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과 함께> 관련 사진

영화 <신과 함께>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아래 <신과 함께>)은 연말 특수를 노린 한국 영화 빅3 중 하나다. <강철비> <1987>과 가장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신파적 요소와 교훈적 메시지가 담겨가족이나 연인 등 가까운 사람들과 편한 마음으로 보기 좋다는 것.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사후 세계를 주 배경으로 한 만큼 컴퓨터그래픽과 여러 특수효과에 공을 들였다. 49일간 7개의 재판을 모두 통과해야 하는 주인공 김자홍(차태현)이 중심인 만큼 그를 둘러싼 각종 재판을 시각적으로 구현하는 게 <신과 함께>의 주요 과제였다.

겉으로 드러난 메시지

 영화 <신과 함께> 관련 사진

영화 <신과 함께> 는 자홍이 사망한 순간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10년 넘게 소방관으로 일하며 많은 생명을 구한 김자홍은 저승에서 온 세 명의 차사들에게 귀인 대접을 받으며 여정을 시작한다. 강림(하정우), 해원맥(주지훈), 덕춘(김향기) 등의 차사는 자홍을 변호하며 7개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하면 자신들 역시 원하는 모습으로 환생할 수 있다. 영화는 제한된 시간 내에 자신들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주요 캐릭터들의 열망을 동력 삼아 이야기를 끌어간다.

소재에서 예상할 수 있듯 <신과 함께>는 관객에게 삶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나태, 불의, 거짓, 배신, 천륜 등 각 재판정의 주제에 맞게 자홍이 심판받을 때 관객들 역시 자신의 상황과 지나온 길을 돌아볼 법하다. 이를 노린 듯 영화 역시 가족과 이웃에게 고의든 무심코든 잘못을 저지른 것을 친절하게 짚으며 자홍의 삶을 반추해간다. 

직설적 메시지가 일부 관객에겐 거북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하지만 원작이 갖고 있는 탄탄한 스토리 라인과 캐릭터들의 매력이 이런 위험을 상쇄한다. 책임감 넘치는 강림과 다소 냉소적인 해원맥, 해맑은 덕춘의 캐릭터들은 저마다 장점을 십분 발휘해 관객들로 하여금 충분히 이야기에 몰입하게 한다.

하지만 이미 지난 언론 시사회 등에서 지적받은 대로 <신과 함께>는 원작에 대한 충실도 면에서 큰 아쉬움을 남긴다. 저승, 이승, 신화 편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눠진 원작을 두 편의 시리즈물로 각색하면서 원작 속 주요 인물들의 특징이 한 인물에 모두 담기거나 이들의 과거 이야기들이 거세된 면이 많다. 이 때문에 원작 팬들이나 원작의 이름을 믿고 이 영화를 보려는 관객들 입장에선 실망할 여지가 있다.

이를 인지한 듯 김용화 감독과 배우들은 "원작과 비교하며 보기 보단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 봐 달라"고 당부했지만 스테디셀러로 이미 많은 독자를 확보한 원작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후 나올 2편에 등장인물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연이 담겼다고 하니 기다려 보자.

 영화 <신과 함께> 관련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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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정재가 영화 <신과 함께> 에서 염라 대왕으로 분한다. ⓒ 롯데엔터테인먼트


뜸들임

그런 비교 가능성을 제외하고 영화만 놓고 본다면 이를 준비한 여러 영화인들의 노고를 느낄 수 있다. 물론 교훈적이고 단선적인 메시지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에겐 매력이 반감되겠지만 약 6년 간 준비한 이 작품이 이룩한 성과는 인정받아 마땅하다. 이미 <미스터 고>(2013) 등으로 특수효과 영화에 도전장을 낸 덱스터 스튜디오가 와신상담했다. 그런 면에서 <신과 함께>는 한국형 SF 판타지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각 재판관으로 등장하는 익숙한 배우들의 깜짝 출연은 이러한 오락영화를 즐기는 관객을 위한 선물처럼 다가온다. 염라대왕 이정재, 나태지옥 재판관 김해숙, 거짓지옥 재판관 김수안, 배신지옥 재판관 김하늘 등을 비롯해 판관 오달수와 임원희 콤비는 이 영화의 매력을 더하는 포인트로 작용한다. 자홍의 동생으로 분한 배우 김동욱의 후반부 눈물 연기는 십중팔구 관객들의 눈물샘을 강하게 자극할 것이다.

여러 약점이 있지만 미덕도 분명하다. 부담 없이 두 시간을 극장에서 보내고 싶은 관객 입장에선 피할 이유가 없는 작품.

한 줄 평 : 가족오락영화의 여러 미덕을 두루 갖췄다
평점 : ★★★(3/5)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 관련 정보

감독: 김용화
출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김동욱, 오달수, 임원희,
도경수, 이준혁, 장광, 정해균, 김수안
특별출연: 이정재, 김해숙, 이경영, 김하늘
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 ㈜덱스터스튜디오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덱스터스튜디오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크랭크인: 2016년 5월 26일
크랭크업: 2017년 3월 22일
러닝타임: 139분
상영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17년 12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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