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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고 맛있는 짬뽕 한 그릇이다.
 순수하고 맛있는 짬뽕 한 그릇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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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은 어떻게 먹어야 맛있을까. 다음은 기자가 전국의 중국집을 찾아다니며 이제껏 경험한 짬뽕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짬뽕은 추운 날 먹어야 맛있다.
짬뽕은 대접 채 들고 '후루룩~' 마셔야 맛있다.
짬뽕은 국물에 밥을 말아 먹어야 맛있다.

주문한 짬뽕이 나왔다. 국물 한술 떠먹으려고 아무리 찾아봐도 숟가락이 없다. 식탁에는 젓가락만 가지런히 놓여 있을 뿐이다. 주인장을 부를까 하다 그냥 대접 채 들고서 '후루룩~' 짬뽕 국물을 들이켰다. 이내 뱃속이 따뜻해지는가 싶더니 온몸에 온기가 전해져온다. 겨울 차가운 공기에 장시간 노출되어 움츠러들었던 몸이 스르르 풀린다. 이어 한기가 서서히 가신다.

짬뽕은 대접 채 들고 ‘후루룩~’ 마셔야 맛있다.
 짬뽕은 대접 채 들고 ‘후루룩~’ 마셔야 맛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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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 짬뽕을 즐겨먹는 건 순전히 이 기막힌 국물 맛 때문이다. 짬뽕은 이렇듯 대접 채 들고 먹어야 제맛이 나는 법이다. 나중에 주인장에게 알아봤더니 모든 식탁에서 숟가락을 치워버린 것 또한 주인장의 이런 노림수였다. 손님이 보다 더 짬뽕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한 일종의 배려(?) 차원이었던 것이다.

이곳은 사진작가가 운영하는 이색 짬뽕집이다. 실내는 작은 갤러리를 연상케 한다. 주인장이 쉬는 날마다 짬짬이 찍은 사진 작품들이 가게 내부를 가득 메우고 있다. 사진이 멋지다. 순간 시선을 붙든다.

여수 덕양 진남반점의 주인장이 자신의 사진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여수 덕양 진남반점의 주인장이 자신의 사진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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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개한 고창읍성, 무안 백련지의 빅토리아 연꽃. 하동 들녘의 보리밭, 보성 갯벌의 짱뚱어, 무슬목의 파도 등 실로 작품이 다양하다.
 벚꽃이 만개한 고창읍성, 무안 백련지의 빅토리아 연꽃. 하동 들녘의 보리밭, 보성 갯벌의 짱뚱어, 무슬목의 파도 등 실로 작품이 다양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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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62.권신오)에게 사진 작품 설명을 부탁했다. 그의 말을 함께 들어보자.

"음식 장사를 10여년 하다가 취미를 갖고 싶다 생각했는데 마땅히 할 게 없더라고요. 그러던 중 우연히 생활정보지를 봤는데 사진 일을 하는 사람을 구하더군요. 찾아갔더니 함께 일하자고해서 사진과 인연을 맺었죠. 흑백부터 시작했어요."

그렇게 사진과 인연을 맺은 그는 가게가 쉬는 날이면 늘 카메라를 들고 출사를 간다. 여수 사진협회 회원으로도 활동한다. 현재는 입체사진인 3D작업까지 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그의 작품은 벚꽃이 만개한 고창읍성, 무안 백련지의 빅토리아 연꽃. 하동 들녘의 보리밭, 보성 갯벌의 짱뚱어, 무슬목의 파도 등 실로 다양하다.

"여수엑스포와 순천만 정원 사진을 찍어놓은 것이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앞으로 그 사진으로 3D작업을 할거예요."

겨울철에 짬뽕을 즐겨먹는 건 순전히 이 기막힌 국물 맛 때문이다.
 겨울철에 짬뽕을 즐겨먹는 건 순전히 이 기막힌 국물 맛 때문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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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감상 후 짬뽕 자랑도 좀 하라고 했더니 "손님이 맛있다고 해야지 내가 음식 맛있다고 하면 뭐하냐?"며 손사레다.

중국집 경력은 올해로 32년째다. 짬뽕 맛에서 연륜이 느껴진다. 이집 짬뽕을 살펴보니 새우 양파 홍합 당근 오징어 배추 등의 일반적인 식재료다. 별다른 육수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맛이 시원하고 자연스럽다.

"식재료의 배합을 잘해야지요. 야채가 많이 들어가요. 면은 손 반죽을 했어요."

젊은 시절, 다양한 직업을 두루 경험했다는 그의 음식 솜씨는 진짜 빼어나다. 가게는 밥 먹고 사는데 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든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을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짬뽕, #갤러리, #사진, #맛돌이, #여수 덕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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