은 경우 김일성 체제를 유격대 국가로 보거든요. 거기서 김정일 체제를 정규군 국가로 얘기해요, 사실 김일성 주의 범위내로 고착되며 쇠락하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한국전쟁 전까지 자세히 설명했는데 그 이후 분은 고민을 많이 하다 그대로의 비중을 살리는 게 좋겠다 싶어서 많이 넣지는 않았죠."

-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세계사 속의 한국사란 거예요. 근대편은 동아시아적인 관점에서 기술하셨잖아요. 세계사로 넓힌 이유는 무엇인가요?
"맞아요. 세계사를 넓혔죠. 왜냐면 쳅터 제목도 쓰여있지만 1945년 세계는 미국이 만든 세계예요. 미국은 대서양을 두고 육군만 850만 명을 동원해 싸운 나라예요. 그래서 본인이 아시아 쪽 영국 이권을 다 배제시키면서 오히려 소련과 장제스 힘을 올려주고 하는 식이죠. 미국이 전 세계를 관리했기 때문에 1945년 이후 세계는 미국 주도의 세계 체제거든요. 물론 거기에 소련이나 중국, 일본이 독자성을 띠긴 하지만 오늘 우리를 이해하려면 미국이 주도한 세계 체제를 이해하지 않고는 의미가 없는 거죠.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가 뭐냐면 일국사적 관점이죠. 우린 한국사만 중요시하잖아요. 그러나 예를 들어 1970년대 유신체제를 강화하는 이유 중 하나를 보면 69년에 닉슨 독트린이 떨어지면서 닉슨이 발을 빼잖아요, 왜냐면 베트남 전에서 너무 돈을 많이 써서 부담스러운 거죠. 하지만 박정희 입장에서는 이게 괜찮아요, 왜냐면 미국 체제 힘이 빠지잖아요. 그만큼 더 세게 독재를 하거든요, 미국 때문이란 말이 아니라 미국이 한국을 어떻게 상대하느냐에 따라서 한국 내의 독재 강도가 달라지거든요. 그런 걸 본다면 유신체제를 얘기할 때 나쁜 박정희가 권력 연장하려고 유신했다는 측면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세계 질서적으로 베트남 전쟁에서 패배한 미국이 아시아의 영향력을 거둬들이기 시작하며 아시아 쪽에서 많은 국가의 독재 성이 강화됐다고 같이 인식하자는 거죠. 같이 이해해야지 세계사를 모르고 우리 역사를 이해하는 건 마이클 잭슨을 모르며 아이돌을 이해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 책에 보면 박정희의 경제성장을 인정해야 한다는 대목이 나오더라고요. 제가 알기론 박정희의 경제 성장은 장면 내각이 세운 경제 5개년 계획에 따른 것이거든요.
"박정희 경제성장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냐고 하면 두 패로 나눠요. 하나는 주로 진보진영 담론인데 제2공화국이 다 설계해 놓은 거고 그걸 따라 했다는 건데 맹점이 뭐냐면 공부 계획을 세운다고 공부하는 게 아니에요. 무슨 얘기냐면 계획이 좋아도 2공화국은 실천하지 못했어요. 정권을 유지하지 못했잖아요. 그러나 그 계획을 베껴왔다 치더라도 박정희는 그 플랜대로 해서 성장을 이루어냈잖아요. 그러니 베꼈다는 말 자체는 무모한 주장이라고 생각해요.

또 하나 뭐가 있냐면 요즘 인터넷에 많이 돌아다니는데 도표를 보면 박정희가 죽은 다음 경제가 훨씬 성장했다는 건데 그건 당연히 경제가 척박한 상태에서 기초를 놓고 성장하는 단계에서는 성장률이 낮을 수밖에 없어요. 무슨 얘기냐면 70년대 진행된 다양한 형태의 통일벼 사업, 자동차나 아파트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꽃 피는 건 80년대예요. 그게 뭐냐면 박정희 시대 때 경제적 기초가 있었기 때문에 전두환 정권 때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이거든요. 그런 식의 박정희를 지표로 비판하는 것도 문제가 있고.

이런 비판도 있어요. 당시 국제적인 경제환경이 좋았기 때문에 우리 민족이 근면하니 박정희가 없었어도 성장할 수 있었다는 거죠. 근데 동일한 조건 속에 왜 우리나라만 성장했냐면 여기서 대통령의 리더십을 얘기 안 할 수 없어요. 또 무슨 얘기를 할 수 있냐면 미국 때문이라는 거예요. 그러나 미국이 원조를 부은 것도 우리나라만이 아니에요. 제 말이 뭐냐면 어디서 감정적 싸움이 심하다는 건데 박정희식 경제 개발은 실체예요.

다만, 경제 개발 속의 모순적인 구조, 책에 디테일하게 써놨어요. 경제 개발을 하고 한강 다리를 놓으며 한편에서는 정보를 뿌려서 그 정보를 가지고 고위 관료나 공무원들이 강남 지역 땅 투기로 자기 배를 불리잖아요. 이런 식으로 성장을 주도하지만, 성장 체제에서 잘못된 부익부 빈익빈을 만든 것도 박정희거든요, 그걸 같이 이해해야 하지 박정희가 싫다고 박정희가 이뤄낸 성과가 없는 것처럼 말하는 건 객관적인 태도가 아닌 거 같아요."

 <단박에 한국사> 표지
 <단박에 한국사> 표지
ⓒ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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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사에서 중요한 부분이 1970년대잖아요. 산업화가 이뤄지면서도 군부독재로 민주화 운동이 있던 시기인데 그에 비해 비중은 덜한 것 같은데.
"일단 책은 4.19, 부마항쟁, 5.18, 6월항쟁만 썼어요. 부마항쟁을 자세히 쓴 건 그때 실제로 군인들이 동원되어서 아주 폭력적으로 진압하더라고요. 전 잘 몰랐거든요. 근데 그 부대의 일부가 5.18에 투입돼요. 무슨 얘기냐면 연속성이 있는 거예요. 부마 때 군인이 와서 국민을 때릴 수 있다는 훈련이 된 거고 그게 5.18에서 엄청난 비극으로 발생한 것이 연관 있어요. 그걸 꼭 논증하고 싶어서 제가 통상적인 것보다 부마항쟁 비중을 넓힌 거예요. 부마를 이해하지 못하면 5.18의 비극을 이해 못 하거든요.

왜 60년대 다양했던 민주화 투쟁 얘기나 70, 80년대 민주화 투쟁을 소략했냐는 것은 실제 객관적으로 투쟁한 사람들도 적었고 그것이 아직 제대로 된 열매를 맺지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요. 그걸 싸운 입장에서는 고결하고 순결한 투쟁이지만 어찌 됐든 70년대엔 종교계나 몇몇 지사들의 투쟁이었고 80년대는 급진적이긴 하지만 좌충우돌하며 자멸했고 숱하게 제기된 다양한 이슈들은 오늘날 성 소수자 문제부터 위안부 얘기까지 하나도 아직은 미완이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지금 과거 이야기를 너무 미화시키거나 아니면 결론을 성급하게 짓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 이야기는 아직 진행형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다양한 형태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것 외에 나머지 이야기에 대한 과정과 결론은 좀 더 지켜봐야 하고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할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 그래서 87년 6월 항쟁 이후 이야기도 적은 건가요?
"조금 나오지만 많지는 않죠. 이런 게 있어요. 예를 들어 조선왕조는 500년이지만 실록은 한 권이에요. 500년을 한 권에 담았어요. 대한민국사는 70년이에요. 그걸 500페이지에 담았다는 건 엄청난 분량인 거예요. 무슨 얘기냐면 우리가 오늘을 살기 때문에 넣고 싶은 게 많지만, 역사가는 객관적이고 냉정할 필요가 있어요. 분량과 시간을 적절히 조정해야지 자신이 겪은 일이라고 많아 넣을 수 없어요.

그리고 솔직히 김대중 대통령 이후의 이야기는 아직 서술할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안 그려져요. 무슨 얘기냐면 김영삼은 기묘한 3당 합당이라는 자기모순에 빠지잖아요. 그러나 민주화 투쟁을 해 왔고 그다음에 보수 중도 상태에서 개혁을 했죠. 김대중 대통령은 여러 가지 대안적 요소들, 다자외교나 남북평화 등의 대안적인 걸로 박정희가 만든 대안적인 세계의 근본 모순을 많이 치유했어요. 거기까진 뚜렷이 보여요. 그런데 제가 개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싫어하는 것과 상관없이 과연 참여정부부터 15년 정도의 과정이 역사책에 굳이 기록할 만큼 특별하고 새로운 자취가 만들어지는지 아니면 기껏해야 김영삼과 김대중 연장선에 있는가에 대해 판단이 안 섰어요."

- 페북에 건국절에 대한 이야기를 쓰셨더라고요.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건국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는데 1919년을 건국으로 보면 그것도 문제인가요?
"문 대통령이 건국 100년을 언급하신 건 뉴라이트가 48년을 건국이라고 얘기하기 때문에 그게 잘못이라는 걸 정확히 하기 위해서 얘기하신 것 같아서 정치적 효용성은 인정해요. 그러나 전 정치가가 아니라 역사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얘기하고 싶은 것은 건국이라면 뭔가 완성된 시작을 얘기하는 건데 우리나라는 1919년이든 1945년이든 1948년이든 제대로 된 시작이라고 볼 수는 없죠.

임시정부는 독립운동의 주요 세력이었지 독립운동 전체는 아니에요. 위험한 발상인 거예요. 그럼 임시정부에 참여하지 않을뿐더러 임시정부를 비판한 사람들은 어떻게 할 거예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씀하신 단재 신채호 선생은 처음부터 끝까지 임시정부를 비판하며 참여하지 않았고 우당 이회영 선생은 임시 정부에 잠시 있다가 나오고 아나키스트가 되셨어요. 이런 분은 건국에 참여하지 않은 건 아니죠. 이들도 독립운동을 했기 때문에 건국에 참여한 거예요. 그래서 임시정부 수립일을 건국절로 한다는 게 폭력적이란 거죠.

우리나라가 남한만 한민족의 정통국가라고 생각하면 건국절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통일이라는 걸 고려해서 우리나라는 아직도 건국 중 아닌가요? 정치적 레토릭으로 건국 몇 년이라고 하는 게 효용성 있을지 모르지만 제가 SNS에서 표현한 건 뭐냐면 건국절을 정해 버리면 우리 독립 운동사를 왜곡시킬 수 있고 그건 북한과 통일하지 말자는 얘기고 한민족은 남한만이라는 얘기가 되거든요. 그런 걸 고려하고 정치적 수사는 정치적 수사로 끝나야지 갑자기 분위기 된다고 건국절을 밀어붙여서 하면 의미가 있나요? 대중정서로 국경일을 밀어붙이는 건 지양하면 좋겠어요."

- "우리나라가 남한만 한민족의 정통국가라고 생각하면 건국절로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하셨는데 임시정부는 남한만의 것은 아니지 않나요?
"임시정부는 민족주의자들이 만든 단체인 것은 분명해요. 물론 1919년 건국 당시에는 사회주의 진영이 없다시피 했고, 1940년대 충칭 임시정부 시절에는 좌우 통합적인 성격을 띠었기 때문에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가장 포괄적인 기반과 노력을 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시정부를 좌와 우라는 진영 논리로 본다면 당연히 임시정부는 민족주의자들의 독립운동단체입니다.

북한의 경우에는 1920년대 타도 제국주의동맹이라든지 사회주의운동을 본인들의 역사적 기원으로 삼는다든지, 중국공산당 산하 무정이 이끌던 화북 독립동맹이 존재한다든지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정통성을 확보했고 추구했죠. 그런 사실을 모두 무시한다는 것은 우리 역사의 절반, 한민족 역사의 절반을 지워버린다는 거예요. 이런 식의 역사 왜곡은 결국 뉴라이트와 꼭 같은 행동 아닌가요?"

- 우리 역사 교육은 현대사가 약한데 이에 대한 생각도 있을 것 같은데
"현재 우리나라 역사 교육은 근현대사 교육이 전혀 안 되고 있어요. 특히 그나마 근대사는 독립운동의 고결함 때문에 사람들이 존경하고 사랑해주지만, 현대사 교육이 전혀 안 돼요. 그러나 중요한 사실이 우리는 조선 시대 사람도 아니고 독립운동 시대 사람도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이에요. 그렇다면 조선 시대사보다 더 중요한 게 전 대한민국사라고 생각해요. 대한민국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다시 한번 관심을 가지고 함께 공부하면 좋겠고 이런 의지가 많이 쌓여 한국의 역사 교육도 보다 적극적인 근현대사 위주로 재편되면 좋겠어요."

- 앞으로도 '단박에' 시리즈를 계속 내신다고 하셨던데 계획이 궁금해요.
"올해 가을이 되기 전에 <단박에 조선사>를 끝으로 한국사 시리즈는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물론 앞으로도 한국사 관련 연구와 저술은 계속하겠지만 조선사를 끝으로 <단박에 중국사> 등의 세계사 같은 새로운 통사를 시도하면서 저술과 나눔의 영역을 동아시아, 세계사 기준으로 확장시켜 나갈 생각이에요. 시작은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이겠지만 결국 세상과 타인을 알지 못하는 역사관은 우물 안 개구리 사관 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역사 인식의 질적인 도약이 간절히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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