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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출신 민주화운동가 고 김병곤.
 김해 출신 민주화운동가 고 김병곤.
ⓒ 김병곤추모기념물건립추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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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길을 빼앗긴 민중들에게 자신의 몸을 바칠 수 있어 영광이다."

이는 김병곤(1953~1990)이 '민주운동청년연합(민청학련) 사건' 관련자 공판에서 했던 최후진술의 한 대목이다. 70~80년대 민주화운동을 했던 그를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의 고향 김해에서 추모사업을 벌인다.

최근 김해 사람들은 '김병곤추모기념물건립추진위원회'(준)를 결성했다. 배병돌 김해시의회 의장이 위원장, 이광희 김해시의원이 사무국장, 김지관 참군인김오랑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이 사무처장을 맡았고, 김경수(김해을)·민홍철(김해갑) 국회의원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한다.

김해시 한림면 퇴래리에서 태어난 김병곤은 1973년 서울대 상과대학에 입학한 뒤, '반유신독재 학생운동'을 벌였다. 그는 대학 1학년 때 광주대단지(성남)에서 도시빈민의 실상을 보면서 "민중에게 쓸모 있는 삶을 살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김병곤은 1973년 최초의 '반유신 시위', 1974년 '민청학련', 1979년 '동일방직 사건', 1984년 '민청련 사건', 1987년 '구로구청 사건' 등으로 여섯 차례나 구속되었다. 한 마디로 온몸으로 투쟁했던 것이다.

옥중에서 암 진단을 받았던 그는 1990년 12월 6일 생을 마감했다. 그때 그의 나이 37살.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1992년 <김병곤 약전>이 나왔고, 최근에는 <김병곤 평전>(실천문학사, 저자 김현서)이 발간되었다.

지난 11월 27일 조계사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정진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평전 출판기념회'가 열리기도 했다.

또 지난 3일 마석 모란공원묘역에서는 '고 김병곤 27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평전에서는 그를 "그와 함께 했던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김병곤은 탁월하고 아름다운 인간의 본질로 남아 있다. 민중이 부당한 일을 당하는 걸 보고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자신만의 굳은 심지로 묵묵히 남들보다 먼저 투쟁 속으로 들어갔다. 그는 끊임없이 운동의 구체성, 현장성에 충실하려 노력했으며, 삶의 기쁨과 운동의 유의미함을 일치시켰다"고 소개해 놓았다.

또 "그가 지닌 탁월한 능력보다 사람을 어떠한 대상이 아닌 사람 자체로 바라보던 그의 지극한 마음이 김병곤을 운동권으로 이끌었고, 그를 만났던 모든 사람들이 '김병곤'이라는 사람을 오래도록 기억하게 하였다"며 "김병곤은 시대의 혹독함 속에서도 '자신의 세계관으로 통일하여 실천하는 삶'을 보여 주었다. 그의 짧지만 강렬했던 삶은 이 책을 통해 더욱 찬란하게 기억될 것"이라 덧붙였다.

'김병곤추모기념물건립추진위원회'는 오는 14일 오후 6시 30분 김해시청 대회의실에서 이철 전 국회의원을 초청해 추모강연회를 연다. 이 전 의원은 1985년 '민청학련' 사건 때 김병곤과 함께 구속돼 사형을 구형받았었다.

추진위는 김해 대성동 고분박물관 인근 시유지에 추모기념물을 건립할 계획으로, 김해시와 협의를 벌이고 있다. 또 추진위는 추모기념물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도 벌이고 있다.


태그:#김병곤, #민청학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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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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