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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세종시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세종시민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은 대통령 기록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휘호가 새겨진 표지석 철거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서영석 세종행동본부 상임대표는 시민계고장을 표지석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했다.
 지난 2016년 11월 26일 세종시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세종시민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은 대통령 기록관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휘호가 새겨진 표지석 철거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서영석 세종행동본부 상임대표는 시민계고장을 표지석에 붙이는 퍼포먼스를 했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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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설치된 표석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온 국민에게 큰 충격과 수치를 안겨준 박근혜 대통령의 글씨가 새겨져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정신을 존중하고 민주주의 사회를 염원하는 세종의 시민들은 주권자의 이름으로 즉각 철거를 명합니다."

1년 전인 2016년 11월 26일, '대통령 박근혜'가 적힌 커다란 표지석 위에 검은 휘장이 씌워졌다. '박근혜 퇴진'을 외친 시민들은 휘장 위에 '계고장'을 붙였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글씨가 새겨진 '대통령기록관' 표지석을 철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1년 후, 표지석은 여전히 세종시 대통령기록관 마당 한 쪽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박근혜 대통령은 이제 '전 대통령'이 되었지만 '대통령 박근혜' 여섯 글자도 그대로다.

대통령기록관 측은 28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철거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다. 기록관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적힌 표지석이 전국에 여러 곳에 있다, 전체적으로 같이 결정되는 게 좋다는 판단"이라며 "기록관이 개별적으로 철거계획은 세우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개인의 기록관이 아님에도 대통령기록관 명칭 아래에 '대통령 박근혜'라 적힌 부분의 부적절성에 대해서도 "개인으로부터 표지석을 받은 게 아니라 통치권자인 대통령직으로부터 받은 걸로 판단한다"라며 "개인 박근혜가 아니라 당시 대통령직을 수행하던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거"라고 설명했다.

세종민주평화연대 "범죄자 글씨가 세종시에 있다는 자체가 수치"

박 대통령 표지석 지나가는 시민들 지난 3월 9일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표지석 앞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
▲ 박 대통령 표지석 지나가는 시민들 지난 3월 9일 세종시 대통령기록관을 방문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표지석 앞을 지나가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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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혜선 세종민주평화연대 집행위원장은 "기록관은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으로 비겁하다"고 날을 세웠다. 이 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대통령기록관은 정치적 행정적으로 판단해서 현판을 내린 경우도 있는데 이 문제에서 만큼은 몸을 사리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대통령기록관은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쓴 정문 현판을 교체해 논란이 인 바 있다. 신 교수의 글씨체로 인해 "대한민국 정체성이 훼손된다"는 보수단체의 민원제기 이후 이뤄진 교체였다.

2013년 10월 보수단체인 블루유니온의 민원이 제기되자, 대통령기록관리전문위원회는 2014년 5월 현판 교체를 정식 안건으로 심의했다. 회의에서는 "현판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는데 위원회에서 회피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교체로) 결정내리는 것이 맞다"라는 주장이 나왔다. 또 "보수단체의 문제제기로 당장 현판을 교체하게 되면 좌파정권의 기록물을 의식적으로 훼손하게 되는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해당 회의에서는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이후 대통령기록관은 같은 해 11월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안전행정부'가 '행정자치부'로 변경되자 의결절차 없이 현판을 교체해버렸다.

이 위원장은 "기록관은 과거에 (현판 교체 등) 정치적 선택을 해왔으면서 변명을 하고 있다"라며 "세종시민들은 대통령기록관의 표지석 자체가 적폐를 형상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범죄자로 구속된 사람이 쓴 글이 세종시에 있다는 거 자체가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년에 공식적으로 표지석 철거를 요구했을 때 기록관은 '그 자체가 역사적인 기록물'이라고 답했다, 정말 역사의 기록물로 본다면 그 옆에 박근혜가 어떤 사람인지 안내문을 적든지 해야 할 것"이라며 "폐위된 왕족처럼 있는 사람의 친필이 기록으로 남아야 할 이유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 친필이 적힌 표지석이 세종시청에도 있는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종시장과 대통령기록관에 공시적으로 철거 여부를 물어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기록관 측이 기관 단독으로 철거 문제를 논의하는 것에 부담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초에 열릴 예정인 대통령기록관리전문위원회에서 해당 문제를 논의할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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