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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존재는 늘 아이로 대체됩니다. 아이를 품은 '엄마'가 아닌, '미래'를 위해 자리를 양보하라는 대중교통 임산부석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결혼과 출산을 거치면서 자신의 이름은 사라진 채 누구누구의 엄마로 살아가는 엄마들. [주간애미]는 '애 말고 엄마'들을 위한 콘텐츠를 지향합니다. [편집자말]
"놀이가 인생을 구해준다는 말은 과장된 것이 아니다. 놀이는 내 인생을 구원했다. 놀이가 없는 인생은 생존에 꼭 필요한 일들을 중심으로 지루하게 돌아가는 기계와 유사하다."

놀이 연구의 선구자인 심리학자 스튜어트 브라운이 한 말이다. 미국놀이연구소를 설립한 그는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 놀이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쳐 유명해졌다. 남녀노소 누구나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누리려면 여가생활을 누려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은 엄마에게 놀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10명 중 8명의 엄마는 가사 등을 주도하느라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내기조차 힘들다(2016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엄마들에게 '시간 없는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곤 하는 이유다. 오죽하면 미국의 한 워킹맘이 <타임푸어>라는 책도 내지 않았나.

아이가 어리거나 보육을 부탁할 곳이 없는 엄마에게 여가란 두 글자는 사치이자 이룰 수 없는 꿈이나 다름없다. 전업맘은 아이가 눈 뜬 아침부터 아이가 잠드는 밤까지 퇴근 없이 육아와 가사를 전담해야 하고, 워킹맘은 일과 육아라는 두 축으로 잘게 쪼개진 삶을 사느라 정신이 없다. 엄마 사람은 놀이로 구원받을 수 없는 걸까.

그래서 <오마이뉴스>가 준비했다. 매주 일정한 시간을 통으로 내지 않아도, 정신없이 돌아가는 하루의 틈새를 이용해 놀 방법을 찾아봤다. 외국어, 악기연주, 미술, 공예, 요리, 꽃꽂이 등 취미로 분류되는 활동 대부분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다. 워킹맘도, 신생아 엄마도 가능하다. 바쁜 엄마들을 위한 '짬짬이 놀이'를 소개한다.

[원데이클래스] 하루에 즐기는 취미생활... 고르는 재미가 쏠쏠

 원데이클래스에서 진행한 드립커피 수업
 원데이클래스에서 진행한 드립커피 수업
ⓒ 이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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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걸 좋아하는 엄마들에게는 원데이클래스를 추천한다. 말 그대로 '일일 강습 교실'이다. 최소 한 달부터 최대 몇 개월간 진행되는 강습과 달리, 딱 몇 시간 동안 체험해보는 방식이다. 정기적으로 일정 시간을 내기 어려운 현대인들이 늘면서 원데이클래스도 다양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수업 종류는 가지각색이다. 최근에는 마카롱·스콘·케이크 만들기, 플라워·나무·가죽공예, 프랑스 자수, 향수 만들기, 드로잉, 커피 클래스 등이 인기가 많다. 포털사이트에서 지역명을 넣어 원하는 수업을 검색하면 강좌를 진행 중인 곳들이 나온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문화센터에서도 다양한 원데이클래스를 개설한다.

원데이클래스는 시간이 날 때마다 매번 새로운 취미활동을 선택해 체험해볼 수 있고, 전문가와 함께 만든 결과물을 가지고 돌아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강좌를 여는 쪽에서 재료도 다 준비하기 때문에 몸만 가면 된다. 강좌는 대체로 2~3시간 진행되며, 평일 낮과 저녁, 주말 등 다양한 시간대에 맞춰 강좌가 열려 있다. 수강료는 평균 3~5만 원 선이다.

직장인 이아무개씨는 "쉬는 날에 맞춰 매번 다른 원데이클래스를 예약해 수강해오고 있다"라며 "일이 늦게 끝날 때도 있어 몇 달 동안 학원 다니는 건 부담스러운데, 원데이클래스를 원하는 날짜에 골라 들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이씨가 지금까지 들은 원데이클래스는 전각공예, 지우개스탬프 만들기, 베이킹, 커피 클래스, 라틴댄스, 원목트레이 만들기 등이다.

이씨는 "굳이 강의를 듣지 않아도 원하는 제품을 살 수 있지만, 직접 만들어볼 수 있어 의미가 더 특별한 것 같다"라며 "만드는 법도 배우고 결과물도 곧바로 얻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라고 덧붙였다.

[점심레슨] 직장 식사시간 활용해 운동·악기연주

 피아노 연주 중인 윤아무개씨 모습
 피아노 연주 중인 윤아무개씨 모습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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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육아만으로도 벅찬 워킹맘이라면 점심레슨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출근-일-퇴근-육아'가 일상인 워킹맘에게는 그나마 자유로운 시간이 점심시간뿐이기 때문이다. 보통 직장 점심시간이 1시간 정도이기 때문에 식사시간을 줄이면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점심레슨으로는 직장 인근에 있는 헬스클럽, 필라테스, 요가 등의 운동이나 피아노, 바이올린 등의 악기 연주, 꽃꽂이가 있다. 방송국과 IT 기업이 밀집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일대에는 점심레슨을 하는 헬스클럽이나 학원들이 적지 않다. 한 헬스클럽의 점심 요가 강의는 매번 사람이 꽉 차서 팔을 양쪽으로 펴기도 힘들 정도라고.

워킹맘 윤아무개씨는 일주일에 한 번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 음악학원에서 피아노를 친다. 30~40분 동안 연주한 뒤 점심을 먹고 회사로 돌아온다.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치다가 대학 진학 후부터 건반에서 손을 놓은 그는 아이를 가지고서부터 다시 연주를 시작했다. 임신했을 때는 태교용이었다면, 출산 후에는 육아 우울증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놀이가 됐다. 육아휴직 기간에는 주말마다 서너 시간 쉬지 않고 쳤는데, 조금도 지치지 않을 정도로 피아노 연주는 그에게 즐거운 취미생활이었다.

복직 후에는 주말에도 따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졌다. 평일 내내 부모와 떨어져 지낸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피아노 치는 시간이 간절했던 그는 회사 근처 음악학원을 알아봤다. 마침 한 군데 있었다.

윤씨는 "일하면서부터는 도저히 여유 있는 시간을 찾을 수 없어 점심 때라도 피아노를 치게 됐다"라며 "그렇게라도 해서 30분 넘게 연주하면 확실히 몸과 마음이 덜 힘들다, 일주일에 한 번만 가는 거라서 크게 부담도 없다"라고 전했다.

[취미배달] 한 달에 한 번, 새로운 취미가 집으로

 하비인더박스 정기배송 내용
 하비인더박스 정기배송 내용
ⓒ 하비인더박스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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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독박육아' 하느라 원데이클래스와 점심레슨도 어려운 엄마들을 위한 놀이법도 있다. 이른바 '취미배달' 서비스다. 매달 새로운 취미를 집으로 보내주는 방식이다. 재료부터 설명서까지 싹 다 내 방으로 온다. 대문 밖으로 한 발짝 나가지 않아도 할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하비인더박스'다. 일정 개월만큼 정기배송을 신청하고 결제하면 달마다 취미활동을 위한 제품을 배송해준다. 업체 자체적으로 한 달에 한 번 새로운 취미를 정해서 배달하기 때문에 '무엇을 배워볼까', '재료는 어디서 구해야 하나' 등의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핸드위빙(직물짜기), 캘리그라피, 나무공예, 디퓨저 만들기, 꽃꽂이 등 종류도 다양하다. 재료와 설명서뿐만 아니라 제작법을 담은 동영상도 제공하기 때문에 원데이클래스에서 진행하는 취미활동도 얼마든지 집에서 시도해볼 수 있다. 정기배송이 부담스럽다면 단품으로 구매해도 된다. 정기배송은 1개월에 3만 9900원, 단품은 1만 원~3만 원대다. 

경기도 의왕에 사는 홍희진(32)씨는 "혼자 아기를 보면 취미활동하러 잠시 짬을 내 어딘가 가는 것 자체가 어렵다"라며 "독박육아하는 엄마들에게는 집에서 하는 취미 활동이 그나마 답인 것 같다, 아기가 잘 때 이것저것 만들다 보면 성취감도 생기고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학습지] 10분~20분 자투리 시간만 투자해도 외국어 공부 가능

 구몬 중국어 학습지
 구몬 중국어 학습지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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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를 공부하고 싶지만 시간이 없는 엄마들에게는 학습지를 추천한다. 어렸을 때 다들 한 번쯤 풀어 본 그 학습지다. 나이 제한이 없기 때문에 성인도 영어, 일본어, 중국어, 한자 등 원하는 과목을 월 3만 원대에 공부할 수 있다.

학습지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공부할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다. 매주 본인이 정한 학습량만큼만 문제지를 받는데, 보통 하루 10~15분 정도만 투자할 수 있는 분량으로 맞춰진다. 눈에 보이는 양이 적으니 학습 부담도 적다. 어린아이를 둔 엄마라면 아이가 잠들었을 때 조용히 앉아서 풀기 좋다. 학습지 매수가 적어서 휴대하기도 편하다.

기자는 2016년 10월부터 학습지로 일본어를 공부해왔다. 대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일본에 다녀온 후 JLPT N1 자격을 얻었지만 취업 후 일본어를 활용하지 않았고, 자격증 유효기간도 지났다. 그동안 공부한 게 아까워서 다시 일본어를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지만 아이를 키우고 있어 시간을 따로 내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선택한 게 학습지다. 난이도가 초급부터 고급까지 세분돼 있어 실력에 맞게 공부할 수 있는 데다가, 하루 5장씩만 풀면 되는 게 마음에 들었다. 육아휴직 기간에는 아이가 잠든 밤, 복직 후에는 퇴근 전 시간을 내 공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어로 과목을 바꿨다.

구몬학습 관계자는 "최근 자기계발 차원에서 문제지를 푸는 성인 회원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라며 "엄마들도 예전에는 아이들 학습지만 챙겨주기 바빴는데 요즘에는 외국어 위주로 직접 학습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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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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