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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의회는 12일 오전 2017년 정례회 마지막 회의를 열어 '한국마사회 대전 마권장외발매소 서구 우명지역 이전 유치 결의안'을 표결 결과, 반대 10표, 찬성 9표, 기권 1표로 '부결' 시켰다.
 대전 서구의회는 12일 오전 2017년 정례회 마지막 회의를 열어 '한국마사회 대전 마권장외발매소 서구 우명지역 이전 유치 결의안'을 표결 결과, 반대 10표, 찬성 9표, 기권 1표로 '부결' 시켰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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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대전 마권장외발매소, 이른바 '화상경마장'의 서구 우명지역 이전유치 결의안이 서구의회에서 '부결'됐다.

대전 서구의회(의장 최치상)는 12일 오전 2017년 정례회 마지막 회의를 열어 '한국마사회 대전 마권장외발매소 서구 우명지역 이전 유치 결의안(이하 유치결의안)'을 표결 결과, 반대 10표, 찬성 9표, 기권 1표로 '부결' 시켰다.

대전 화상경마장은 지난 1999년 서구 월평동에 들어섰다. 당시 지역주민들은 화상경마장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후 유흥주점, 퇴폐업소, 숙박시설 등이 넘쳐나 지역이 황폐화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외곽이전 또는 폐쇄운동'을 벌여 왔다.

이들이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힘을 모아 4년 동안 지속적인 1인 시위와 집회, 기자회견, 홍보활동을 벌여 오자 정치권까지 나서면서 폐쇄운동은 더욱 확산됐다.

결국, 한국마사회는 오는 2021년까지 외곽이전을 결정했고, 만일 이전지를 마련하지 못하면 폐쇄키로 했다. 현재 마사회는 이전지를 물색 중이다.

그런데 최근 서구 우명지역에서 화상경마장을 유치하겠다는 주민의견이 터져 나왔다. 마사회가 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자, 지역경제활성화와 일자리창출 등을 기대한 주민들이 '적극 유치' 입장을 나타낸 것.

우명동이 속해 있는 행정동인 기성동 주민자치위원장과 통장협의회장, 새마을부녀회장, 노인회장, 농촌지도자협의회장, 농업경영인협의회장 등 기성동·우명동·오동지역 주민들은 화상경마장 적극 유치를 위한 건의안을 서구의회 의원에게 전달했다.

그러자 이를 받은 서구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박종배 의원이 같은 당 이한영 의원과 국민의당 장미화 의원과 함께 대표발의하고, 한국당 소속 김경석, 손혜미, 박양주, 윤황식, 조성호 의원의 서명을 받아 '유치결의안'을 서구의회에 제출했다. 서구의원 20명 중 8명이 결의안에 서명했다.

다만, 서구의원 절반을 차지하는 10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이들 대부분이 결의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유치결의안 통과는 불투명한 상태였다.

이에 12일 오전 결의안을 심의할 서구의회 정례회를 앞두고 월평동 화상경마장 폐쇄 운동을 벌여온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는 서구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화상경마장은 이전이 아니라 폐쇄되어야 한다면서 서구의회는 유치결의안을 부결시킬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화상경마장이 들어선 이후 지난 18년간 월평동은 황폐화 됐다. 주민들은 4년째 화상경마장 폐쇄 투쟁을 이어오고 있고, 그 결과 폐쇄를 이끌어냈다"며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일부 서구의원들이 화상경마장을 대전 내에 계속 두겠다는 결의안을 낸 것을 믿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서구의원들에게 "여러분은 지난 해 3월 '화상경마장은 국가와 국민을 병들게 하고, 악마의 유혹이 넘실대는 도박장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한국마사회와 농림축산식품부는 발매소의 확장과 사업을 즉각 포기하라'는 내용의 건의안을 18인이 발의하고 반대 없이 통과시켰다"고 상기시키고, "그럼에도 이번 유치결의안을 통과시킨다면 여러분은 스스로의 얼굴에 먹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지역주민들을 향해서도 "화상경마장은 어느 곳으로 가더라도 똑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도박장일 뿐"이라며 "부디 우명지역 주민들이 월평동과 같은 고통을 받게 하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이 순조롭게 진행된 건 아니었다.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중 우명·기성동 지역 주민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고성을 지르며 "당신들이 우리 지역에서 살아 봤나", "먹고 살기 어려운 농촌사람들 심정을 아느냐", "왜 남의 지역에 오는 것까지 당신들이 참견하느냐"며 기자회견을 방해하고 나섰다.

이들은 별도의 '호소문'을 통해 서구의회가 결의안을 통과시킬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기성동(우명, 오동, 흑석 등 10개동)은 서구 전체 면적 약 52%를 차지하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으로 서구 원도심에 비해 낙후되고 소외된 곳"이라며 "서구의 균형발전과 지역경제활성화 및 상생발전을 위해 마사회의 마권 장외발매소가 이 지역으로 이전되어 지역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지방재정확충, 문화혜택증대에 도움이 되도록 적극 협조해 달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찬성과 반대 주민들은 모두 서구의회 방청석에 앉았다.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구의회는 유치결의안을 상정해 찬반토론을 벌였다.

대전 서구의회는 12일 오전 2017년 정례회 마지막 회의를 열어 '한국마사회 대전 마권장외발매소 서구 우명지역 이전 유치 결의안'을 표결 결과, 반대 10표, 찬성 9표, 기권 1표로 '부결' 시켰다. 사진은 의회 시작에 앞서 월평동화상경마장 폐쇄운동을 벌여온 지역주민과 시민단체가 '부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장면.
 대전 서구의회는 12일 오전 2017년 정례회 마지막 회의를 열어 '한국마사회 대전 마권장외발매소 서구 우명지역 이전 유치 결의안'을 표결 결과, 반대 10표, 찬성 9표, 기권 1표로 '부결' 시켰다. 사진은 의회 시작에 앞서 월평동화상경마장 폐쇄운동을 벌여온 지역주민과 시민단체가 '부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장면.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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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의회는 12일 오전 2017년 정례회 마지막 회의를 열어 '한국마사회 대전 마권장외발매소 서구 우명지역 이전 유치 결의안'을 표결 결과, 반대 10표, 찬성 9표, 기권 1표로 '부결' 시켰다.  사진은 회의 시작에 앞서 화상경마장 유치에 찬성하는 우명기성동 지역 주민들이 호소문을 발표하는 장면.
 대전 서구의회는 12일 오전 2017년 정례회 마지막 회의를 열어 '한국마사회 대전 마권장외발매소 서구 우명지역 이전 유치 결의안'을 표결 결과, 반대 10표, 찬성 9표, 기권 1표로 '부결' 시켰다. 사진은 회의 시작에 앞서 화상경마장 유치에 찬성하는 우명기성동 지역 주민들이 호소문을 발표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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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의회, 찬반토론회 표결로 '부결' 결정

유치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박종배 의원은 제안 설명을 통해 "낙후되고 침체된 서구 우명동 지역에 공기업을 유치해 경제도 살리고,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도록 마권장외발매소 이전에 동의해 달라"며 "이미 지역주민 대부분도 이에 동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반대토론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선용 의원은 "화상경마장은 여러 문제가 있다. 우선 도박중독이 심각하다. 월평동 화상경마장의 입장인원은 매년 줄고 있지만 매출액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라면서 "1인당 배팅액이 69만 원에 이른다, 어떻게 이것이 레저일 수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월평동 지역은 주거환경이 완전히 훼손됐다. 당초 학원가이던 이 지역은 유흥가로 변했고, 교통문제, 주차문제가 심각하다. 술집과 마사지, 모텔이 가득하다"며 "심지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삶의 터전이 파괴되는 아픔을 다른 지역에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이한영 의원은 "월평동과 우명지역은 상황이 다르다. 이 지역에는 주민이 많이 살지 않고 있고, 학교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다시 더불어민주당 류명현 의원이 "화상경마장을 찾는 사람들은 결국 그 지역에서 가장 번화가인 흑석사거리에서 여러 시설을 이용할 것이다. 바로 곁에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어 교육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맞섰다.

결국, 이 결의안을 놓고 표결에 들어갔고, '반대'가 과반을 얻으면서 '부결'됐다. 결과가 공포되자 방청석에 있던 우명·기성 주민들은 일부 의원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한편, 이에 앞서 심의된 '불합리한 레저세 배분 구조개선 촉구 결의안'도 찬성 8표, 반대 11표로 부결됐다. 이 결의안은 화상경마장 우명동 유치 결의안을 제출한 이한영 의원이 발의한 것으로, 화상경마장이 납부하고 있는 레저세를 해당 자치구에 더 많이 배분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이다.

민주당 소속 홍준기 의원 등은 이 의원의 결의안은 화상경마장의 우명동 이전을 전제로 한 결의안이며, 이 의원이 제출한 이 결의안에서는 화상경마장이 교통체증과 환경피해 등을 유발해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면서 우명동 이전 결의안에서는 지역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다며 부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의원은 자치구에 세금을 더 많이 가져 오도록 하자는 것인데 왜 반대하느냐며 반발했지만 결국 표결로 부결됐다.


태그:#화상경마장, #마권장외발매소, #대전서구의회, #화상도박장, #기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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