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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2일 오전 5시 45분]

제주도 서귀포시의 한 사립 고등학교 3학년 K군은 지난 5월 이후 학교에서 끔찍한 일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옆 반 친구 3명이 교실에서 그 반 담임인 H교사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을 확인한 것.

당시 H교사는 담임을 맡고 있는 학생 3명이 전날 야간 자율학습을 11시까지 참석하지 않고 밤 10시에 일찍(?) 마쳤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몽둥이로 허벅지와 다리를 때렸다. K군은 아이들이 맞은 자국을 확인하고 친구들의 바지를 걷어 주변 다른선생님에게 상처를 보여줬다. 그러자 H교사는 K군을 발로 걷어찼다. H교사의 폭행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이xx, 니가 뭔데 간섭해? 어디 교육청에 고발해봐!!"라며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K군을 몰아붙였다.'

K군은 교사로부터 받은 공포와 모멸감에 잠을 이루지 못하다, 국가에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결국 인터넷을 이용해 '국민신문고'에 당시 일어난 일들을 제보한 것.

정부는 '국민신문고'에 올라온 진정 내용을 확인하고 제주도교육청에 조치를 취할 것을 권했고, 교육청은 진상조사를 위해 학교를 방문했다.

교육청의 지시로 학교는 피해 학생들과 부모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그리고 제주도교육청에 학교가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교육청 담당 장학관은 <서귀포신문>과의 통화에서 "학교의 공문을 접수하고 이런 일련의 처리 과정을 진정인인 K군에 전달했다"며 "학교의 약속대로 이행되지 않으면 교육청에 연락하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H교사의 폭력사건은 이렇게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런데 K군과 어머니의 말에 따르면 해당 교사는 이후로 기회 있을 때마다 K군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었다. 다른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엄마가 학교에 들락거리니 학교가 제 것인줄 안다"라든가 "내가 아이들에게 한 마디 했다고 또 교육청에 고발할거냐"는 식으로 말하며 자존감을 떨어뜨렸다는 것.

이와 관련해 학교 담당자는 <서귀포신문>과의 통화에서 "5월에 폭행사건이 일어난 것은 사실이고 학교는 해당교사에 '경고'라는 징계를 내렸다. 다만 제보학생에 대해서는 비밀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는 학생이 누군지 모르는 것으로 하자고 교사들에게 교육시켰다"고 말했다.

결국 K군과 어머니는 당국에 다시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일단 교육감 면담을 신청해 학생의 피해상황을 설명하고 교육청의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교육청의 조처가 미흡하면 사범당국에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K군의 어머니는 "교육감이 취임하면서 한 학생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고, 학교폭력이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제보 이후 교육청의 처신이 너무 소극적이고 무책임했다"고 항변한다.

한편, 제주도교육청은 21일에 H교사의 언어적 폭력과 관련해 해당학교에 장학사를 파견해 조사한다. 그리고 최대한 빨리 K학생과 교육감의 면담일정을 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그:#학교폭력, #제주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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