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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찾아 온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왼쪽)가 13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우 원내대표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 남소연
김성태 : "선수들끼리 잘 싸워야지."
우원식 : "투사는 투사로 맞서겠다."

첫날부터 신경전이 이어졌다. 양쪽 다 웃고 있었지만 한 쪽이 "투사"라고 하자 다른 쪽은 "나도 투사"라고 받았다.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하는 자리였다.

전초전 "우리, 친구잖아"

시작은 순조로웠다. 오전 9시 53분, 민주당 원내대표실에 김성태 원내대표 등장.

김성태 : (악수하며)"우리 원래 친구인데...흐흐흐"
우원식 : "저랑 참 인연이 깊어요. 프로필을 살펴보니까 '특기'란에 '분쟁 조정'이라고 돼있는데 그것도 저랑 똑같아요. 노동,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들 특기가 분쟁 조정이니까 좋은 파트너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연구를 많이 해왔죠"라던 우원식 원내대표의 이날 넥타이는 어느새 자유한국당의 상징이 된 붉은색 계통이었다. 옆에 있던 같은 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 강훈식 원내대변인이 나란히 푸른색 계열의 넥타이 차림이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

1차전 "우리도 희생은 각오합니다만..."?

그렇게 덕담과 환담이 오간 뒤 슬슬 시작되는 신경전. 오전 10시 4분께, 우원식 원내대표의 축하인사가 끝난 뒤 김성태 원내대표가 화답할 차례였다.

"박근혜, MB 정권에서도 정권 초기에 정치 보복으로 이렇게 많은 시간을 낭비한 적이 없어요. 우리도 희생은 각오합니다만은... 보복은 하지 말라는 말씀 드립니다."

역시 당내 정치보복특별위원회 위원장다운 말이었다. 최근 검찰 수사망에 오른 최경환·원유철 의원 등에 대한 항의이기도 했다. 발언 초반 "평소 존경하는 우원식 원내대표님", "허물없는 친구 사이고, 또 선배이시고 하니 많이 봐주시라"면서 우 원내대표의 손을 덥석 잡는 등 친밀감을 표시하는 듯 했던 김 원내대표는 결국 "한 마디만 더 붙이면..."이라면서 이같이 쏟아냈다.

"문재인 정권의 독단과 전횡, 포퓰리즘 정책과 정치보복에 맞서는 강력한 제 1야당으로서..."

우 원내대표에게서 손을 뗀 김 원내대표가 슬쩍슬쩍 상대방을 겻눈질하며 발언을 끝마쳤다.
우원식 만난 김성태 '잘해봅시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왼쪽)가 13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우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2차전 아니 연장전 "국민의당과 계속 손잡으면 끝장나!"

약간의 신경전은 있었지만 이날 예방 행사는 '축하'와 '감사'를 주고 받으며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함진규 한국당 신임 정책위의장과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의 상견례까지 이어지면서 이대로 행사가 종료되나 싶던 찰나, 오전 10시 10분께.

"제가, 제가 한 말씀만 더 드립니다. 우리 우원식 원내대표님..."

이대로는 뭔가 아쉬웠던지 갑자기 마이크를 켜는 김성태 원내대표, 우 원내대표의 시선을 외면한 채.

"손쉽게 잡을 수 있는 국민의당과 계속 거래하면 앞으로 여야 관계 끝장나리라는 말씀 분명히 드립니다. 힘들고 어려워도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여러분의 파트너이고, 뭐 파트너하기 싫으면 국민의당이랑 계속 하시고..."
김동철 찾아 온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성태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13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김동철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지난 예산안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이 한국당을 '패싱'한 채 국민의당 의원들의 지역 예산을 챙겨주고 공수처법 처리, 선거구제 개편의 동의를 구하는 등 "밀실 거래"를 했다는 게 김성태 원내대표 주장의 요지였다.

하하하, 웃어 넘기던 우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나기가 무섭게 "밀실 야합은 사실 아니고요"라며 반격에 나섰다. 다시 불붙는 막판 기싸움.

"선거구제 개편 등은 그 동안 천번, 만번 대화를 나눈 거니까 '밀실'은 오해이신 것 같고... 아니, 자유한국당이랑 얘기해서 뭐가 되면 우리도 그렇게 (패싱)할 일이 없어요. 자유한국당이랑 얘기해도 아무것도 안 되니까. 흐흐."

우 원내대표의 푸념 아닌 푸념에 김 원내대표와 함 정책위의장 쪽에서도 결국 웃음이 터졌다. 풀어지는 긴장감. 오전 10시 13분께, 집권 여당과 제1야당 원내 사령탑의 첫 번째 대결은 그렇게 끝났다.

태그:#김성태, #우원식,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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