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한정우 MBC 보도국장
 한정우 MBC 보도국장
ⓒ 이영광

관련사진보기


지난해 12월 MBC 보도국장으로 한정우 기자가 임명되었다. 최승호 MBC 신임 사장은 사장 취임하던 지난해 12월 8일 어떤 인사보다 보도국장 인사를 먼저 했다. MBC 뉴스를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1991년 기자로 MBC에 입사한 한정우 신임 보도국장은 2012년 170일 파업 전까지 베이징 특파원과 국제부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파업 후 신천교육대로 불리는 MBC 아카데미 재교육과 경인 지사 발령 등 헌업에서 배제됐다가, 사장이 교체 후 5년 만에 보도국장으로 복귀한 것이다.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한 달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해 4일 서울 상암 MBC 사옥 보도국장실에서 한 국장을 만나 취임 한 달에 대한 것과 재천 참사 오보, 그리고 인턴기자 인터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한 국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먼저 <오마이뉴스> 독자들에게 새해 인사 부탁드립니다.
"저도 <오마이뉴스> 창간할 때부터 독자인데 열심히 잘 보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MBC 뉴스 앞으로 잘 지켜봐 주시고 성원과 질책 달갑게 받겠습니다. 아낌없는 사랑 부탁드립니다."

- 보도국장 되신지 이제 한 달이 되어 갑니다. 한 달 어떻게 보내셨어요?
"며칠 안 지난 것 같아요. 마음의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사장 취임 이후에 보도본부장 등 임원 인사코 하기 전에 보도 국장부터 지명받아 그날 부장부터 인사를 내고 뉴스를 한 게 모두 그날 오후 1시 이후에 벌어진 일이거든요. 그렇게 시작해서 지금까지 어떻게 면밀히 준비할 시간도 없었고 그날그날 뉴스 만들며 조직 정비하고 정신없이 보냈습니다. 아직도 마음의 여유는 전혀 없고요."

- 사전에 전혀 얘기가 없었나요?
"전혀 얘기가 없었던 건 아니고 대충 기수별로 본부장은 어느 연차, 국장은 어느 연차. 부장은 어느 연차 등으로 되겠다고 서로 간의 짐작이나 추정은 가능했지만 사장도 결정 안 된 상태에서 누가 본부장이 되고 누가 국장이 되고 하는 걸 얘기할 수 없었죠. 사실 저희가 파업 들어가고 그 이후 보도국의 의견 모으는 창구는 추로 기자회 중심으로 이뤄졌는데 기자회장이 저보다 10년 정도 후배거든요, 그러니 젊은 기자 중심으로 논의가 됐고 인사 얘기를 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상황이라 누가 마음의 준비를 할 수가 없었죠. 그러다 보니 뉴스를 잘 만들어야 하고 어떤 뉴스를 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논의와 큰 방향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인사를 하고 어떻게 라인업을 짜고 구체적으로 뉴스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준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 보도국장 지명받았을 때 느낌은 어땠나요?
"저희 동기 중엔 우수한 동기가 여럿 있고 처음 얘기를 들었을 땐 굉장히 부담이 많았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가 뉴스의 신뢰도와 회사 전체의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고 조직이나 운영이나 인사나 여러 가지 시스템이 무너진 상태에서 이걸 들어가서 한다는 게 사실 쉽지 않은 상황이었죠,

그러나 누구라도 해야 할 일이잖아요. 또 본부장이 87 사번이고 제가 91 사번인데 그 사이 기자를 안 뽑았어요. 1987년 이후 1991년에 기자를 처음 뽑은 거예요. 그래서 보통 본부장과 저희가 서너 기수 차이가 날 텐데 한기수 차이예요. 본부장이 87 사번에서 했으니까 당연히 국장은 그 아래 사번이 하는 건제 저희 사번이 여러 명 있거든요. 저희 기수가 해야 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회사의 인사 관행상이요,"

- 보도국엔 얼마 만에 돌아오신 건가요?
"2012년 저희 파업할 때 국제부장으로 있었는데 이 상태로는 보직 맡는 게 의미 없고 기자회 주장을 받아들이라는 의미에서 보직 사퇴하고 1월 즈음 내려갔을 거예요. 파업 후에는 정직 두 달 징계받고 9월부터는 이른바 '신천교육대' 가서 제가 마지막까지 교육을 받았어요. 2013년 3월일 거예요, 김재철 사장 해임되는 걸 거기서 봤거든요, 교육 마치고 돌아와서 보도국이 아니라 인터넷 뉴스부장을 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뉴미디어국 인터넷 뉴스부장을 한 8개월 했을 거예요. 그리고 그다음 해 2014년 1월 4일경 전격적으로 보직해임 되고 경인 지사로 발령받았어요. 주로 인천에 있었는데 3년 8개월 정도 있었어요. 그리고 와서 파업하고 12월 8일 보도국장에 임명됐죠."

- 그동안 MBC 뉴스는 어떻게 보셨어요?
"저도 2012년 파업 이후 MBC 뉴스를 거의 못 봤어요. 보다가 마음이 너무 아프고 힘들어서요. 보면 화가 치밀고 분노를 넘어서서 무기력감을 느끼고 제가 기자로 살아온 20여 년이 부정되는 것 같은 걸 다시 확인하기 때문에 뉴스를 못 보겠더라고요. 사실 다른 뉴스도 잘 못 봤어요. 힘들어서 되도록 뉴스를 거의 피하고 살았죠. 그러다가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고 JTBC 봤죠, 제가 기자였고 정보 욕구는 생기니까 가급적이면 인터넷으로 뉴스를 접했지 방송 뉴스를 정기적으로 본건 최순실 사태 이후 JTBC를 보면서죠, 사실 MBC 뉴스를 보기 힘들어서 잘 못 봤죠."

- 그래도 이젠 보도국장이라서 문제점을 알아야 할 것 같은데.
"제가 하나하나 직접 모니터는 하지 않고 노조의 민실위 보고서와 기자회 보고서를 보며 거꾸로 작년 초 것부터 조금씩 리뷰를 했거든요. 박성호 앵커가 26일 했던 말처럼 참사 보도가 아니라 보도 참사였고 이건 흉기였죠. 이걸 뉴스고 보도라고 공공영역에서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없는 하나하나 지목해서 평가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그간의 뉴스는 보도 참사였죠."

- <뉴스데스크>가 새롭게 시작한 지 열흘 정도 지났는데 지난 열흘의 <뉴스데스크>는 어떻게 평가하세요?
"아직은 제가 감히 평가하기는 이르고요. 이제 시작하며 여러 문제점이 나오고 있죠. 취재나 뉴스 제작 측면에서 후배들의 열의는 넘치는 데 그동안 현업에서 떠났던 친구들도 상당히 많고 부장들도 대부분 현업에서 배제완 사람들이 많아서 조금 적응하는 과정에서 다들 엄청나게 큰 심적 부담감을 가지고 있어요.

그동안에 MBC 뉴스 폐해가 많았고 저희 구성원들 다 똑같은 데 빨리 재건해야 하고 감히 시청자들에게 욕심을 내면 좋은 평가를 빨리 받고 싶은 욕심이 많고 그래서 마음은 급해요. 그러다 보니 그동안의 단절됐던 경력이나 미디어 환경이 바뀐 데에 대해서 조금 적응 안 된 부분이 노출되고 있고 그래서 감히 뉴스가 어떻다고 스스로 평가하기엔 이른 것 같아요."

- 지난달 8일 이후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보도부터 제천 참사 보도 그리고 1일 인턴기자를 시민으로 둔갑시킨 보도까지 계속 사고성 기사가 나와요. 너무 조급함에서 오는 것은 아닌 건 아닌가 보는데.
"그런 부분이 있죠. 조급하고 잘하고 싶은 생각이 있죠. 근데 예를 들어 임종석 실장이 UAE 다녀온 부분은 조급해서 나온 건 아니에요. 저희가 충분히 크로스 체크를 많이 하고 이 정도까지는 보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SNS 여론에서는 무책임하다고 얘기를 하는 데 저희 입장에서는 무책임한 보도 행태는 아니었고 충분한 근거와 소스를 가지고 여러 관련 부서들에 확인해서 그중 일부만 보도한 것이거든요. 저희 입장에서는 보도할만한 근거와 이유가 이 정도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한 거죠. 저도 마찬가지지만 바뀐 미디어 환경을 못 따라간 측면이 있을 수는 있는데 임 실장의 UAE 방문 보도는 저희 판단에는 보도할 만한 가치와 근거가 충분해서 보도 한 거예요.

제천 참사 보도는 급하게 나온 사고죠. 화면이 입수됐는데 화면만 설명하다 보니 당사자 인터뷰도 없고 충분하게 취재 안 된 상태에서 크게 문제 될 것이라는 생각은 못 하고 화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신경을 못 썼고 어떻게 보면 굉장히 소홀히 한 부분이 많았죠. 그래서 반론을 낼 때도 사과성 반론을 내려는 의도였는데 그 부분을 저희가 표현을 잘못하는 바람에 충분히 취지가 전달 안 됐죠. 이건 우리가 분명히 사실관계 그리고 뒤에 맥락을 설명하지 못한 거죠. 예전식 문법으로 너무 가볍게 생각해서 분명히 당사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사실을 잘못 전달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틀 충분히 회의하면서 다시 정중하게 사과 방송을 하기로 결정을 내린 거죠,

인턴기자 부분은 변명 같지만 조금 설명해 드리면 개헌에 관련한 일반 시민 의견을 각계각층에서 듣는 상황이었어요. 개헌은 특정 분야와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개헌에 관심을 가질 사람들을 일반 시민, 셀러리맨, 대학생으로 범주화하고 그 친구에게 학교 친구들 좀 모아 달라고 해서 인터뷰를 했어요. 그런 때 이 친구도 자기가 대학생이고 의견이 있다고 하며 '인터뷰하고 싶다고 했죠, 인터뷰를 10명 정도 했고 인턴기자는 그중 한 명이었던 거예요. 그러나 결과적으로 특정 발언을 유도하거나 특정 성향의 발언을 청탁한 건 없고 개헌에 대한 대학생들의 생각을 사전 질문지를 줘서 얘기한 거죠.

문제는 알고 지내던 사람을 써서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해당 기자가 충분히 인식을 못 한 거죠. 물론 특정한 분야에 대해서 이해관계가 걸린 인터뷰는 아니었지만, 일반 시민 인터뷰라고 해도 취지가 전달 과정에서 왜곡되어 오해를 살 수 있어요. 그 때문에 저희가 객관적인 인터뷰를 하기 위해 자기 주변 사람들은 가급적 배제하고 진짜 일반인들을 써야 하는 데 그 부분에 대해 굉장히 신중치 못했죠. 그 부분은 저희가 1차로 조사를 하고 해당 기자는 약간 대기 상태 비슷하게 있거든요.

방송학회에 객관적인 이 과정과 취재 윤리성 문제를 조사해달라고 맡겨 놓은 상태예요. 전말과 취지, 방송 취재 윤리나 도덕성 문제까지 충분히 검토해서 저희에게 의견을 보내올 겁니다. 저희가 자체 조사를 해서 인사 조처를 하기에는 객관성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어서 객관적인 방송학 교수들에게 외국 사례까지 보고 이번 사례를 구체적으로 조사해 달라고 했어요. 당시 인터뷰한 원본과 녹취록 기자의 경위서, 해당 기자도 조사할 거예요."

- 언론사는 기사가 나가기 전 데스크가 게이트 키핑을 하잖아요. 데스크가 못 걸러 냈다는 점도 문제 같은데.
"맞아요. 그러나 이 인터뷰는 일반적인 얘기잖아요. 예를 들어 비판하는 기사거나 홍보성이 들어갈 부분은 유념해서 보는 데 개헌과 관련해 일반인들의 일반적인 생각을 듣는 것이라서 아마 취재기자는 문제가 될 거라고 인식을 못 했기 때문에 보고도 안 했겠죠. 데스크나 부장 입장에서는 인터뷰 내용을 보고 이게 균형이 맞는지 하는 건 판단할 수는 있지만, 생각을 못 하는 부분이죠, 지금까지 취재 관행상 그런 사람을 인터뷰했을 거라고 생각을 못 했을 것이에요. 환경의 변화가 있지만 다 책임이 있죠, 저희도 그 부분에 대해 면밀히 못 봤다는 반성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 앞으로 MBC 뉴스가 시민에게 사랑받기 위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조금 추상적인 답변인데 제가 일차적인 뉴스 책임자가 되기 전에도 가졌던 고민이 지금까지 취재 시스템은 사실 관 위주의 출입처 제도가 시스템의 기본 인프라거든요, 그러다 보니 우리 뉴스라는 게 이른바 힘과 돈 있고 정보를 가진 사람들에게 정보를 받아서 정보 소비자들인 시청자에게 일방적으로 공급하는 거죠. 실제 주인인 시청자들의 수요와 그 사람들의 요구 부분들은 반영되기 힘든 구조였죠.

제가 생각하는 방향이라는 건 시대적 요구도 그렇고 많은 기자가 그렇게 생각할 텐데 시청자들, 대중, 시민이 요구하는 게 뭐고 필요한 게 뭔지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이나 학교 다니는 학생 입장, 또는 구직난을 겪고 있는 20대 입장, 아니면 빈곤율 1위로 어려운 환경에 있는 노인들 입장에서 이 사람들이 요구하는 게 뭐고 필요한 게 뭔지를 생각하는 게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편집회의에서도 그런 부분을 많이 강조하고 있어요. 그러지 않으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없겠죠."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