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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1년 홍준표 당시 광주지검 강력부 검사에 의해 조직폭력단 '국제PJ파 두목'으로 기소됐던 여운환씨가 입을 열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이틀간 총 7시간에 걸쳐 자신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이에 있었던 '사나웠던 운명'을 숨가쁘게 털어놨다. <오마이뉴스>는 18회에 걸쳐 그 '사나웠던 운명의 증언'을 풀 스토리로 연재한다. <오마이뉴스>는 여 대표의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홍 대표의 해명과 반론을 듣고자 수차례 접촉을 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다만 홍 대표의 한 측근인사는 "그것은 검찰(검사)이 불의한 깡패세력을 소탕한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오마이뉴스>는 이후라도 언제든지 홍 대표의 반론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힌다. [편집자말]
여운환 아름다운컨벤션 대표가 지난 10월 25일 광주의 한 호텔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하는 도중,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다.
 여운환 아름다운컨벤션 대표가 지난 10월 25일 광주의 한 호텔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인터뷰를 하는 도중,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다.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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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판 전 증거보전신청'이란 절차 자체가 위헌이라고?

"형사소송법 제221조 2항에 공판 전에 하는 증거보전절차가 있어. 그것에 의해 증거보전신청을 하는 것은 검사만을 위한 거야. 증거보전하려면 검사도 있어야 하고 피고 대리인도 있어야 해. 그래서 증거가 합당한지를 판사 앞에서 따져야 하는데, 한쪽(검사)만 와서 판사가 공증하듯이 도장 찍는 것은 위헌이라는 거여. 엄연히 형사소송법 제184조에 따라 공판기일 전에 양쪽에서 다 나와서 판사 앞에서 재판해야 한다는 조항이야.

홍준표가 이렇게까지 악착같이 사활을 걸고 했는데 (공소사실) 전체가 다 무죄가 났어. 그럼 나를 뭣으로 유죄 판결을 했냐 하면, '자금책 및 두목의 고문급 간부'야. 그럼 자금책은 뭐고, 두목의 고문급 간부는 뭐냐?

재판부가 박○○에게 '여운환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냐?'고 물으니까 이런 말이 나왔어. '여운환이 단합대회 때 50만 원의 찬조금을 내놨고, 두목 김길용에게 뭔 사건이 났을 때 피했으면 좋겠다는 전갈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런 내용이 검찰진술조서에 써 있다는 것 하나로 내가 '자금책 및 고문급 간부'라는 거야. 그것도 나중에 정식 증거보전절차에 따라 박○○의 진술이 허위였다는 것이 다 밝혀졌어."

- 두목에게 자문해줬다는 것인가?
"내가 법원에 대고 언제, 어떤 축구시합을 하는 데 돈 50만원 줬다는 거냐 증거를 대보라고 했어. 그렇다면 법원도 박○○을 불러 이것을 따져 물어줘야 하는 거 아녀? 글고 뭔 사건 때 김길용에게 내가 피했으면 좋겠다고 했다는 거냐? 내가 두목의 고문급 간부라면 김길용은 두목인데, 그는 이미 부두목으로 재판을 받았어. 그러니 국제PJ파에는 두목이 없어져가긴 했어. 처음에 두목이라고 해서 재판받은 놈을 탄원서 하나로 부두목으로 만들어서 그렇게 된 거여. 지금까지도 김길용은 두목으로 활동하고 있어. 이것은 경찰 관리대장에 다 나와 있어.

어떻게 보면 나는 완전히 엉터리 재판을 받은 거야. 김길용은 1986년인가 국제PJ파를 결성했다고 하는데, 당시 내가 운영하는 호텔 오락실을 보호받는 대가로 축구시합 찬조금을 내고 김길용에게 사건이 나면 피하라고 얘기해주었다는 거다. 말하자면 이거는 (나를) 폭력배 최고의 두목에서 완전히 호구로 판결한 거야. 지 점빵 보호받으려고 폭력단체에 찬조금을 지원했다는 거 아녀? 누가 월정금을 내주고 폭력단체에 가입하나? 게다가 나는 호텔 오락실을 1991년도에야 했어. 그렇게 엉터리 판결로 끝난 거여! 생기지도 않았던 호텔을 보호받는 대가로...."

- 백제관광호텔 오락실을 말하는 건가?
"그건 목포에 있는 거고. 광주 백운동에 있었던 국제관광호텔. 거기 오락실을 나와 호텔측이 각각 50%의 지분을 갖고 있었어. 운영은 호텔에서 하고."

조폭 두목에서 깡패에게 돈 댄 놈으로 바뀌다

- 백제관광호텔은 본인이 소유한 것이고, 국제관광호텔은 지분투자만 한 것인가?
"국제관광호텔에는 50%의 지분을 투자하고 나는 배당만 받았어. 내가 운영하지도 않아서 폭력단체의 보호를 받을 이유도 없어. 광주 지리를 알겠지만 국제PJ파의 활동구역은 충장로 1, 2가야. 무등극장을 무대로 했다고. 국제관광호텔은 백운동에 있어. 충장로에서 5km도 더 떨어져 있어. 대동고 밑에 있는 호텔이 국제관광호텔이야. 그럼 거기는 뭐 깡패들이 없다요? 이런 엉터리 재판을 해부렀어. 검찰 로비에 의해서 말이여. 그때는 검사가 맘만 먹으면 판사를 하루에 15번도 만날 때여. 지금이야 허가받고 만나야 한다지만.

홍준표는 1심에서부터 지가 기소했던 거 다 무죄받았다는 거 누구보다 잘 알아. 그러니 홍준표는 사면초가고, '네가 무죄받으면 나는 옷 벗을란다' 했는데 할수록 불리한 것만 나오니까 홍준표가 노심초사하고. 홍준표가 이런 우악스러운 짓을 했어. 근데 왜 했냐? 처음에는 나를 혼내야겠다는 감정에서 했어. 그러다가 (조폭 두목을 인정받지 못하니까) 내가 하는 사업 보호받으려고 법원에다 로비해 깡패에게 돈 댄 놈이라고 만들어 부렀어. 한마디로 조폭 두목에서 호구가 된 거여.

김길용이가 어떤 애냐? 나이는 나보다 5살, 6살 후배여. 옛날에는 6개월 차이 갖고도 형동생을 따졌어. 그러면 내가 대선배야. 내가 돌아다닐 때 그 친구는 막둥이었어. 그러고 중간에 후배들이 단계별로 여러 명이 있어. 학교만 해도 1년 차이가 크듯 사회도 마찬가지잖아. 그 애는 5살, 6살 차이나는 후배여. 중간에 있던 후배들은 다 마음잡고 살았어. 애만 그때까지도 마음을 못잡고. 글고 지가 데리고 있는 후배들은 오로지 지 후배들이여. 우리랑 전혀 상관없는. 그런데 홍준표가 감정 하나로 나한테 파렴치한 짓을 했어.

난 홍준표가 제기한 공소사실에 모두 무죄를 받았어. 이것은 본인도 너무 잘 알 거야. 그런데도 자기가 제기한 공소사실대로 내가 호남 최대폭력조직인 국제PJ파의 두목처럼 판결난 것 같이 얘기하고 다녔어. 나를 활용해 모래시계 검사로 조작해서 대한민국에서 국가훈장보다 더 큰 것을 만들어냈다. 자기도 속(양심)이 있으니 너무나 잘 알 것 아닌가? 말 그대로 이것은 팩트니까.

난 20여 년 동안 틈틈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내 억울함을 주장했어. 심지어 2014년도에 책도 냈어. 책을 내면서 홍준표에게 공개서한을 보냈어. '당신도 책을 냈고, 나도 인자 책을 썼으니, 사법부의 판단은 끝났지만 당신과 나의 양심의 진실은 안 끝났으니 공개토론 한번 하자'고. 그 편지에 답이 없어서 책하고 서한을 각 언론사와 방송사 편집국장과 보도국장, 국회의원 299명에게 모두 보냈어.

그런데 하필 책 나온 날이 4월 16일이야. 느닷없이 세월호 사건이 터져분 거야. 결국 이것을 밝히고자 했던 내 마음과 뜻이 좌절할 수밖에 없었어. 내가 홍준표한테 도지사실로 두 번이나 전화했어."

덧붙이는 글 | 인터뷰 5편으로 이어집니다.



태그:#여운환, #홍준표, #국제PJ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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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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