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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예전엔 '메이드 인 차이나' '짝퉁'이라는 단어가 많이 생각났겠지만, 최근 중국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차기 최고강대국 후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린다. 이런 뉴스에 나올 법한 이야기는 다소 거창하고, 앞으로 1학기 동안 북경에서 생활하며 경험한 즐거운 에피소드와 성장하는중국 속 사람들의 사는 모습, 더 나아가 사회, 문화적으로한국과 중국이 각자 가진 사회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글을 써보려고 한다.-기자 말

매주 목요일 MBC every1을 통해 방영되는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외국인이 가장 놀라는 상황 중 하나가 후한 반찬 인심이다. 외국에서는 모든 반찬이 보조 메뉴에 포함돼 돈을 받기 때문에, 9첩반상, 12첩 반상처럼 상다리 휘어지는 반찬들은 그 자체만으로 외국인을 황홀하게 만들고 한국을 좋은 나라라고 평가하게 만든다.

중국은 반찬을 공짜로 주지는 않는다. 애초에 다양한 종류의 밑반찬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고 그보다는 큰 한 접시 한 접시로 음식을 시켜 먹는다. 이와 더불어 중국인들은 사람 숫자보다 많이 시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큰 접시에 수북이 쌓인 반찬들을 여러 개 시켜먹는 풍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처음 중국에 왔을 때 너무나 다양한 음식들이 존재하는 것에 설레서 중국인 못지않게 이것저것 많이 시켜먹었다. 그리고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생각에 식당 이모에게 당당하게 "큰 밥 한 공기 주세요"를 외쳤고 잠시 후 나온 밥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작은 공깃밥 말고 큰 공깃밥을 시켰더니 국그릇만한 접시에 밥을 산더미만큼 쌓아줬다.

작은 공깃밥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공깃밥 그릇에 산더미만큼 쌓아준다. 중국 음식들은 안 그래도 굉장히 기름지고 짜기 때문에 고봉밥과 함께 나의 뱃살은 늘어나기 시작했다.

놀랍도록 싼 중국 음식들

하지만 방금 내가 말한 고봉밥은 '공짜'였다. 대부분의 중국 음식점에서 밥은 500원을 넘기는 법이 없었다. 조절하지 않는다면 살이 찔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일본 친구 한 명은 중국에 온 후 수많은 중국 음식들과 한국 음식 때문에 7킬로 쪘다고 한다. 실제로 그 친구는 나보다 한국 배달 음식을 더 자주 시켜 먹는다.

길거리를 돌아다녀도 중국은 먹거리 천국이다. 전병부터 시작해서 만두, 볶음면을 비롯해 수많은 길거리 트럭 음식이 사람들을 유혹하고, 5평 남짓한 조그마한 음식점들이 곳곳에 즐비하다. 하지만 북경에서 내가 먹었던 음식들의 가격은 대략

전병 - 1000원
만두 한 판 - 1200원
볶음면 - 1600원
큰 닭 다리(한국에서 상상하는 크기가 아니다) - 1500원
우육면 - 1500원

 1200원 정도 하는 북경의 손만두. 새해 가족끼리 빚으면서 먹는 만두만큼 맛있다.
 1200원 정도 하는 북경의 손만두. 새해 가족끼리 빚으면서 먹는 만두만큼 맛있다.
ⓒ 신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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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싸고 양도 푸짐하지만, 북경은 중국 내에서 물가나 땅값 모두 가장 비싼 편이라고 한다. 현재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인도네시아 친구는 대학교 4년을 중국 최대 관광도시 중 한 곳인 남쪽 동네 샤먼(한국말로 하문이라고 불리며, 바다를 끼고 있고 겨울에도 18도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중국인들이 휴가 가고 싶은 도시 1, 2위를 다투는 휴양지다)에서 보내고 왔다. 그곳은 음식 가격이 북경의 3분의 1이기 때문에 1000원만 있으면 한 끼 배불리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채소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버섯, 파프리카, 양파를 아무리 담아도 4000원을 넘길 때가 없어서 돈 없는 친구들은 채소를 잔뜩 사놓고 볶아 먹으면서 절약을 하기도 한다.

한 번은 고기 파티를 하자는 말이 나와서 정육점에 가서 삼겹살을 샀는데 2근 반 (1500G)을 재더니 싹둑싹둑 잘라주고 껍데기까지 굽기 좋게 얇은 크기로 넣어줬다. 하지만 가격은 8000원 정도였고, 우리는 약간의 술과 채소와 함께 '만원의 행복'을 즐겼다.

 북경에 와서 가장 맛있게 먹고 있는 경장육사. 만두피와 함께 싸먹으면 예술이다.
 북경에 와서 가장 맛있게 먹고 있는 경장육사. 만두피와 함께 싸먹으면 예술이다.
ⓒ 신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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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한 중국 간편 결제 시스템

현금이나 카드를 받는 한국과 다르게 중국은 작은 음식점들까지 모두 간편 결제 시스템이 발달했다.

휴대폰 결제 앱에 돈을 충천해 QR코드를 찍고 보낼 금액을 누른 뒤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끝. 이게 모든 중국에서 최근 사람들이 계산하는 방식이다. 작은 음식점도 벽에 모두 가게의 QR코드가 붙어있다. 먹고 나가면서 쿨하게 돈 보내면 끝나 굉장히 편하다.

그래서 실제로 최근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카드나 현금이 모두 필요 없어 지갑 구매율이 굉장히 떨어져 있다고 한다. 핸드폰만 있으면 중국 어디서든 생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끔 어떤 친구들은 먹고 QR코드 찍는 걸 깜빡해서 계산을 안 하고 나오는 부작용도 존재한다.

이처럼 결제 시스템은 더욱 과학적이고 간편하게 바뀌었지만, 여전히 중국에서 대다수 가게는 눈대중으로 처리하는 게 많다. 다 먹고 가면 눈에 보이는 맥주 개수를 대충 세다 보니까 분명 5병 먹었는데 6병이라고 말해서 따져야 하는 난감한 상황도 발생한다.

한번은 양꼬치를 10개 소고기꼬치를 10개 시켰는데 양꼬치만 20개를 가져다 준 적이 있다. 직원을 불러 상황을 설명했지만, 직원은 "뭐 어때, 양꼬치 먹어"라고 대답했다. 순간 "우리가 너무 쪼잔했나?" 오히려 사람을 헷갈리게 할 정도로 당당한 직원들을 자주 마주쳐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기술은 놀랍도록 발전하고 있지만, 기적 같은 음식 가격들과 직원들의 한결같은 쿨함과 유쾌함은 중국에서 조금 더 생활하고 싶게 만드는 1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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