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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감치 춥기도 춥고 눈도 제법 많이 오는 올겨울,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과 강릉에 꼭 올림픽 경기만 보러 갈 일은 아니다. 올림픽을 핑계 삼아 올림픽의 고장에 여행 가서 즐거운 추억을 쌓는 것도 꽤 의미 있는 일일 터. 먼저 겨울 내내 열리는 겨울 축제의 꽃, 평창 송어축제를 소개한다. - 기자 말

송어 맨손잡기 체험  반팔과 반바지만 입고 송어 맨손잡기에 참여해 잡은 송어를 들고 즐거워하는 중국인 관광객들
▲ 송어 맨손잡기 체험 반팔과 반바지만 입고 송어 맨손잡기에 참여해 잡은 송어를 들고 즐거워하는 중국인 관광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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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겨울 축제 하면 크게 눈꽃축제와 겨울 물고기축제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이들 중 찬물에서 사는 물고기를 테마로 열리는 축제는, 물고기 종류에 따라 송어축제, 산천어축제, 빙어축제 등으로 나누는데, 요즘은 송어축제가 가장 많다. 이 송어축제의 대명사라 할 축제는 올해로 11회를 맞은 평창 송어축제다.

평창 송어축제는 우리나라 겨울축제들 중 가장 오랫동안 열린다. 매년 겨울 중 평균 두 달 이상 축제가 계속된다. 올해는 12월 22일부터 2월 25일까지 열린다. 규모도 상당히 큰 편이어서 화천 산천어축제를 제외하면 축제장소가 이보다 더 다양하고 넓은 축제도 없다.

이 부분을 단순하게 볼 수 없는데, 축제를 오랜 기간 열면서도 장소가 넓다는 것은, 그 지역 주민들의 협조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만큼 협의와 화합이 잘 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역 축제도 준비 단계부터 축제 기간 운영, 마무리까지 모든 과정이 복잡한 조정과 배분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이익 집단의 의견이 충돌하거나 갈등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이에 대한 조정이 잘 이루어져야 원만하게 진행된다.

조정과 합의가 잘 안 되면 같은 지역에서 서로 다른 장소를 이용해 두 개 이상의 축제가 동시에 열리기도 한다. 이익 집단이 분리되는 것이다. 혹은 내부적 의견 충돌과 갈등 때문에 규모와 기간이 축소되기도 한다. 수익이 늘고 규모가 커질수록 내부적 문제와 갈등도 더 커진다.

평창 송어축제가 매년 가장 긴 기간 동안 별 무리 없이 잘 진행된 것은 내부적 합의와 주민들 간의 소통과 협조, 합리적인 운영의 결과일 것이다.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부디 지금까지처럼 잘 운영되기를 바란다.

평창 송어축제 얼음낚시터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얼음 구멍에 낚시를 넣고 송어를 낚고자 하는 사람들
▲ 평창 송어축제 얼음낚시터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얼음 구멍에 낚시를 넣고 송어를 낚고자 하는 사람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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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공식 이름은 '평창 송어축제'지만, 실제로는 진부면 소재지에서 진행된다. 이곳은 평균 해발 600~700m, 백두대간이 거쳐 가는 오대산에서 발원한 오대천이 남쪽으로 흐르는 좁은 골짜기에 자리 잡다 보니 겨울에 춥고 눈이 많이 내린다. 겨울 찬바람이 골짜기를 따라 수시로 세차게 불면 참기 힘들 정도의 한기가 쉴 새 없이 귀를 때린다. 오대천은 한강의 상류를 이루는 하천이지만, 진부 일대에서는 제법 폭 넓게 흐르는데, 이곳에 축제장이 만들어져 있다.

겨울 물고기축제가 수익 측면에서 유리한 것은, 넓은 낚시터를 운영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얼음판에 수없이 뚫어놓은 구멍마다 물고기를 잡으려는 수많은 사람들이 줄줄이 진을 치고 있는데, 멀리서 보면 바둑판 줄에 색색의 바둑돌을 빼곡히 올려놓은 것처럼 장관이다. 아마 이를 지켜보는 주최 측은 물고기를 잡아 올리는 사람들과는 다른 이유로 흐뭇할 테지만 말이다.

이미 국제적인 축제로 널리 알려진 화천 산천어축제의 경우 산천어라는 물고기의 희귀성까지 더해져 '산천어 낚시'가 중요한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이른바 '황금알을 낳는 얼음'인 셈이다. 더구나 그 싱싱한 물고기를 먹는 즐거움까지 더해지니 말이다.

송어낚시터의 동심  송어를 잡고자 얼음 구멍을 응시하는 꼬마
▲ 송어낚시터의 동심 송어를 잡고자 얼음 구멍을 응시하는 꼬마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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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송어를 양식한 고장이다. 지금도 가장 많은 양식장과 송어 음식점이 있다. 그러니 낚시터에도 송어가 충분히 공급된다. 낚시터는 2000명 수용. 중학생 이상 1인당 1만 3000원(초등학생은 1만 원)을 내고 입장해서 송어낚시를 즐길 수 있다.

좀 더 편하게 낚시할 수 있는 텐트낚시터(텐트 250동)가 따로 있는데, 사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예약해야 한다. 낚시터에서 송어는 몇 마리든 잡아도 되지만 반출은 1인당 2마리까지만 된다. 낚시대는 가져 와도 되고, 축제장에서 구입해도 된다.

송어낚시는 구멍에 낚싯줄을 넣고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여 주다가(가만히 있으면 절대 미끼를 물지 않는다) 미끼를 문 것 같은 반응이 오면 잡아채서 올려야 하는데, 보통 길이 30cm 이상 되는 물고기라 잡아 올릴 때의 '손맛'이 좋다.

그러나 낚시가 잘 안 되면 구멍에 머리를 들이대고 물 속에 송어가 있는지 살펴보거나 다른 구멍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이들도 부모를 따라 낚시하러 들어 오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얼음판 위를 걸어 다니거나 얼음으로 장난을 치는 게 더 즐거워 보인다(미취학 아동은 무료).

송어 맨손잡기 체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송어를 잡고 즐거워하는 참가자
▲ 송어 맨손잡기 체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송어를 잡고 즐거워하는 참가자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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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주최측은 송어낚시 이외에 여러 행사와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았다. 가장 즐거운 행사는 송어 맨손잡기. 반팔과 반바지만 입고 찬 물에 뛰어 들어가 물 속을 돌아다니는 물고기를 잡는 맨손잡기 체험은 어느 물고기 축제에서나 축제의 꽃으로 불리는 즐거운 체험 행사이다.

반팔과 반바지만 입은 채 추위에 벌벌 떨며 대기 중인 참여자들을 보며, 행사를 진행하는 아나운서는 흥을 돋우기 위해 목청껏 너스레를 떤다.

"자, 지금쯤 이 체험에 등을 떠민 아내와 아이들을 마음 속으로 욕하시는 분들, 차라리 사먹고 말지 이 고생을 왜 하나 후회하시는 분들, 이 모든 분들께 응원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시작!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물 속에 뛰어든 참가자들은 거의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물 속을 누비며 맨손으로 송어를 쫓아 잡아 올린다. 시간은 5분. 짧은 시간 같지만 물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다. 그 와중에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송어를 잡은 채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도 있다.

"빨리 찍어! 추워!"라고 소리를 지르면서 벌벌 떤다. 어떤 여성들은 처음에는 참가자들의 복장을 보며 불쌍하다는 듯 "어머~ 어떡해~" 하면서도 끝까지 지켜 보다가 나중에는 웃고 난리다. 그래서 이건 구경하는 사람이 더 즐거운 체험이다. 하루 2회,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진행한다.

평창 송어축제 눈썰매장  겨울축제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 있는 시설. 놀이시설 중에서 가장 먼저 개장한 시설이 눈썰매장이다.
▲ 평창 송어축제 눈썰매장 겨울축제 프로그램 중 가장 인기 있는 시설. 놀이시설 중에서 가장 먼저 개장한 시설이 눈썰매장이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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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겨울축제의 가장 중요한 손님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다. 대개 아이들의 겨울방학에 맞추어 축제가 진행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축제장에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시설들이 많다. 어느 축제에나 있는 눈썰매장은 가장 인기 있는 시설이며, 이외에 전통 썰매, 스케이트장, 범퍼카, 스노우래프팅, 봅슬레이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다. 축제 시작날인 12월 22일 현장을 방문했을 때는 아직 놀이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았으나, 최소한 1월에는 모두 운영을 시작할 거라 한다.

송어축제의 또 다른 즐거움은 송어요리다. 먹거리촌에는 현장에서 잡은 송어를 즉석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현장에서 송어를 구입해서 조리할 수도 있다), 회센터에 들어가면 송어회와 송어구이, 송어튀김, 송어탕수, 송어매운탕 등의 다양한 음식을 주문해 먹을 수 있다. 신선한 주황색 살이 쫄깃하게 씹히는 송어회도 좋고, 고소한 맛의 송어구이와 얼큰하며 구수한 송어매운탕도 좋다. 굳이 추운 데서 힘겹게 낚시하는 수고(?)를 하지 않으려는 실속파들은 편하게 종류별로 즐기면 된다.
회센터의 송어회 회센터에서는 송어회, 송어구이, 송어튀김, 송어매운탕 등 다양한 요리를 판다. 사진은 콩가루가 들어가 고소한 비빔야채와 함께 즐기는 송어회
▲ 회센터의 송어회 회센터에서는 송어회, 송어구이, 송어튀김, 송어매운탕 등 다양한 요리를 판다. 사진은 콩가루가 들어가 고소한 비빔야채와 함께 즐기는 송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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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가 펼쳐지는 평창군 진부(珍富), 깊은 산골 동네에 붙은 이름치고는 상당히 의미심장하다. 옆 동네 횡계와 근처의 봉평이 스키장과 대형 리조트, 혹은 펜션단지가 들어서며 유명 관광지로 성장하는데도 큰 변화 없이 옛 동네의 원형을 유지해 온 곳. 이름 그대로 보배와 부가 넘치는 고장이 될 것인가.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이름값이 높아지며 지역 고유의 특성과 청정하고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상업성이 조화를 이룬 고장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부림식당 산채정식  20여 종 이상의 산채와 반찬이 한 상 가득한 부림식당 산채정식
▲ 부림식당 산채정식 20여 종 이상의 산채와 반찬이 한 상 가득한 부림식당 산채정식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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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정보
주소: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경강로 3562 (평창송어축제위원회)
문의: 033-5336-4000, 홈페이지는 www.festival700.or.kr
축제 기간은 2017. 12. 22~2018. 02. 25
얼음낚시와 맨손송어잡기, 실내 어린이낚시 체험 등은 현장 발권이며, 텐트낚시는 온라인 사전 예매임.
주차는 500대 이상 가능. 오대천 도로변에 주차해도 된다.

* 가는 길
자가용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나와 직진, 우회전 한 후 오대천을 따라 가면 행사장에 닿는다. 진부IC 기준 3~5분 소요.

* 대중교통
KTX 경강선 진부역(오대산역)에서 하차. 진부까지 셔틀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면 되는데, 하천을 따라 20분~30분 정도 걸어가도 된다. 
서울 동서울터미널, 원주 등에서 진부 경유 강릉(혹은 속초) 행 시외버스를 이용, 진부에서 하차 후 하천을 따라 5분 여 걸어가면 행사장에 도착한다.
진부 버스터미널 033-335-6963

* 맛집
송어 이외의 요리로 진부에서 유명한 것은 산채정식이다.
진부면 소재지 내의 부림식당(033-335-7576)과 부일식당(033-335-7232)이 잘 알려져 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강원도 산채가 푸짐한 한상을 받을 수 있다. 방아다리 약수 가는 길 성주식당(033-335-2063)의 곤드레밥도 괜찮다.

* 숙박
진부면 내에는 서림호텔(033-333-6657)과 알프스모텔(033-335-4458), 진부IC 앞에 하이야트모텔(033-336-5100) 등이 있는 정도이므로, 펜션을 이용하려면 주변 지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푸른하늘펜션 (033-336-3488, http://penthouse700.co.kr/)
은빛여울펜션 (010-9570-2454, www.silverriverr.com)
시실리펜션 (033-336-1612, www.sisill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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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여행작가, 문화유산 답사 전문가. 개인 저서 6권. 공저 다수. 여행을 삶의 전부로 삼아 나그네의 길을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