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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열린 '국정원,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수사방해 고발 기자회견'에서 김용민 변호사가 사건 관련 제보 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열린 '국정원,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수사방해 고발 기자회견'에서 김용민 변호사가 사건 관련 제보 편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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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지난 2014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을 수사하던 당시 국가정보원이 검찰수사를 방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당시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국정원이 위장 사무실을 만들고 가짜 서류를 제출했다는 '사법방해' 사건과 똑같은 일이 또 있었다는 것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7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4용지 다섯 장 분량의 제보 편지가 왔다"라며 "당시 수사에 관여했던 국정원 직원들의 이름과 직급, 언론에 이름이 나오지 않았던 인물들까지 실명으로 거론되고 현재 근무지까지 상세하게 적혀 있어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제보 내용과 관련해 민변 측은 "2013년 국정원 댓글수사 당시 위장 사무실과 허위서류를 통해 검찰의 수사를 무위로 돌리는데 성공했던 국정원이 2014년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사건에서도 다시 한 번 위장 사무실을 통해 수사를 방해한 것"이라며 "안하무인으로 증거를 조작하고 위장 사무실을 만들어 수사기관을 기망하는 국정원의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서라도 엄중한 수사와 처벌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냥 뚝딱 만들었다" 제보자가 말하는 위장 사무실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사건은 지난 2013년 8월 간첩 혐의를 받고 있던 유우성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으며 시작됐다. 검찰은 그해 11월 항소심에서 유씨가 북한에 들어갔다는 증거로 '북한-중국 간 출입경기록'을 제출했지만 이것은 국정원에서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검찰청에서 조사에 착수했고 2014년 3월 정식 수사로 전환됐다.

검찰이 수사에 돌입하자 상황이 급변했다. 그해 3월 9일 조작을 부인하던 국정원은 돌연 사과문을 발표했고, 다음날인 10일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증거자료의 위조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철저히 수사하고 국정원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유감표명이 있고 불과 6시간 후에 검찰은 국정원 대공수사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민변이 이날 공개한 제보자의 편지에 따르면 그때 검찰이 압수수색한 곳은 "수사3처 사무실 일부에 칸막이를 새로 설치하고 블라인드를 세우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위장 사무실이었다. 내부고발자는 편지에서 이를 "그냥 뚝딱 만들었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또 편지에서 "마치 그곳에서 중국에게 북한 출입경자료 확보를 위한 영사증명서제출을 요구하는 전문을 한 것처럼 꾸민 것"이라며 "세부 계획서는 김아무개 직원이 기안하고, 4급 권세영이 수정보완 후 담당처장 이재윤이 단장, 국장에게 재가를 받아 위장 사무실을 만들고 수사관들을 안내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서술했다.

편지에 언급된 권세영 과장, 이재윤 대공수사처장은 당시 증거조작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최종적으로 가벼운 벌금형에 처해졌다. 당시 행정업무를 총괄했던 김보현 과장만이 대법원에서 징역 4년형이 확정됐다. 이들의 직속상관이었던 당시 최아무개 단장, 이아무개 국장, 서천호 2처장 등은 수사 대상에 오르지도 않았다. 서 처장은 2013년 댓글수사 때 위장 사무실을 만드는 등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최근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제보자 "압수수색 끝나고 자축연까지"... 사건 공안2부 배당

이와 관련해 제보자는 편지에서 "동료 정치호 직원(국정원 댓글수사 당시 수사방해 의혹으로 수사 받다 사망)의 사망 의혹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라며 "영혼이 맑고 순수했던 동료는 죽음에 이르고, 거짓과 위선 더 나아가 책임을 동료나 아랫사람한테 전가하는 타락한 간부들은 호가호위하는 현실을 보며 밤잠을 뒤척였다"라고 밝혔다.

그는 "조직이 이렇게 만신창이가 된 이상 곪고 썩어 터진 것은 하루속히 도려내 버리고, 자신의 책임을 전가하는 부끄러운 선배들을 더 이상 발을 못 붙이게 하는 새로운 기상을 세웠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실직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제보자의 편지에는 당시 증거조작에 최소 5000만 원 이상이 쓰였으며, 최아무개 단장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들어오자 행정팀을 찾아가 자신이 예산 결재한 서류를 전부 파기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또 검찰 수사를 받던 도중 차량에서 번개탄을 피워 자살시도하고 이후 증거조작 부분에 기억을 상실했다고 주장한 권세영 과장과 관련해 당시 국정원장(남제준)이 "의로운 사람인 것처럼 영웅시했다"는 내용과 국정원이 위장 사무실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이 끝나고 자축연까지 열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앞서 검찰은 전날 민변이 공개한 제보 내용과 같은 취지의 진정서를 우선 접수해 공안2부(부장검사 진재선)에 배당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측은 국정원 감찰 조사와는 별개로, 제보편지 내용의 진위를 검토한 뒤 필요한 경우 관계자를 소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유씨와 민변은 검찰 수사를 방해한 국정원 직원들을 ▲ 위장 사무실과 허위공문서 등을 통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방해한 것에 대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및 국정원법 위반 ▲ 허위공문서를 작출하고 행사한 것에 대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동행사죄 ▲ 증거를 인멸하고 공범을 은닉한 것에 대해 범인은닉죄 및 증거인멸교사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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