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비정상회담>

JTBC <비정상회담> ⓒ JTBC


'국경 없는 청년회' JTBC <비정상회담>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비정상회담은 지난 4일 방송을 끝으로 3개월간 재정비 시간을 갖는다. JTBC 측은 지난 11일부터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편성돼 불가피하게 비정상회담을 종영한다고 밝혔다. '굿바이'가 아닌, 오는 3월 '시즌2'로 시청자들과 다시 만난다.

<비정상회담>은 G11개국 청년들이 골방에 모여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벌이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주거와 취업 등 사회 고민부터 유럽 테러, 세계지진 등 굵직한 사건에 초점을 맞추기도 했다.

'원년 멤버' 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를 비롯해 기욤 패트리(캐나다), 마크 테토, 타일러 라쉬(이상 미국), 다니엘 린데만(독일), 오헬리엉(프랑스), 크리스티안 부르고스(멕시코) 일리야(러시아) 등 많은 외국인이 과감한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예능과 시사,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독일 대표 다니엘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취지의 발언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린데만은 지난 2014년 방송된 비정상회담에서 "한국 사람들 몇몇이 '히틀러가 멋있다'는 말을 한다."며 "단언컨대 히틀러는 절대 멋있는 사람이 아니다. 어떤 면에서도 미화해선 안 된다. 그는 정말 악마였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5일 방영한 JTBC <비정상회담> 한 장면. 단순히 한국과 일본의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사적 관점에서 여러 나라의 역사를 아우르는 시간이었다.

지난 2016년 8월 15일 방영한 JTBC <비정상회담> 한 장면. 단순히 한국과 일본의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사적 관점에서 여러 나라의 역사를 아우르는 시간이었다. ⓒ JTBC


그런가 하면 일본 대표 오오기는 일본의 역사 교육 실태에 대해서 언급했다. 그는 "(일본의 공교육에서) 국사는 선택, 세계사는 필수다"라며 "난징 대학살에 대해 배운 적 있는데 사건 명칭만 배우는 수준이다. '그런 사건이 있었다' 정도로만 배우고 넘어간다. 자세히 배우지 않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너무 모른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르웨이 대표 니콜라이는 자국이 살기 좋은 나라 1위로 뽑힌 비결에 대해 "세금을 많이 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르웨이의 빅맥지수가 1만 3000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면서 "세금이 포함돼서 그렇다. 그 세금으로 복지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교까지 무상교육을 받는다. 병원도 무상 시스템이다. 당연히 암치료도 무료다. 노르웨이에서는 인생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돈에 대한 욕망, 좋은 학교, 부모 부양 문제 등에서 자유롭다"고 전했다.

이처럼 G11개국 청년단은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자랐다. 각국 시스템의 장단점을 공유하며 국경 없는 통합된 '어우러진 세계'를 향해 달려왔다. 

비정상회담 시즌2에 대한 기대와 우려

비정상회담 시즌2에선 어떤 색깔을 입힐지 관심이 쏠린다. 민감한 사안에 대한 논쟁일지, 방송판 '먼나라 이웃나라'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초창기 격론을 그리워 하는 팬들도 많다. 한국어 문법 구사력이 뛰어난 타일러 중심으로 격론을 펼쳤다. 논쟁을 좋아한 '싸움닭' 줄리안과 에네스 카야, 분위기 메이커 샘 오취리, 중화사상을 설파한 장위안 등 개성강한 멤버들이 토론의 맛을 살렸다. 

예민한 주제에 대해서도 다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출연자가 악플에 노출돼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과감한 발언이 뜸해지고 논쟁보다 순응을 택했다. '글로벌 진중권들'(?)은 캐릭터가 옅어지면서 토론의 깊이가 얕아지기도 했다.

비정상회담이 초창기로 돌아오려면 선행될 조건이 있다. 시청자들이 각국 대표의 발언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비정상회담은 <미녀들의 수다(아래 미수다)>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KBS 2TV 미수다는 글로벌 토크쇼의 원조다. 미수다 시즌1은 2006년부터 2009년(총 158부작)까지 방송됐다. 명절 파일럿으로 시작해 정규 편성되며 평균 시청률 10%대를 유지했다. 국내 거주 외국 여성들과 함께 한국생활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식상함이 묻어났다. 반복된 주제, 연애, 그리고 '한국 최고'를 연발했다.

악플이 무서웠던 외국인들은 틀에 박힌 발언을 주로 했다. 미수다 제작진은 초창기 시청자 게시판을 열어 쌍방향 소통을 했다. 시청자 의견을 수렴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하지만 출연진에 대한 인신공격이 이어지면서 시청자 게시판을 닫아야 했다.

비정상회담 시즌2에선 너그러워져야 한다.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평가'는 적나라해야 한다. 그 속에서 해결점을 찾고 오해를 푸는 그림이 자연스럽다.   

비정상회담 멤버 '연령대+여성 비중' 높인다면?

비정상회담은 '국경 없는 청년회' 틀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외국도 세대 간 갈등이 있다. 중장년 외국인 멤버가 가세하면 토론이 더욱 풍성해질 수 있다. 여성 멤버 비율을 높인다면 다양한 시각도 엿볼 수 있다. 매주 소재 찾기에 골몰하는 작가의 일도 수월해지지 않을까. 폭넓은 주제 선택이 가능하다.

비정상회담은 외국인 예능의 새 기준을 제시했다. 그동안 눈요기에 불과했던 외국 방송인은 비정상회담에서 뚜렷한 캐릭터로 어필했다. 탄탄한 한국어 실력과 주관으로 격론을 펼쳤다. 제3자의 시선에서 본 한국, 예능이기에 가능한 각국 정상에 대한 냉정한 평가, 유럽의 치부(영토 전쟁, 문화재 약탈), 뿌리 깊은 인종차별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뤘다.  

비정상회담 시즌2에선 어떤 모습을 보일까. 더욱 진화된 모습으로 돌아오리라는 전망이 가득하다. 내년 3월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JTBC <비정상회담>

JTBC <비정상회담> ⓒ JTBC



비정상회담 시즌1 종영 비정상회담 시즌2 방송일시 미녀들의 수다 다니엘 린데만 히틀러 발언 비정상회담 오오기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