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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는 쉼 없이 글쓰기에 도전하는 분들이 모여 있습니다. 바로 ‘시민기자’입니다. 다양한 배경을 지닌 시민기자들이 저마다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자신만의 콘텐츠를 차곡차곡 쌓아갑니다. 먹고 살기도 바쁜 와중에 이들은 어떻게 글을 쓰고 있을까요? 그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편집자말]
그의 꿈은 기자였다. 학창시절부터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학부에 이어 대학원에서도 정치학을 공부했다. 석사 과정을 마친 후에는 사회 문제를 다루는 일을 하고 싶어 '언론고시'를 준비했다. 기자가 되고자 했다. 결과는 전부 낙방이었다. 계속되는 고배에 지친 그는 꿈을 접고 일반 기업에 취업했다.

하지만 포기하려 할수록 꿈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취재를 하고 글을 쓰고 싶다는 바람은 날이 갈수록 선명해졌다. 2003년 어느 날,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를 내건 <오마이뉴스>의 존재를 알게 됐다. 글을 쓰자고 마음먹었다. 그가 '지유석 시민기자'로 기사를 쓰기 시작한 이유다.

시민기자로 기사 쓰자... "같이 일해보자"

 오마이뉴스 2017년 뉴스게릴라상을 수상한 지유석 시민기자.
 지유석 시민기자.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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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쉽지 않았다. 전공을 살려 남북문제나 외교 문제를 다뤄보고 싶었지만 언론사 소속 직업 기자가 아니다 보니 정부 부처에 출입할 수 없어 취재에 제약이 많았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등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칼럼 형식의 글을 써보기도 했지만, 전문적으로 글쓰기 교육이나 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 보니 글이 거칠었다. 정식 기사로 채택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글쓰기를 두고 고민이 많던 2012년 말, 그의 기사를 본 한 월간지 편집장이 SNS로 '같이 일해보자'고 연락해왔다.

"기회가 찾아와서 월간지에서 잠깐 일하게 됐는데, 그때 많이 배웠어요. 그 편집장에게 글쓰기의 노하우를 받았죠. 마감 때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기사만 쓰다 퇴근하기도 했어요. 몇 개월 동안 훈련하다 보니 하루에 글 한 편이나 기사 한 건을 쓰는 게 어렵지 않더라고요. 그때가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죠."

글쓰기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정치·사회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뤄보기 시작했다. 외신 기사 등을 자료 조사해 남북 경협 문제로 기사를 쓰거나(<워싱턴 포스트>의 겁 없는 취재... 청와대는 좋아할까), 직접 현장에 나가 취재하며 새만큼 송전탑 건설 등의 지역 문제를 보도했다(새벽 2시 공사소리... 전쟁터로 변한 군산 벌판). 서평이나 영화 평론도 사회 이슈와 연결지어 꾸준히 썼다(드라마 <송곳>으로 어버이연합을 이해하다). 점점 <오마이뉴스> 메인면 톱보드에 주요하게 배치되는 횟수가 늘어갔다.

특히 교회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개신교 신자인 그는 성소수자 차별 발언이나 전병욱 전 삼일교회 담임목사 성추행 논란 등을 취재하면서 예수의 철학과 다른 길을 걷는 교회들을 비판했다.

"기자로서 조직 생활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여기저기 다니며 자유롭게 취재해요. 시민단체나 교회연합기구를 만나 취재 정보를 얻고, 나머지 시간에는 집 앞 커피숍에서 글이나 기사를 쓰는 데 집중합니다. 평소 지인들에게 '혹시라도 무슨 일 있으면 알려 달라, 내가 비록 아무런 힘이 없지만 그래도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을 꼭 했습니다. 그랬더니 잊을 만하면 여기저기서 '이런 것 좀 취재할 생각 없느냐'는 제안을 받아요. 취재하고, 기사를 쓰고... 그러기를 몇 년 하다 보니 계속 기사 쓸 거리가 끊이지 않나 봅니다."

'교회개혁'을 주장하면서 일부 보수 기독교계에서 '사탄', '나쁜 이단' 등의 인신공격이 오기도 했다. "정말 '그리스도인'인지 의심스럽다"라는 쪽지도 받아봤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 결과 소소한 '단독' 보도도 몇 번 했고, 지인들과 함께 그간의 취재 내용을 모아 책을 냈다(관련 기사 : 스타목사 성추행 숨바꼭질 4년… 교인들이 파헤쳐).

"글쓰기가 힘들다고 느낀다면..."

최근에는 기회가 찾아와 '최순실 국정농단'을 알린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 방산비리를 고발한 김영수 소령 등 내부고발자 연쇄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의 목소리를 모아서 '공익제보자를 보호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시민단체인 '내부제보실천운동'에서 주는 이문옥 밝은보도상 첫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학교 다닐 때는 공부를 썩 잘한 게 아니어서 상 한 번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는데... 여러모로 제겐 큰 영광"이라며 기뻐했다.

기쁜 일은 계속됐다. 그는 28일 <오마이뉴스> 올해의 뉴스게릴라로도 선정됐다. 한 해 동안 활약한 시민기자에게 주는 상이다. 그는 언론사 기자가 되지 못했지만, 어느 순간 저널리스트처럼 관심 분야의 글을 쓰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길을 찾은 결과"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전 어느 조직에 속해 일하지 않아요. 그냥 글 쓰는 걸 일로 생각하니까요. 매일 아침 기사를 검색하다 보면 느낌이 오는 주제가 있어요. '아, 이걸로 한 번 써봐야겠다'는 느낌말이죠. 그 느낌을 따라 써 내려 갑니다. 글쟁이로서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하나씩 쓸 뿐입니다."

성실하게 써나가는 그 역시도 글이 막힐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윌리엄 진서의 책 <글쓰기 생각쓰기> 속 구절을 떠올린다고.

"절망의 순간에 이 말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글쓰기가 힘들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글쓰기가 정말로 힘들기 때문이다."

이 서적을 '글 쓰는 사람들을 위한 인생 책'으로 추천한 그는 "여섯 번 읽었는데, 볼 때마다 새롭다. 글쓰기의 기술뿐만 아니라 왜 글을 쓰는지, 자신이 쓰기로 한 주제에 어떤 태도를 갖고 접근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준다"라며 "글쓰기는 원래 어렵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좋은 관점으로 써 내려 가려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지유석 시민기자의 새해 목표는 다른 나라에 1년 정도 머무르면서 언론에서 조명하지 않는 주제를 다뤄보는 것이다. 그는 "미국으로 간 한국 입양아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다"라며 "시간을 갖고 현재 인터뷰를 진행해보면 무언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글쓰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시각을 가져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전 그리스도교 신자로서 성경 구절을 늘 되새깁니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구하여라. 그러면 이 모든 것도 곁들여 받게 될 것이다'(마태오 복음 6장 33절)라는 말씀입니다. 경제적 이득보다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 즉 정의가 우선이라는 뜻입니다. 글솜씨를 자랑하기보다는, 자신이 쓰는 기사 한 줄이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음을 명확히 인식하고, 자신만의 좋은 시각으로 글로 풀어내면 성공하시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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