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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 해에 나온 책을 헤아립니다. 책마을 한켠에서는 책 읽는 사람이 적거나 줄어든다고 근심하지만, 막상 새로 나오는 책은 꾸준합니다. 더욱이 책을 읽는 사람이 적거나 줄어든다기보다, 참 많은 분들은 책을 즐거이 펼칠 틈을 못 내면서 쳇바퀴처럼 지내지 않느냐 싶어요. 삶에 느긋한 겨를을 내고, 살림을 한결 넉넉히 누릴 수 있다면, 누구나 홀가분하게 책을 더욱 가까이 마주할 만하리라 봅니다.

요즈음은 손전화를 탓하는 분이 많은데요, 가벼운 손전화 읽을거리하고 볼거리에 책손을 빼앗긴다고들 하지요. 그러나 새로 나오는 책을 찬찬히 돌아보면 '가벼운 읽을거리나 볼거리인 책'도 꽤 됩니다. 더욱이 가볍게 읽거나 살필 만하게 책을 묶어서 많이 팔려고 하는 흐름마저 제법 있어요.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살찌웁니다. 그리고 종이로 묶은 꾸러미만 책이 될 수 없습니다. 글이나 그림이나 사진을 담은 종이꾸러미는, 처음에는 숲에서 푸르게 자라던 나무예요. 종이가 되기 앞서 나무인 모습에서도, 숲인 숨결에서도, 얼마든지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겨울바람에서도, 여름바람에서도 책을 느낄 수 있어요. 아이들 웃음이나 어버이 노래에서도 책을 엿볼 수 있어요.

해마다 여러 천 권에 이르는 책을 사서 읽는 사람 가운데 하나로서, 제 나름대로 '올해책'을 뽑아 봅니다. 저는 일본 말씨인 '올해의 책'이 아닌 한국 말씨인 '올해책'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ㄱ. 올해 으뜸책

<기지 국가>
데이비드 바인 글/유강은 옮김, 갈마바람, 2017.10.20.

 숲노래가 뽑은 올해 으뜸책
 숲노래가 뽑은 올해 으뜸책
ⓒ 갈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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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뽑은 올해책 가운데 '올해 으뜸책'은 <기지 국가>입니다. 미국이 지구별 곳곳에 해외 군사기지를 얼마나 많이 두었는가를 하나하나 짚으면서, 이 군사기지는 평화하고 아주 동떨어질 뿐 아니라, 군사기지가 있는 나라하고 이웃 여러 나라에도 평화 아닌 전쟁을 부추긴다는 대목을 잘 밝힙니다.

그리고 해외 군사기지는 어느 나라보다 미국이 평등하고 평화하고 민주하고 복지하고 동떨어지도록 하는 구실을 한다고 밝히지요. 전쟁무기하고 군대가 어떤 참모습인가를 아주 잘 보여줄 뿐 아니라, 남북녘이 평화와 민주로 나아가는 길에 실마리를 보여주기에 올해 으뜸책으로 삼습니다.

ㄴ. 올해 숲책

<한국 개미>
동민수 글·사진, 자연과생태, 2017.6.19.

 <이제 나는 없어요>
아리아나 파피니 글·그림/박수현 옮김, 분홍고래, 2017.10.31.

 숲노래가 뽑은 올해 숲책
 숲노래가 뽑은 올해 숲책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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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를 통틀어도 동민수님처럼 젊은 나이에 생태도감을 내는 분은 찾아보기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어릴 적부터 개미를 비롯한 이웃 목숨이나 우리 삶터에 눈길을 두었고, 대학생으로 한창 배움길을 걷는 동안 선보인 <한국 개미>는 개미살림을 밝히는 멋진 숲책이면서, 알뜰한 인문책이라고 봅니다.

지구에서 자취를 감추어야만 했던 짐승이 많습니다. 이들은 사람이 끔찍하게 잡아서 죽인 탓에 사라졌습니다. 이제 이 땅에 없는 숱한 이웃짐승 목소리를 헤아리면서 엮은 숲책인 <이제 나는 없어요>입니다. 하늘나라에서 땅나라를 지켜보면서 슬프며 아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ㄷ. 올해 만화책

<솔로 이야기 5>
타니카와 후미코 글·그림/한나리 옮김, 대원씨아이, 2017.8.15.

<오늘은 홍차>
최예선 글·김줄 그림, 모요사, 2017.2.14.

 숲노래가 뽑은 올해 만화책
 숲노래가 뽑은 올해 만화책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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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살아가는 즐거움이 아닌, 혼자서 얼마든지 씩씩할 수 있는 삶을 다루는 만화책인 <솔로 이야기> 다섯째 권이 나왔습니다. 드문드문 나오는 이 만화책은 권수를 더할수록 삶을 읽는 눈썰미가 깊거나 넓게 나아가는구나 싶습니다. 스스로 곱게 설 수 있을 적에 스스로 곱게 서는 이웃을 만나고, 스스로 아름다이 하루를 지을 적에 이처럼 스스로 하루를 아름다이 짓는 벗을 만나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홍차 한 잔이란 무엇일까요. 홍차가 아니어도 온누리 사람들이 저마다 즐기는 찻물이란 무엇일까요. 만화책 <오늘은 홍차>는 홍차 한 잔을 둘러싸고서 사람들이 따사롭고 넉넉한 마음이 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쓸쓸히 식으려는 마음을 포근히 안아 줍니다. 혼자 조용히 마시면서 숨을 돌립니다. 동무를 불러 함께 마시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밝은 숨결로 거듭납니다.

ㄹ. 올해 사진책

<진실을 보는 눈, 도로시아 랭>
바브 로젠스톡 글·제라드 뒤부아 그림/김배경 옮김, 책속물고기, 2017.7.5.

<감자꽃>
김지연 글·사진, 열화당, 2017.12.5.

 숲노래가 뽑은 올해 사진책
 숲노래가 뽑은 올해 사진책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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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이 아닌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속살이 아닌 거품만 들여다볼 수도 있지요. 겉모습 아닌 참모습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참모습 아닌 겉모습에 휘둘릴 수 있을 테지요.

도로시아 랭이라는 분이 어떤 사진길을 어떻게 걸으면서 이웃하고 어깨동무를 사진으로 하려 했는가를 보여주는 그림책이자 사진책인 <진실을 보는 눈, 도로시아 랭>입니다. 요새는 어린이도 손전화로 사진을 손쉽게 찍는데, 어린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사진을 새로우며 참답게 돌아보도록 북돋우는 길동무책입니다.

쉰 줄부터 사진길을 걷다가 어느새 일흔 줄이 된 분이 지난 스무 해 사진길을 돌아보면서 이야기를 꾸립니다. 그동안 제대로 밥값을 하는 사진길이었는가 하고 되새깁니다. 사진 하나로 마을을 어떻게 살릴 수 있는가를 헤아립니다. 더 잘 찍는 사진이 아닌, 더 따스히 스며들어 더 사랑스레 나눌 수 있는 사진은 어디에 있는가 찾아나섭니다. <감자꽃>은 씨앗이나 열매가 되는 모든 꽃을 아끼는 손길을 차분히 보여줍니다.

ㅁ. 올해 그림책

<꿀벌>
보이치에흐 그라이코브스키 글·피오트르 소하 그림/이지원 옮김, 풀빛, 2017.5.25.

<우리 학교 장독대>
바람하늘지기 기획·고은정 글·안경자 그림, 철수와영희, 2017.4.15.

 숲노래가 뽑은 올해 그림책
 숲노래가 뽑은 올해 그림책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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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치는 어버이한테서 받은 사랑을 '벌 한살이'뿐 아니라 '온누리 벌 발자취'를 두루 살피는 <꿀벌>이라는 멋진 그림책으로 갈무리한 폴란드 이웃이 있습니다. 벌이란 어떤 날벌레인가를 그림책 하나로 정갈히 밝히고, 벌하고 사람 사이에 어떠한 이야기하고 살림이 있는가를 살뜰히 들려줍니다. 벌이 있기에 사람도 살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고개를 끄덕이며 읽습니다.

라면 끓이기처럼 쉽다고 하는 장 담그기를 일러 주는 <우리 학교 장독대>입니다. 참말인가 하고 고개를 갸웃 하시기보다는 이 그림책을 아이하고 함께 펴고서 즐겁게 장을 담가 볼 만하지 싶어요. 시골뿐 아니라 서울에서도 얼마든지 장을 담글 수 있다고 알려줍니다.

어른뿐 아니라 어린이도 얼마든지 장담그기를 배울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요. 이 그림책에 이어 "우리 학교 밥상"이라든지 "우리 학교 베틀"처럼 밥살림하고 옷살림을 다루는 그림책도 나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아이들도 얼마든지 집짓기를 할 수 있다는 그림책도 나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ㅂ. 올해 시집

<할망네 우영팟듸 자파리>
김정희 글, 한그루, 2017.3.10.

<박남준 시선집>
박남준 글, 펄북스, 2017.8.30.

 숲노래가 뽑은 올해 시집
 숲노래가 뽑은 올해 시집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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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느새 고장말을 잊습니다. 한국처럼 '서울 교양 있는 표준말'만 쓰는 나라는 이 지구에 따로 없습니다. 한국은 그야말로 서울부터 부산까지, 부산에서 광주까지, 광주를 거쳐 대전이며 강릉까지 온통 '서울 표준말'로 바뀝니다.

<할망네 우영팟듸 자파리>는 제주말로 동시를 쓴 뒤에 서울말로 옮겨적은, 재미있고 알찬 얼거리로 말꽃을 지핍니다. 우리 문학이 이처럼 '텃말(고장말)'을 바탕으로 태어나서 '서울말로 옮기는' 모습으로 거듭나면 매우 뜻있으리라 봅니다.

지리산을 삶자리로 삼아서 지리산이 들려주는 노래를 한 올 두 올 엮어서 시집으로 엮은 <박남준 시선집>입니다. 지리산이 들려주는 노래를 들을 수 있다면, 한라산이나 태백산이나 계룡산이나 속리산이 들려주는 노래도 들을 수 있겠지요. 바람이 들려주고 해님이 들려주며 별빛이 들려주는 노래도 들을 수 있을 테고요. 노래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우리 곁에는 늘 노래가 흐르지만 아직 우리가 귀하고 눈하고 마음을 안 열 뿐이지 싶습니다.

ㅅ. 올해 인문책

<사향고향이의 눈물을 마시다>
이형주 글, 책공장더불어, 2016.11.30.

<원전집시, 피폭 하청 노동자의 기록>
호리오 구니에 글/고노 다이스케 옮김, 무명인, 2017.3.11.

 숲노래가 뽑은 올해 인문책
 숲노래가 뽑은 올해 인문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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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눈물을 마시면서도 정작 눈물인지 모르기 일쑤입니다. 사향고양이뿐 아니라 숱한 이웃들 눈물을 먹고 마시는데, 이를 제대로 안 살피거나 못 살피고 맙니다. 바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며 돈이 없다는 탓을 하고 말아요. 그러나 우리가 이웃 눈물을 보지 않는 삶을 더 잇는다면, 우리 스스로도 그만 눈물살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향고양이의 눈물을 마시다>를 읽으면서, 이제는 어깨웃음으로 나아갈 길을 그려 봅니다.

몇 해 앞서 일본에서 핵발전소가 터졌습니다. 이를 코앞에서 지켜본 한국이지만 한국은 아직 핵발전소를 치우는 길을 살피지 못합니다. 제 나라를 걱정하는 나라지기라면 커다란 핵발전소나 화력발전소 아닌 마을마다 작게 스스로 전기를 얻어서 쓰도록 하는 길을 마련할 노릇이라고 봅니다.

<원전집시>는 일본 곳곳에 있는 핵발전소에 하청노동자로 들어가서 청소부로 일하는 동안 온몸으로 지켜본 핵발전소 속내를 민낯으로 보여줍니다. 핵발전소는 참말 안전하고 값싼 전기를 베풀까요? '원전마피아'는 있을까요, 없을까요? 이 책을 읽고서 함께 생각해 봐요.

ㅇ. 올해 청소년책

<10대와 통하는 농사 이야기>
곽선미·박평수·심재훈·오현숙·이상수·임현옥 글/철수와영희, 2017.2.4.

 <아직 끝이 아니다>
김연경 글, 가연, 2017.9.15.

 숲노래가 뽑은 올해 청소년책
 숲노래가 뽑은 올해 청소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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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 푸름이가 대학입시만 바라보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이 나라 푸름이가 제 앞길을 푸르게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입시공부만 하느라 밥옷집이 어떻게 태어나는가조차 모르는 채 싱그러운 나날을 흘려보내지 않기를 바랍니다. <10대와 통하는 농사 이야기>는 이 나라 푸름이가 입시지식보다 '흙살림 슬기'를 누리거나 나눌 적에 참으로 멋진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찬찬히 들려줍니다. 이 알뜰한 책을 올해 청소년책일 뿐 아니라 올해 멋책이자 살림책이라고 여깁니다.

온누리에 첫손 꼽히는 배구선수 김연경 님이 있습니다. 김연경 님은 어떻게 이처럼 '으뜸 선수'가 될 수 있었는가 하는 이야기를 손수 글을 써서 들려줍니다. <아직 끝이 아니다>는 앞으로 이루려 하는 꿈이 더 있다면서, 언제나 스스로 꿈을 짓고, 이 꿈을 이루려고 땀을 흘리면서 활짝 웃음을 지었다고 하는 걸음걸이를 보여줍니다. 입으로 뱉은 말은 반드시 스스로 이루겠다는 마음으로 씩씩하면서 즐거운 김연경 님 모습은 우리 푸름이한테 좋은 길잡이가 될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ㅈ. 올해 이야기책

<감의 빛깔들>
리타 테일러 글/정홍섭 옮김, 좁쌀한알, 2017.3.8.

<서울 골목의 숨은 유적 찾기>
안민영 글/임근선 그림, 책과함께어린이, 2017.4.7.

 숲노래가 뽑은 올해 이야기책
 숲노래가 뽑은 올해 이야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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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여러 나라를 돌아보는 동안 한국이라는 나라가 참으로 마음에 들어 이 나라를 고향나라처럼 삼고 싶은 마음이었다는 분이 남긴 글을 엮은 <감의 빛깔들>입니다. 리타 테일러라는 분은 한국을 보면 늘 '감빛'이 떠오른다고 해요. 한국을 '감빛나라'로 여긴다고 합니다. 우리 스스로 오히려 제대로 못 돌아보거나 쉬 잊고 만 우리 모습을 새롭게 보여주는 아름다운 산문책입니다.

서울만큼 갑작스레 커지거나 높은 건물이 오르는 곳도 드물지 싶은데요, 이런 서울에서 곳곳에 숨은 유적이 많다는 이야기를 <서울 골목의 숨은 유적 찾기>가 제대로 짚어 줍니다. 골목마다 숨은 유적을 눈여겨보고, 이 숨은 유적마다 오래도록 깃든 이야기를 돌아보면서, 우리 삶터가 얼마나 넉넉한 이야기밭인가를 알려줍니다. 어쩌면 우리 마을이, 우리 골목이, 우리 보금자리가, 모두 유적지이며 박물관일 수 있습니다.

ㅊ. 올해 '책을 말하는 책'

<그림책 톡톡 내 마음에 톡톡>
정봉남 글, 써네스트, 2017.10.25.

<책 사랑꾼, 이색서점에서 무얼 보았나?>
김건숙 글·사진, 바이북스, 2017.8.20.

 숲노래가 뽑은 올해 '책을 말하는 책'
 숲노래가 뽑은 올해 '책을 말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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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말하는 책이 꾸준히 태어나요. 이름난 서평가나 비평가 아닌 여느 자리에서 수수하게 책을 사랑하는 분들 손으로 이쁜 '책을 말하는 책'이 태어납니다. <그림책 톡톡 내 마음에 톡톡>은 전남 순천 기적의도서관 책지기로 일하는 정봉남님이 아이들하고 그림책을 눈물하고 웃음으로 나눈 이야기를 살포시 갈무리합니다. 그림책을 말하는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그림책을 하나둘 찾아나서면서, 함께 웃고 같이 울어 봐요.

새롭게 태어나는 마을책방에서 새로운 기쁨을 찾는다고 하는 '책 사랑꾼' 이야기가 <책 사랑꾼, 이색서점에서 무얼 보았나?>에 흐릅니다. 책이름에서는 띄어서 적었으나 '책사랑꾼'처럼 한 낱말로 삼으면 더욱 멋지겠구나 싶습니다. '책사랑꾼', '책사랑벗', '책사랑이웃', '책사랑님' 같은 이름을 가만히 혀에 얹습니다. 이쁜 이웃님이 우리 곁에 이쁜 마을책방을 열고, 이쁜 이웃님이 씩씩하게 새로운 책을 펴내어, 우리 마음밭을 살찌우는 씨앗을 나누어 줍니다.

ㅋ. 그리고 버금책

<만족을 알다>
애즈비 브라운/정보희 옮김, 달팽이, 2017.12.9.

<도쿄 후회망상 아가씨 9>
히가시무라 아키코 글·그림/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7.11.25.

 숲노래가 뽑은 올해 버금책
 숲노래가 뽑은 올해 버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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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읽은 책 가운데 제 마음을 사로잡은 으뜸책을 한 권 추리면서 <기지 국가>하고 <만족을 알다> 사이에서 어느 책으로 할는지 한참 망설였습니다. 저는 <만족을 알다>가 우리 삶길하고 앞길을 새로우면서 곱고 즐거이 밝히는 멋진 책이라고 여깁니다. 이 책은 어느 미국사람이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가 문득 느낀 대목을 스스로 깊이 파고들면서 엮었습니다.

오늘날처럼 첨단으로만 달리는 문명은 지구를 헤아리지 않는데, 일본에서는 일찍부터 시골살림이 쓰레기 없이 숲이 아름다운 모습이었다고 깨달으면서, 이를 글하고 그림으로 담았습니다. 가만히 살피면 일본뿐 아니라 한국도 오랜 시골살림은 무척 아름다운 '한살림(이른바 지속가능한 사회)'이었지요. 다만 우리는 우리 시골살림을 글이나 그림이나 사진으로 제대로 담아내려고 애쓰지 않을 뿐입니다.

만화책 <도쿄 후회망상 아가씨>는 2017년 늦가을에 아홉째 권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올해 만화책으로 뽑으려고도 생각했으나 마무리에서 살짝 아쉬워서 버금책으로 삼습니다. 그러나 이 만화책은 우리가 '후회망상'하고 '꿈' 사이에서 늘 헤매면서 길을 잃는 모습을 아주 잘 보여줍니다. 이제는 후회망상을 접고서 꿈을 즐거이 바라보고, 신나게 한 걸음을 내딛자고 하는 마음도 잘 보여줍니다.

 이쁜 책들이 저마다 마을책방이나 마을도서관에서 널리 사랑받으면 좋겠습니다.
 이쁜 책들이 저마다 마을책방이나 마을도서관에서 널리 사랑받으면 좋겠습니다.
ⓒ 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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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2018년에도 아름다운 책을 넉넉히 만날 수 있기를 빌어요. 틀림없이 새로운 한 해에도 참말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면서 즐겁고 멋진 책이 한가득 태어나겠지요? 저도 새로운 2018년에 여러 가지 사전하고 이야기책을 기쁘게 써내고자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글쓴이 누리집(http://blog.naver.com/hbooklove)에도 함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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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사전 편집자로 일하면서, 전남 고흥에서 <사전 짓는 책숲집 '숲노래'>를 꾸립니다.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읽는 우리말 사전》《골목빛》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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