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민경선 경기도의원
 민경선 경기도의원
ⓒ 경기도의회

관련사진보기


버스 준공영제를 공약하고 당선한 도의원이 남경필 경기도지사 역점 사업인 광역버스 준공영제 저지에 발 벗고 나섰다. 민경선 경기도의원(고양)이다.

민 의원은 지난달 27일 '경기도 광역버스 준공영제 시행협약 체결 동의안에 대한 수정안' 심의를 위한 본회의 때 토론자로 나서 '협약 동의안을 부결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협약 동의안은 재석 의원 99명에 찬성 67명, 반대 25명, 기권 7명으로 경기도의회를 통과했다.

동의안에는, 광역버스 준공영제 시행을 위해 도와 시·군, 경기도 버스운송사업조합이 협의해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하고 예산을 분담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협약 동의안은 도의회를 통과했지만, 광역버스 준공영제는 갈 길이 멀다. 재정 50%를 부담할 공동 사업자인 시·군이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성남, 고양시는 애초 참여를 거부했고 시흥시와 남양주·구리·하남시는 참여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재정부담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이는 곳도 있어, 참여 지자체가 더 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 등으로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광역버스 준공영제 재정지원 예산 540억 원(도비 270억 원, 시·군비 270억 원) 중 225억 4600만 원을 삭감해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겼다. 추가 불참 지자체가 발생하면 예산이 더 삭감될 수도 있다.

남 지사가 준공영제를 계획대로 내년 초에 시행하게 되면 민 의원은 공약을 지키는 게 된다. 그런데 어째서 그는 '큰 힘 안 들이고 박수받을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것일까? 그 이유를, 지난 6일 오후 그를 경기도의회에서 만나 직접 들었다.

"남 지사 준공영제와 내 공약은 완전히 다르다. 내 공약은 '앉아서 가는 버스를 만들겠다'는, 즉 시민 편의를 위한 준공영제인데, 현재 남 지사가 추진하는 것은 운전기사들 근로시간 길어서 안전사고 위험 높으니 1일 2교대 해서 업무량 줄여주고, 그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1일 2교대만으로는 앉아서 가는 버스를 만들 수는 없다."

"버스 기사 1일 2교대, 준공영제 안 해도 저절로 되는데..."

 민경선 의원이 광역버스 준공영제 시행을 막기위한 발언을 하면서 활용한 ppt자료.
 민경선 의원이 광역버스 준공영제 시행을 막기위한 발언을 하면서 활용한 ppt자료.
ⓒ 민경선

관련사진보기


다음은 민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 민 의원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버스 준공영제는 무엇인가?
"공영제의 장점과 민영제의 장점만을 뽑아 와야 한다. 그러려면 버스 운송 원가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관리돼야 한다. 이를 위한 협의 기구도 있어야 한다. 검증 시스템도 도입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완비한 다음에 해도 시행착오가 발생하는데, 남 지사는 이런 문제 제쳐 두고 무조건 시행하려 하기에 반대하는 것이다. 이대로 시행하면 공영과 민영의 단점만 부각 될 게 분명하다. 혈세로, 버스 업체 배만 불리게 될 것이고 시민들은 앞으로도 서서 가는 버스를 타게 될 것이다. 버스 기사들 노동 환경도 크게 변할 게 없다."

- 1일 2교대 하게 되면, 기사들 노동환경은 개선되는 게 아닌가?
"당연히 근무 여건이 개선될 것이다. 바람직한 일이긴 하다. 그런데 이 문제는 우리가 준공영제를 하지 않아도 이르면 내년부터 저절로 해결된다. 국회에서 버스업체가 연장 근로를 할 수 없도록 근로기준법을 바꿀 계획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연장근로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연장 근로를 하게 되면, 그에 따른 많은 수당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가 1일 2교대를 할 수밖에 없다."

- '앉아서 가는 버스'를 만들려면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
"그건 돈을 투입해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서울시와 협상을 잘 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증차하려면 서울시 동의가 필수적인데, 서울시는 절대 동의하지 않으려 한다. 표면적인 이유는 교통 혼잡과 공기 질 저하 등인데, 이건 말이 안 된다. 버스 많아지면 자가용 사용자가 줄게 돼서 오히려 교통 혼잡 줄어들고 공기 질도 좋아진다. 진짜 이유는 경기도 버스에 손님 뺏겨 적자 커질까 봐 그러는 것이다. 준공영제 하는 서울시의 경우 매년 2000억 이상 적자가 나는 형편이다. 그래서 증차를 거부하는 것이다."

- 서울시와 협상 방법은?
"이런 문제 협의하는 기구가 '수도권 교통본부'인데, 임의조직이라 권한이 없어 유명무실하다. 이거 폐지하고 실제 조정 권한이 있는 '수도권 교통청'을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때 (제가) 제안해서 공약했고, 현재 정부에서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게 관건이다."

"반대하는 지자체 늘어나는 추세, 내년 시행 어려울 수도"

- 경기도는 내년 초에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저는 어렵다고 본다. 경기도 시장·군수 협의회에서 이미 제동을 걸었다. 참여를 거부하는 곳이 더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예산이 더 깎이기 때문에 추진하기가 어렵다. 시장군수들도 내 의견과 같다. 투명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준공영제를 시내버스까지 확대할 구체적 계획과 방안을 가지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남 지사는 아직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 시내버스까지 준공영제를 할 가능성이 있나? 만약 하게 되면 재원은 어느 정도 필요한가?
"당연히 해야 한다고 본다. 광역버스와 시내버스 기사는 같은 회사에서 일한다. 광역만 준공영제 해서 노동 환경 좋아지면, 시내버스 기사들이 가만히 있겠나? 준공영제 안 해주면 총파업을 벌일지도 모른다. 이 재원이 더 큰 문제다. 경기도 버스 중 18% 정도가 광역이고 나머지 82% 시내버스다. 시내버스 준공영제 하려면 약 6000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 이거 어떻게 할 것인가?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게 버스 정책이다. 그래서 신중해야 하는데, 남 지사는 내년 선거를 의식했는지, 이런 변수에 대한 대책 없이 밀어붙이려고만 한다."

- 민의원도 준공영제를 공약했다. 공약 실현을 위해 그동안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지금도 경기도는 준공영제를 하고 있다. 1년에 환승할인 보조금, 유가 보조금 등으로 3000억 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으니, 사실상 준공영제를 하는 것이다. 저는 그동안 남 지사한테 투명한 버스 행정을 위한 정산 시스템 구축을 주장했고, 적자 보전을 위한 검증을 할 때 검증 시스템을 하나 더 만들어 비교 검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경기도에서 하는 검증 용역만을 기준으로 적자 보전을 하고 있어 투명성에 문제가 많다. 또 앉아서 가는 버스를 위해 서울시와의 협의도 재촉했는데, 남 지사는 내 요구를 모두 무시했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지방 선거 몇 달 앞두고 준공영제 들고 나온 것이다."

- 버스 준공영제와 관련해 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버스 준공영제라고 하니까, 앉아서 출퇴근할 수 있겠다고 생각 할 수도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 점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한 번 시작하면 되돌릴 수도 없다. 그래서 신중한 검토와 공론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남 지사는 버스 업체하고만 협의한 다음 시군에는 의견만 물은 채 추진하고 있다. 졸속으로 하는 것이다. 경기도민이 관심을 갖고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엄청난 혈세가 낭비될 수 있는 것이 버스 준공영제다. 도민들 관심이 필요한 시기다."


댓글5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지역 공동체부, 경기도 담당. 교육에세이 <날아라 꿈의학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