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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칭찬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그날 하루 내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것을 스스로 칭찬하는 겁니다. 누구에게 떠벌릴 일은 안 되지만 제 스스로는 분명 알고 있는 노력들 말입니다.

사실 이걸 쓸 땐 별 감흥이 없습니다. 오늘 하루 어떻게 보냈나 되돌아볼 수 있다는 게 그나마 장점이랄까요? 오히려 쓸 만한 칭찬이 없어 '이렇게 별일 없는 하루를 보냈나?' 하고 살짝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재밌는 건 그 이후입니다. 며칠 뒤, 제가 쓴 칭찬일기를 보면 '나, 이날 하루는 꽤 충실하게 보냈네?'라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똑같은 문장을 보고서도 며칠 전과는 다르게 반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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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그날의 저'는 그때의 밋밋한 일과와 우울한 기분을 생생하게 기억하기 때문이겠지요. 그걸 잊은 '며칠 후의 저'여야 그날 하루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거구요. 오늘도 특별한 일 없이 그냥 보냈다고 자조하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문장(사실)만 보는 겁니다.

페북용 성취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건 참 어렵습니다. 나의 하루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우리입니다. 나를 잘났다고 보는 것만큼, 괜찮은 나를 하찮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꽤 멋진 성취를 이루고도 우리는 며칠 뒤, 몇 주 뒤면 금세 잊습니다.

주변에 그런 사람 없으시나요? 정말 괜찮은 사람인데, 재능도 있고 열심히 하는데 스스로를 낮춰보는 사람 말입니다. 나는 그 사람이 부러워서 따라가고 싶은데 자신은 그걸 모르는(혹은 잊고 있는) 사람이요. 그런 사람을 보면 많은 경우 남들에게 보여줄 만한 성취를 일정 기간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만한 성취를 이루는 게 어디 쉽나요? 성취는 대부분 시간과 비례합니다.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시간을 쏟을수록 커집니다. 하루하루의 노력이 쌓여야 성취도 따라옵니다.

문제는 그 하루하루를 지속하는 게 꽤 힘들다는 겁니다. 또 시간을 쏟은 만큼 100% 결과물을 내놓지 않는 일도 많다는 겁니다. 구직이 한 예입니다.

사실 서류도 통과하지 못하던 사람이 면접까지 가게 되는 것도 성취입니다. '내가 봐도 이번 면접은 경험용이었어' 했던 사람이 '이번 면접은 거의 다 간 것 같았는데' 하며 아쉬워할 정도가 되는 것도 성취입니다. 취직이라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내놓지 않더라도요.

보여줄 수 있는 성취는 드문드문 얻는다는 걸 생각할 때, 결국 필요한 건 '나만 아는 내 노력'을 긍정하는 힘입니다. 잠시 낙담했더라도 하루하루를 다시 쌓아가는 힘입니다. 그럴 때 도움이 되는 방법 중 하나가 나의 하루를 기록하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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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오늘도 잘했어' 말하는 건 금세 잊습니다. 큰 힘도 되지 않습니다. 별일 없는 하루를 보낸 자신에게 애써 잘했다고 말하는데 힘이 될 리 없습니다.

하지만 기록으로 남기면 달라집니다. 지금 당장은 똑같은 하루라 생각할지 몰라도 며칠 후면 충실한 하루를 보냈다고 느낄 테니까요. 그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면 자신의 하루를 낮춰 보고 있진 않은지 경계하게 되니까요.

매일 무언가를 하는데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느끼신다면 써보세요. 페북에도 올리기 뭣한, 나만 아는 내 노력을 기록하세요. 그리고 며칠 후 꺼내보세요. 나의 하루를 조금씩 긍정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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