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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언론노조 KBS 본부(본부장 성재호, 아래 KBS 새노조)의 총파업 일수가 2012년 파업기 간인 95일을 넘겼다. 파업에 돌입할 때만 해도 '한 달은 넘겠지만 늦어도 11월 안으로 끝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주를 이루었다. MBC도 정상화의 길을 가고 있고, 감사원에서도 KBS 측에 비리 이사 해임 건의를 하니 파업을 정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KBS 사측은 감사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관리 감독 기관인 방송위는 감사원의 해임 건의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조합원들 속이 타들어 가는 이유다. 때문에 지난 5일부터 KBS 새노조 소속 노조원들이 광화문에서 한 시간씩 이어 말하기를 하고,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과 성제호 KBS 본부장은 7일부터 단식을 시작했다.

감사 결과와 앞으로의 대응에 대한 KBS 새노조 의견을 듣기 위해 지난 6일 박완 KBS 새노조 홍보국장을 여의도에 있는 KBS 새노조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박 홍보국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적폐들'의 자기방어... 끝장 싸움을 해야 합니다"

 박완 언론노조 KBS본부 홍보국장
 박완 언론노조 KBS본부 홍보국장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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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7일)이면 2012년 파업 기간과 같은 95일째에 돌입합니다. 예상보다 파업이 길어지는 것 같은데요.
"일단 조합원들에게 미안해요. 각자의 자리에서 일을 놓고 나온다는 것은 정말 큰 고민과 아픔이 뒤따릅니다. 스포츠국 같은 경우는 평창올림픽이 두 달 남았어요. 올림픽 중계방송이 하루 이틀 만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최대 1년 전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파업 참가로 일을 못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예대상, 연기대상, 가요대축제 등 연말 특집과 신년 특집이 많이 있는데 현업 PD들이 제작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총파업으로 거리로 나와 있어서 안타까운 상황이에요. 하지만 이 시점에서 싸움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제가 볼 때 100일은 넘어가게 될 듯합니다. 저희는 이제 물러설 곳이 없이 없어요. 끝장 싸움을 해야 합니다."

-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파업이 길어져서 쌓이는 피로감도 있을 텐데요.
"저희가 9월 4일 돌입한 총파업 선언문에는 '1800 조합원이 싸우자'라고 쓰여 있는데 지금은 조합원이 2200명이에요. 싸우겠다면서 400명 이상의 조합원이 신규로 가입해 주신 거예요. 조합원이 이탈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들어왔다는 거죠. 그만큼 내외부에서 저희 싸움은 존중받고 있고 인정해주신다는 생각을 해요.

사실 9월 초 새노조 총파업에 돌입할 때, 결코 쉬운 싸움은 아닐 거라 생각했고 추석 이후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지만, 연말까지 우리의 싸움이 계속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누구도 생각 못 했을 거예요. 이유가 무엇인지 나름대로 분석을 해봤는데, 우리가 사장 퇴진과 이사회 해체를 외치며 투쟁할 때 물밑에선 '적폐들'도 자기방어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었기 때문 아닐까요. 때문에 우리 계획이 예상대로는 진행이 되지 않았습니다.

기대보다 미진하게 간 것 같아요. 김경민 이사가 사퇴했을 때도 조금만 더 싸우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안 됐죠. 2012년 95일 파업 했을 때도 저희는 이기지 못한 싸움이었지만 그 싸움 덕분에 현재 100일 가까이 싸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높은 건물을 지으려면 땅을 깊이 파야 해요. 건물을 높이 올리기 위해 우리는 땅 파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땅을 깊이 파면 더 높은 건물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것도 연말 안에요."

- 연말 특집 방송 얘기하셨는데 그건 어떻게 되나요?
"연말 특집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예능PD의 말에 따르면 연예대상은 이 상태로는 방송을 진행하기 힘들다는 말씀을 해주셨고, 가요 대축제도 무노조나 간부를 중심으로 제작팀이 만들어진 것 같기는 해요. 하지만 현업 예능 PD는 대거 이탈해서 총파업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방송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현재 KBS 예능 방송이 얼핏 보면 잘 나가고 있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파행 현황은 상당히 심각합니다. 현업 PD 대거 이탈해서 거의 재방송이에요. 2/3 이상이 재방송이나 재편집 본이기 때문에 연예대상이나 가요대축제가 만들어진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사안은 평창 올림픽 방송이죠. 스포츠국은 간부 1명 빼고 전원 총파업에 참여하고 있어요. 평창 올림픽도 정말 중요한 행사지만 스포츠국은 1명의 이탈자도 없이 계속 싸우는 중이고 이렇게 파행이 일어나는 상황에도 KBS 사장과 이사장은 물러나지 않고 있어요. 저는 그들이 KBS를 지키러 왔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KBS를 망치고 있습니다."

- 파업 해결 의지가 없는 건가요?
"없어요. 이인호 이사장이 이사회에서 'KBS 새노조는 정권의 홍위병을 연상시킨다. KBS 이사들을 압박하고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표적 감사했다'는 취지의 발언했습니다. 저는 여기에서 이인호 이사장이 깔끔한 선을 그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언론 적폐를 인증하며 총파업 상황을 해결할 의지가 없으며 사퇴할 생각도 없다고 천명했다고 봅니다. 그러나 저희는 실망하지 않습니다. 이인호 이사가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고 생각했을 뿐이죠. 더 싸울 겁니다."

- 고대영 사장이나 이사진의 불법 행위 문제가 있잖아요. 그런 걸 정부 기관(방통위)에서 서둘러 해결해야 하는데 너무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사들이나 사장의 비리 사실 가운데는 아직 확인 안 된 것도 있지만 KBS 이사진의 법인카드 유용은 감사원에서 명백하게 확인된 것입니다. 업무추진비를 개인적인 용도로 유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방통위가 머뭇거리는 상황이 참 답답합니다. 그래서 방통위 앞에서 집회를 하고, 광화문에서 릴레이 발언을 이어가고, 위원장은 단식투쟁을 하는 등 비리 이사해임을 위해 강력하게 싸우고 있습니다."

- 왜 그럴까요?
"'방통위가  언론장악 하려는 것 아니냐'는 자유한국당의 프레임을 포함해 법적, 정치적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이는 언론장악 프레임이 아니라 옳고 그름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식과 비상식의 싸움입니다. 방통위도 정치적 부담감을 갖고 눈치를 볼 일이 아니라 이 사인이 옳은지 그른지만 생각하면 좋겠어요."

법인카드 사적 유용에도... KBS·방통위 태도는 '답답'
 
- 지난달 감사원이 KBS 이사들에 대한 해임을 건의해 상황이 풀리는 줄 알았는데, 사측이 재심을 요청했어요.
"내용을 잘 살펴보면 감사 결과보고서의 처분 내용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방통위, 하나는 KBS 사측에 처분한 것입니다. 방통위에 처분한 내용은 비리 이사의 해임이나 연임제한 등 징계 조치를 취하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KBS 사측에 이사진의 법인카드 관리 감독을 잘못했으니 이를 회수하고 시정 조치하라는 주의 처분입니다.

이번 감사원 재심청구는 KBS 사측이 이사 개개인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에 대한 재심청구를 한 것이 아닙니다. 이사회 사무국을 포함한 KBS 회사 차원에서 관리 감독을 잘 못 했다는 것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죠. 이 두 개는 물론 관련한 사안이지만, 처분 대상이 완전 다르고 별건이라 생각합니다. 재심청구가 감사원, 또는 방통위에 큰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사진의 법인카드 유용 문제는 개개인의 책임이고, 명확하게 확인이 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회삿돈 400만 원을 유용한다면 저는 바로 중징계에 처해요.

KBS는 재심 청구를 하며 보도자료를 냈는데, KBS 이사들의 업무 범위는 일반 직원보다 더 포괄적이어서 활동 범위도 한정하기 어렵다는 논리를 내세웠는데요, 이건 완전히 틀린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직원들도 수신료를 바탕으로 월급을 받고 법인 카드를 집행하고 KBS 이사들의 업무 추진비도 국민이 내는 수신료로 충당합니다. 어떻게 기준이 달라야 할까요? 그 기준은 동일합니다. 그래서 깔끔하게 밝혀져야 합니다. BBC 같은 경우 업무추진비나 법인카드 내역에 대해서 세세히 공개합니다. 우리도 그런 체계를 만들기 위한 방향으로 가야한 다고 생각합니다."

- 방통위는 이사 해임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내부적인 일이라 완벽히 알진 못합니다. 하지만 방통위는 최대한 신중하게 법적 검토를 받고 몸을 사리는 것 같아요. 우리는 하루하루가 마음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정말 할 만큼 싸웠다고 생각해요. 우리 조합원들은 세 달 동안 월급을 받지 못하고 싸움을 이어 가는 건 감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송 파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KBS를 관리 감독하는 방통위가 방관하는 것에 대해선 비판할 수밖에 없어요. 방통위가 책임져야죠. 방통위가 현재 특정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표한 건 없고요."

- 그럼 아직 로드맵도 안 나온 건가요?
"맞습니다. 전혀 나온 게 없어요. 몇몇 기사에 따르면 이사들에게 소명 신청하라고 했지만, 사실은 '해임', '연임제한조치' 같은 명시된 징계 조치에 대해 소명하라고 해야 합니다. 공무원 예규에 따라 공무원 신분으로 의제된 KBS 이사들이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감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KBS 비리 이사에 대한 해임 사유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방통위가 비리 이사를 해임 조처를 취하라고 강하게 주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 감사 내용을 보면 차기환, 강규형 이사 등은 법인카드를 자기 돈처럼 썼던데.
"네, 그렇습니다. 감사결과보고서를 보더라도 법인카드의 소중함과 무게감을 무시하고 자기 돈 쓰듯 유용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 하나는 '확인액수'이고 하나는 '의심액수'입니다. 의심액까지 합치면 이인호 이사장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의심은 가지만 소명이 안 되니 확인을 못 한 것일 뿐, 충분히 의심할 만합니다.

다만, 차기환·강규형 이사를 말씀드리는 건 사적 유용이 명확히 확인됐기 때문이죠. 강 이사는 사적 유용이 확인된 건 약 300만 원이지만 의심액수는 1400만 원이고 합치면 1700만 원이에요. 일반 회사 직원 그러면 잘리는 거죠. 이미 널리 알려진 것처럼 강규형 이사는 애견활동에 KBS 법인카드를 유용한 것으로 밝혀졌고, 심지어 이를 폭로한 제보자에게 무차별적인 문자를 새벽까지 몇백 통 보내며 인격 모욕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도그쇼에서 또 한 번 제보자와 시비가 붙었어요. 쌍방 폭행으로 입건 됐다고 하던데 어떻게 이런 분이 KBS 이사를 할 수 있을까요? 이건 충분히 중징계 감입니다.

그리고 차기환 이사는 사적유용이 확인된 금액만 약 450만 원입니다. KBS 이사들에게는 업무용 휴대폰과 노트북을 지급는데 자기가 휴대폰과 노트북을 법인카드로 또 샀어요. 이건 명백하게 사적인 사용으로 볼 수 있잖아요. 심지어 휴대전화 액정파손에 대한 수리비까지 법인카드로 지불했습니다. 이들의 법인카드 사적유용은 큰 잘못이라 생각합니다. 이 정도면, 방통위가 적폐 이사를 신속히 해임할 수 있는 사유로 충분합니다. 다시 한번 방통위에 비리 이사 해임을 촉구합니다."

-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갈 생각이신지 궁금합니다.
"이제 이사들 자진 사퇴는 물 건너갔죠. 고대영 사장도 안 나간다고 천명했고 국정 감사에서도 자기는 아무 잘못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우리의 모든 대응과 싸움은 너무나 명료해졌습니다. 이제 방통위에 가서 저희 의견이 관철될 때까지 싸웁니다. 비리 이사 해임을 촉구하는 집회가 계속 예정되어 있고요.

현재 광화문에서는 아나운서를 시작으로 조합원들의 24시간 무기한 릴레이 발언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방통위가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고구마 먹은 듯 답답한 느낌이 드는 데요. 이건 상식과 비상식일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합법 불법의 문제로 봐도 비리 이사 해임 사유로 충분하죠. 수신료를 자기 멋대로 유용한 현 적폐체제인 비리 이사를 시작으로 구 적폐체제의 청산을 시작해야 합니다.

고 사장은 이미 사장으로서의 정당성을 상실했고, KBS 경영도 제대로 못 해요. 부장 자리 던지고 사퇴했는데 인사도 못 냈어요. 공공재인 전파를 권력에 헌납하고 KBS 위상을 참혹하게 망가트리고 보도, 방송 전 분야에 걸쳐 공영방송을 엉망으로 망친 자들이에요.

저희를 살려달라는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 방송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겁니다. 세월호 유가족 예은 아빠께서 '너희가 잘 먹고 잘살라고 지지하는 게 아니라 다시는 국민들이 상처받지 않기 위해 응원과 지지를 한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 말씀이 너무 와 닿았어요. 저희 잘 먹고 잘살자고 하는 파업이면 임금 올리고 접었죠. 그 뜻을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지금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조합원의 릴레이 발언이 계속되니 시청해 주세요. 그리고 KBS는 여러분이 내신 수신료라는 촘촘한 지분을 바탕으로 운영해 나가는 공영방송입니다. 적극적으로 시청자 권리를 요구하시길 바라고 저희는 방송 적폐 청산할 때까지 싸우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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