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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7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퇴진 공범처벌, 적폐청산의 날 - 8차 촛불집회' 당시 모습.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우병우 전 민정수석, 김기춘 전 비서실장, 황교안 총리, 비선실세 최순실, 안종범 전 경제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이 갇힌 모형 감옥을 끌고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청와대 향하는 모형 감옥 지난해 12월 17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즉각퇴진 공범처벌, 적폐청산의 날 - 8차 촛불집회' 당시 모습.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 우병우 전 민정수석, 김기춘 전 비서실장, 황교안 총리, 비선실세 최순실, 안종범 전 경제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이 갇힌 모형 감옥을 끌고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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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은 본질적으로 이중적이다. 특히 지향성 및 주도세력의 두 측면에 입각해 볼 때, 개혁은 둘로 구분된다.

첫째, 개혁이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가 하는 관점에서 우리는 진보적 개혁과 보수적 개혁 둘로 나눠 볼 수 있다. 이미 튼튼히 뿌리내린 가치체계를 기존 사회질서의 테두리 안에서 합법적인 방법으로 극복하고자 할 때, 우리는 그것을 진보적 개혁이라 이를 수 있다. 물론 그 안에도 다양한 경향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예를 들어 자본주의를 타파하려는 서유럽의 사회민주주의적 개혁노선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다.

다른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전두환-노태우 정권 시절 '자유민주주의의 수호'가 뻔질나게 절규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정권 스스로가 반자유민주적이었기 때문에, 마치 '방귀 뀐 X이 성 내듯' 그것은 공허하고 위장된 외침에 불과했다. 이처럼 형식적으로 선포만 됐던 기존의 가치체계, 요컨대 자유민주주의를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새롭게 구현하기 위해 애쓰는 경우, 우리는 그것을 보수적 개혁이라고 이를 수 있다. 김대중 및 노무현 정권의 개혁의지가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한국의 보수적 개혁은 지금까지 지배세력의 부도덕한 통치윤리를 미화시키기 위해 악용되기만 했던 형식적 자유민주주의를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긴급수술 같은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명백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그것은 자본주의적 자유민주주의가 지니고 있는 본질적인 약점과 모순까지 그대로 껴안을 수밖에 없는 개혁인 것이다. 그러므로 보수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혁이 근본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역사의 진보에 기여하고 있는 바가 적지 않음을 또한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자유'와 '민주'가 존재하지도 않던 허울 좋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보수적 개혁은 이미 최고의 가치로 선포된 것을 계속 긍정적으로 유지·발전시켜 나가거나, 또는 지금까지 유명무실했거나 등한히 해왔던 그러한 가치를 새롭게 확립하고자 애쓰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보수적 유형의 개혁이 상한선인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그것이 무엇보다도 '위로부터의 개혁'에 한정해 있기 때문이다.

개혁의 이중성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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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개혁을 어떠한 세력이 주도하는가 하는 측면에서도 우리는 개혁의 이중성을 눈여겨볼 수 있다. 개혁이 보수적 개혁과 진보적 개혁의 이중성을 지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혁 세력은 근원적으로 보수 및 진보 진영 양쪽에서 동시에 공략당할 수 있는 이중적 가능성을 안고 있다. 따라서 두 개의 이질적인 세력을 동시에 맞상대해야 한다는 점에서 개혁은 대체로 적대세력 한쪽과만 씨름질 해도 좋은 수구나 혁명보다 오히려 더 많은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다. 이것이 개혁의 객관적 어려움이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 주체적 한계와 장애도 가세한다. 개혁이나 혁명 세력을 막론하고 새로운 사회질서를 수립하고자 노력하는 정치집단은 흔히 심각한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새로운 사회적 혁파를 위해서는 우선 구질서를 대변하거나 그에 봉사하던 수구적 기득권 세력을 제거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이 세력들이 거의 유일하게 전문적 행정경험을 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요 관계요로, 경찰, 군부, 경제계 등을 장악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다. 그러므로 이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경우가 적지 않다. 심지어는 러시아 혁명 당시에도 레닌과 볼셰비키는 짜르 치하의 전문 행정요원들을 재등용할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역사는 자신의 권력기반이 확고한 국민적 정통성 위에 뿌리내리고 있는 개혁세력은 국민 대중에 호소하고 또 이들의 힘으로 난관을 돌파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여타의 개혁세력은 수구적 기득권 집단과 야합해 자신의 부실한 지지기반 및 정통성의 허약성을 보완하려 시도한다. 또 그를 통해 역사가 요망하는 자신의 사명을 망각하고 포기한다.

불가피했던 '적과의 동침'

우리나라처럼 오로지 수구적 지배체제로 일관해온 곳에서 새롭게 권력을 장악하는 개혁 세력은 예컨대 상당한 경륜과 전문지식을 요하는 행정 실무경험을 거의 갖추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그럴 기회와 여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이럴 때, 개혁이 일사불란하게 추진되기 힘들 것임은 손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보수적 정치풍토로 인해 순수한 개혁의지가 생성되고 결집된다는 것도 그리 손쉬운 편은 아니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김대중 정권의 지붕 밑에는 수구세력과 민주적 개혁 지향세력이 줄기차게 동거한 적이 있었다. 말하자면 이른 바 개혁을 지향한다는 정권 스스로가 개혁에 적대적인 집단을 모범적으로 감쌌다는 말이다. 적과의 동침이었던 것이다. 따라서 태생적인 이중성을 버리기 힘들 수밖에 없었다. 이를테면 김대중 정권은 수구적 자민련과 결탁함으로써 자신이 표방하는 개혁의지를 스스로 의심스럽게 만들며 혼탁 속으로 밀어넣어 버렸던 것이다. 사실 이것이 김대중의 한계였다.

그러나 지금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 역시 이러한 객관적 난관과 주관적 결함으로 인해 뒤뚱거리고 있는 것처럼 비친다.

혁명과 개혁이 다른 까닭

영국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의 작품.
 영국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의 작품.
ⓒ f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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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무엇보다도 폭력적·불법적으로 수행되는 법 질서 및 정치제도의 급격한 변화양상을 일컫는다. 요컨대 혁명이란 대중운동에 의해 수행돼지고, 폭력적으로 관철되며, 이데올로기적으로 진보·해방·자유·평등 등의 이상을 지향하고, 첨예하고 광범위한 위기의 연속선상에서 정치조직, 사회 및 경제구조, 소유관계 원칙들에서의 급진적이고 과격한 변화가 전개되는 상황을 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혁명 주체세력은 목숨을 걸고 기존 지배질서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기존 세력이 타도되던지 혁명세력이 박멸되던지 하는 생사를 건 양자택일의 가능성만 존재할 수 있을 따름이다. 따라서 목숨을 걸고 새로운 지배질서를 구축한 혁명세력의 시책과 노선을 어느 누구도 감히 거부하지 못한다. 거부는 곧 종말을 의미할 뿐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어떠한 급진적 혁명세력도 권력을 장악한 직후에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즉시 보수화할 수밖에 없게 된다.

반면에 개혁은 차원과 본질을 전혀 달리 한다. 개혁은 주어진 법과 제도 하에서, 그리고 개혁세력의 의도와 목표가 만천하에 공개된 상태에서 추진된다. 법과 제도라는 민주적 절차와 범주의 한계 안에서 수행되기 때문에 살기 등등하지는 않다. 이를테면 개혁세력은 목숨을 걸고 개혁에 나서지는 않는 것이다. 평화적이다. 그러므로 지지세력의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결집과 결속이 필수적이다. 대중을 이해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이해관계까지도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여론의 형성과 향배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여론의 든든한 후원이 감지될 때 개혁은 전격적으로 추진돼야 할 뿐 아니라, 동시에 부분적으로나마 성과를 보임으로써 여론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어야 한다. 요컨대 개혁은 여론확보 투쟁이기도 한 것이다. 따라서 개혁을 수행하는 일은 위험부담이 대단히 클 수밖에 없다.

또한 평화적인 여론의 형성 및 지원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개혁은 장기간을 요하는 과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시간을 질질 끌게 되면 서로가 의도했던 개혁의 지향점에 차이가 있음을 더욱 명확히 인지하게 됨으로써 개혁세력간에는 반목이 싹틀 수 있다. 따라서 개혁은 급속히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마디로 장기성 전술설정과 단기성 전략강행, 요컨대 원대한 개혁철학의 제시와 급격한 개혁정책의 수행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하지만 이것이 바로 개혁의 본질적 숙명이면서 동시에 모순이기도 한 것이다.

수구세력의 '군사력'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경향지역아동센터에서 '홍산타와 함께하는 희망나눔 행사'에 참석해 산타복장을 하고 선물 가방을 들고가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경향지역아동센터에서 '홍산타와 함께하는 희망나눔 행사'에 참석해 산타복장을 하고 선물 가방을 들고가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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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수구세력들은 시간을 확보하기만 하면 개혁을 저지시킬 수도 있는 강력한 전래의 '군사력'을 소유하고 있다. 개혁이 혁명보다 어려운 또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요컨대 개혁의 대상이 되는 집단의 의지와 자세가 매우 강경하다는 말이다. 인간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은 이득과 공포다. 이런 의미에서 수구 세력들은 전통적인 이득의 상실과 개혁세력의 압력에 대한 공포로 불안에 떨 수밖에 없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은 그들로 하여금 과격한 자기수호의 길로 나설 수밖에 없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수호하기 위해 그들은 무섭게 저항한다. 그러므로 개혁 추진세력에게서 살기가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개혁의 청산대상에게서 살기가 느껴지는 것이다. 그리하여 수구세력들은 쉽사리 똘똘 뭉친다. 뿐만 아니라 수구세력은 기득권이라는 탁월한 군비까지 갖추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개혁은 민주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숙명적인 '부담'까지 껴안고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많은 경우에 개혁세력들은 수구세력들의 완강한 저항에 좌초하기 일쑤다. 뿐만 아니라 개혁세력 자체의 내부적 불화나 허약한 결속력이 그에 가세하는 경우가 또한 잦다. 역사적으로 보면, 반개혁 세력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했다는 것이 개혁의 가장 큰 실패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런 의미에서 무엇보다 개혁세력을 굳건히 결속하기 위해서는 우선 통일된 개혁철학의 정립이 절실히 요구된다. 아울러 시민단체 및 노동계를 포함해 여야를 망라한 책임 있는 개혁세력들을 거국적으로 결집시킬 범국민적인 방략을 구축하는 일 또한 필수적이다. 혁명만 급진적인 것이 아니다. 개혁도 충분히 급진적으로 과격하게 수행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급진적 개혁'만이 살 길

역사의 발전은 개혁 쪽에 있다. 진보는 진보(眞寶)다. 요컨대 진짜 보석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한편으로는 급진적 수구를 상징·대변하는 정치인 및 그 주변집단과의 단호한 결별을 서두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온건 기득권 세력을 통일된 개혁세력으로 묶어내는 통합작업을 줄기차게 벌여나가야 한다.

동시에 서로 다른 진영에 속해 있긴 하지만 원천적으로 합리적 개혁 지향성을 공유하고 있는 집단이 공존하고 있다면 이들을 과감히 결집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렇게 함으로써 개혁 추진세력의 저변을 확장해나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미 김영삼 때도, 국민 대다수가 누구의 편이었던가 하는 것은 개혁이 고조됐을 때 김영삼의 인기가 어떠했던가 하는 사실로 충분히 입증되고도 남는다. 그의 지지율이 역대 최고기록인 83%를 넘나들었다.

지금 우리의 정치권은 그 체질과 체제를 동시에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급박한 시점에 와 있다. 세대교체와 정계개편은 그를 위한, 아마도 가장 바람직한 방안의 하나가 될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정치문화의 가장 고질적인 질환은 권위주의와 지역주의와 온정주의라 할 수 있다. 능력 대신에 관록이, 이념 대신에 지방색이, 합리성 대신에 연줄이 우리의 정치세계를 주름잡고 있다는 말이다. 사사로운 집권전략을 추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이런 구태의연한 정치 행태를 근본적으로 청산하기 위해서 세대교체와 정계개편 등의 외과수술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정계개편은 정치세계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이기 때문에 그 의의와 파장은 실로 엄청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여당, 야당, 시민단체 및 노동운동권 등 재야세력을 통틀어 개혁적 지향성을 지니고 있는 정치집단들이 총 단합하는 국면을 상정해볼 수 있다.

개별 집단들의 인맥이라든가 성장배경 등의 차이로 인해 그리 손쉽게 이뤄지기는 힘들겠지만,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장기적 안목에서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 아닌가 여겨진다. 예컨대 거국내각 구성 역시 그 과정상의 한 중요한 방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혁명의 불가능성을 전제한다면 효율적인 방법은

'좌파'의 자세를 아우르며 과격하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영어 '래디칼'(radical)의 어원은 '뿌리채 파고든다'는 의미를 가진 '라딕스'라는 라틴어다. 이는 발본색원(拔本塞源)과도 일맥상통한다.
 '좌파'의 자세를 아우르며 과격하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영어 '래디칼'(radical)의 어원은 '뿌리채 파고든다'는 의미를 가진 '라딕스'라는 라틴어다. 이는 발본색원(拔本塞源)과도 일맥상통한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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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개혁 지향적 양심세력은 힘이 없고, 힘이 있는 세력은 양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우리가 처해 있는 당면 현실이니 어찌 하겠는가. 그러나 특히 국민복지 증진을 위해 전력을 경주할 때, 개혁세력에 대한 범국민적 지원이 굳건히 뒤따를 것임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는 개혁의 토대 확산뿐만 아니라, 개혁세력의 대동단결을 위한 확고한 기초작업으로 손색이 없다.

오늘날 이른바 '좌파'의 자세를 아우르며 과격하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영어 '래디칼'(radical)의 어원은 '뿌리채 파고든다'는 의미를 가진 '라딕스'라는 라틴어다. 말하자면 뿌리까지 파고들어 속속들이 따지고드는 단호한 태도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에게도 옛적부터 이러한 '급진적인' 정신이 전통처럼 살아 숨쉰다. 예컨대 발본색원(拔本塞源) 하는 정신이야말로 우리들의 고고한 자랑거리 아니었던가.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급진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혁명의 불가능성을 일단 전제한다면, 유일하게 효율적인 방략은 진보적 개혁밖에 없는 듯하다. 진보적 개혁이란 전래의 모순적인 가치체계를 그 가치체계가 허용하는 가장 과격한 수단에 호소함으로써 대중적·평화적으로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하지만 빠른 변화가 내습하는 시기에 마냥 멈칫거리기만 한다는 것은 낙오를 의미한다. 어쩌면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사자의 용기보다 뱀의 간지가 더욱 필요한 시대인지 모른다.

오늘날의 자본주의적 위기의 국제적인 확산에 미뤄볼 때, 머지않아 '좌파의 세계화'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 역시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 날 우리 사회의 적폐청산 작업은 역사발전과 진보의 리트머스 시험지로 작용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적폐청산은 발본색원을 기려오던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급진성향과도 잘 맞아떨어지는 속성을 지니고 있는 듯 여겨진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박호성씨는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입니다.



태그:#적폐청산, #개혁, #혁명, #보수,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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