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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중앙초등학생들은 '우리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저를 잊지 말아주세요', '소녀의 표정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마음은 일본에게 화가 나있습니다' 등의 문구와 함께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그림으로 포현했다.
▲ 순창 중앙초등학생들의 작품전 순창 중앙초등학생들은 '우리의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저를 잊지 말아주세요', '소녀의 표정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마음은 일본에게 화가 나있습니다' 등의 문구와 함께 성노예 피해 할머니들의 아픔을 그림으로 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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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 평화의소녀상건립 군민추진위원회(상임공동대표 청암 스님 외 4인)는 순창 평화의소녀상 제막식을 진행하고 피해당사자가 참여하지 못하고 이면합의에 의해 진행된 '한일합의'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12월 28일 순창향토회관에서 진행된 평화의소녀상 제막 기념식에는 학생대표 양귀비(순창고 2학년), 청암 스님, 최훈 마을공동협의회장 등 상임공동 대표를 비롯해 원불교 문정현 교무, 순창 고등학교, 순창중학교 등 순창지역 학생과 시민 등 300여 명이 동참했다.

1929년생인 정봉애 시인은 같은 또래의 친구들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이제 더이상 걱정말고 편히 쉴 것을 당부했다.
▲ 친구여 편히 쉬시라 1929년생인 정봉애 시인은 같은 또래의 친구들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이제 더이상 걱정말고 편히 쉴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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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은 2569명과 140개 단체가 참여한 순창평화의소녀상 건립 경과보고를 시작으로 1929년생 정봉애 시인의 '친구여 편히 쉬시라'는 편지 낭독, 지역 학생들의 평화의소녀상 UCC대회 수상작 상영, 문화공연 등이 진행됐다.

최훈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기념사에서 한일합의를 무효화 하고 일본의 진정한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늘은 한일 양국 정부가 위안부 협상을 타결한 지 2년이 되는 날입니다. 일본 정부가 2015년 한일합의 이후 그토록 소녀상의 철거를 원하는 걸까요? 그것은 바로 소녀상은 역사의 증거이고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안점순 할머니께서 말씀하셨듯이 할머니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셔도 소녀상은 사람들로 하여금 할머니를 기억하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일본 정부에게 진정한 사과를 요구하게 할 것입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신채호 선생님의 말처럼 과거 일본의 잘못된 행위를 기억 하고 바로 잡아 우리 후손에게 올바른 미래를 물려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2년 전 협상에 대해 무효화를 선언하고 일본군 성노예제의 직접적 피해자인 할머니들이 협상의 당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순창평화의소녀상군민추진위원회가 순창향토회관 앞 일품공원에서 평화의소녀상 건립 제막식을 진행했다.
▲ 순창 평화의소녀상 건립 제막식 순창평화의소녀상군민추진위원회가 순창향토회관 앞 일품공원에서 평화의소녀상 건립 제막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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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에 이어 순창향토회관 앞 일품공원에서 제막식이 진행됐다. 구슬픈 트럼펫소리로 '고향생각'이 울려 펴지는 가운데 순창지역 학생대표 양귀비를 비롯한 상임대표와 지역 주민들은 평화의소녀상을 가리고 있는 막을 걷었다. 전국지역에 50여 개 이상의평화의소녀상을 건립한 김서경, 김운성 작가의 평화의소녀상은 오늘도 두 주먹을 꽉 쥐고 맨발로 발꿈치를 들고 앉아 있었다. 의자에 앉아있는 소녀는 주먹을 꽉 쥔 채로 이면합의로 얼룩진 합의가 아닌 진정한 일본의 사과를 받아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차가운 겨울날의 평화의소녀에게 순창고등학교 학생들이 따뜻한 모자와 목도리, 손수건을 씌워줬고 행위예술가 권지인의 살풀이공연이 진행돼 참석한 시민들의 눈가를 촉촉하게 만들었다.

평화의소녀상에 순창고 양귀비 학생과 제경진 학생이 모자와 목도리를 씌워주며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일본의 진정한 사과로 따뜻한 세상이 오기를 기원하고 있다.
▲ 평화의소녀상에 모자와 목도리 평화의소녀상에 순창고 양귀비 학생과 제경진 학생이 모자와 목도리를 씌워주며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일본의 진정한 사과로 따뜻한 세상이 오기를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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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소녀상에 목도리를 씌워준 제경진(순창고 1학년)학생은 지난 12월4일에 순창고등학교에 작은 평화의소녀상을 건립했던 건립추진위원이다.

"어린나이지만 작년 촛불집회를 참석하며 평화의소녀상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2015년 '한일합의'가 피해자들인 할머니들을 배제하고 진행되었다는 것에 화나고 할머니들의 아픔을 생각하고 인터넷을 찾아보며 활동하며 평화의소녀상 건립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도 운이 없었다면 일본군 성노예나 징용병이 될 수도 있었던 슬픈 역사니까요. 작은 시골마을이지만 기억하고 안아주며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받아 역사를 바로잡아 나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 10명도 안 되는 9명의 아이들과 함께 준비해서 작은 평화의소녀상을 만들게 되었어요. 오늘 평화의소녀상에 목도리를 걸어주며 잘못된 합의는 폐기하고 진정한 사과를 받아야 평화의소녀상이 웃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상임대표 중 한 명인 순창 장덕사 청암 스님은 "종교인으로서 잘못된 것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며 일본의 진정한 사과만이 유일한 해법이며 이면합의가 확인된 지금 '한일합의'는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순창향토회관에서 평화의소녀상 기념식의 일부로 진행된 순창중앙초등학교 학생들의 평화의소녀상 작품전을 어머니와 아들로 보이는 두사람이 감상하고 있다.
▲ 어머니와 아들 순창향토회관에서 평화의소녀상 기념식의 일부로 진행된 순창중앙초등학교 학생들의 평화의소녀상 작품전을 어머니와 아들로 보이는 두사람이 감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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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념식이 열린 순창향토회관에서는 순창중앙초등학교 학생들의 평화의소녀상 작품전과 위안부 할머니들의 그림전 등이 진행됐다.

덧붙이는 글 | 법보신문에도 송고 했습니다



태그:#평화의소녀상, #순창, #위안부, #성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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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자이며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을 계기로 불교계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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