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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주물공장에서 일해 온 노동자가 직업병인 '납중독' 판정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부산·경남지역 주물 작업에 대한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마산창원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아래 산추련)에 따르면, 정아무개(60)씨는 지난 9월 '납중독'으로 인한 직업병 유소견자 'D1' 판정을 받았다. 직업병은 '정상'(A)과 '관찰대상자'(C), '유소견자'(D)로 나뉘는데, 정씨는 직업병 확진을 받은 것이다.

정씨는 현재 밀양에 있는 ㅅ금속에서 일해 왔다. 이 업체는 부산 녹산공단에 있다가 올해 5월 밀양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정씨는 2002년 4월부터 이 공장에서 일했다.

그가 입사해 주로 해 온 일은 '주조 작업'으로, 동·납·주석·아연을 넣어 1350℃로 녹여 합금 후 틀에다 붓고 제품이 굳은 뒤 떼어내 갈아내는 사상작업까지 진행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몸에 이상이 왔다. 손톱에서 피가 나고 발톱에서 진물이 나면서 통증과 관절통, 어지러움, 구토 증상이 나타났다. 불면 증상도 있었던 그는 밥맛도 없어졌고, 결국에는 인지 능력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작업 중에 정신을 잃은 적도 있었다. 2016년 검진 과정에서는 납중독 수치가 몇 년 사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올해 9월 'D1' 판정을 받았다.

정씨는 판정 이후에도 계속 일했다. '산추련'은 "정씨는 D1 판정이 났음에도 불구하고 작업을 지속해 오다 의사가 회사에 항의전화하자 회사는 1주일 동안 작업배치 전환시키고 다시 주물 작업을 시켰다"고 했다.

정씨는 지난 11월 산추련과 녹산상담소를 통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요양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산추련은 "주물 작업은 피해 노동자를 포함하여 3명이 작업해 왔다. 함께 일해 오던 노동자들도 비슷한 증상을 느끼거나 검진결과상 수치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한 채 회사를 그만두거나 떠난 노동자들도 있었다"고 했다.

산추련은 "이번 사례는 중소공단 노동환경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부산경남지역 일대의 주물 작업 현황과 관리 실태를 확인하고 개선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산추련은 '부산울산경남 노동자 건강권대책위', '녹산노동자희망찾기'와 함께 노동자 납중독 발병에 대해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산업재해 관련 홍보물.
 산업재해 관련 홍보물.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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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납중독, #주물작업, #산업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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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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