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16억원을 들여 지난 2008년 송도국제도시 진입로에 설치한 송도, 청라, 영종지구 상징 대형 조형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16억원을 들여 지난 2008년 송도국제도시 진입로에 설치한 송도, 청라, 영종지구 상징 대형 조형물.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인천시가 사업비 16억원을 들여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1교 입구에 설치한 '전광판 탑(ING Tower)'이 결국 철거된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을 홍보할 목적으로 세웠는데 잦은 고장으로 흉물로 방치되자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세금 낭비의 전형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시는 지난 2008년 11월 '2009년 인천 세계도시축전'을 앞두고 인천경제자유구역을 홍보하겠다는 명분으로 인천도시철도 1호선 동막역에서 송도지구로 진입하는 송도1교 입구에 LED 전광판을 탑재한 폭 2.7m, 높이 17m 규모의 조형물 3개를 설치했다.

시는 이 조형물 3개가 각각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ㆍ청라ㆍ영종지구를 의미하고, 역사다리 꼴 형태의 탑 모양은 광개토대왕비를 상징하며, LED전구가 뿜는 빛은 뻗어나가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을 표현했다고 했다.

하지만 고장이 잦아 전광판 가동과 중단이 반복됐다. 또한 전기세만 한 달에 무려 120만원 소요돼 '세금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받기 시작하더니, 준공 2년 만인 2010년 12월엔 전광판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비판에도 불구하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단순 조형물로 활용'한다며 7년여를 끌다가 지난 8월 정밀점검 때 위험시설물로 판정됨에 따라 2800만원을 들여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송도1교 전광판 탑의 고장이 반복되자, 시 감사관실은 지난 2009년 감사를 벌였고, 감사에서 관련 공무원들의 비위가 드러나자, 징계를 요구했다. 하지만 처분은 솜방망이에 그쳤다. 이번 철거로 마무리되는 만큼, 문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당시 담당팀장 A씨를 비롯한 관련 공무원 3명은 4억 1300만원이 들어간 조형물의 LED 소자가 당초 일본 제품에서 국산 제품으로 변경되는 서류를 받고도 고의로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류엔 일본산 LED 소자 제품으로 해놓고 실제로는 저렴한 국산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세금 약 1억 3800만원을 날렸다. 또한 한국전력의 전기공사가 지연된다는 것을 이유로 공사를 중지시켜 설계에 없던 1000여만원 상당의 도로안내 표지판 설치를 업체에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시 감사관실은 A씨 등에 대해 경징계와 훈계 처분을 요구했다. 게다가 시 인사위원회는 이들에게 상훈이 있고 성실하다는 이유로 징계를 내리지 않거나 경감 조치했다. 부실 납품한 업체 또한 아무런 제재 조치를 받지 않았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철거는 부실 제품을 납품했다는 것이고, 이는 사실상 계약조건 위반에 해당한다. 하지만 업체는 그후 관급 공사 입찰에 어떤 제한도 받지 않았다"며 "철거비용은 납품한 업체가 부담해야 하고, 관급 공사 입찰에 페널티를 부과해야한다. 시는 또한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하고, 16억원에 대한 구상권을 업체에 청구해야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천경제청,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1교 전광판탑, #인천시, #인천평화복지연대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