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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학급엔 에어컨 끄고, 교장실은 '풀가동'... "징계 받아야"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특수학급엔 에어컨 끄고, 교장실은 '풀가동'... "징계 받아야"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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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지난해 여름 폭염에도 특수학급 교실에 에어컨을 틀지 못하게 하는 등, 장애학생을 차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관련 기사 : 폭염에도 특수학급 에어컨은 틀지마? 인천 초등학교 교장 '논란')과 관련해,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교장의 차별 행위를 확인했다.

인권위는 지난 5일 인천시교육청에 해당 교장에 대한 징계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진정을 접수해 인권위가 조사한 결과, 지난해 기상청 관측상 인천에서 가장 더운 32.3도를 기록한 7월 21일, A초등학교 교장실은 오전 9시 8분부터 오후 4시까지 에어컨을 풀(full) 가동했다. 하지만 특수학급 2개 반 교실에는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았다

당시 교장이 행정실 직원에게 에어컨 가동 시간표를 전달했는데, 특수학급 2개 반은 학습시간에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는 것으로 적혀 있었다. 아울러 교직원들의 진술에 따르면, 교장은 특수학급 교사의 에어컨 가동 요구를 받고 이를 교장에게 전달한 행정실 직원에게 화를 냈다.

이에 한 장애학생이 "다른 교실은 (에어컨을) 트는데 왜 우리 교실은 안 틀어주느냐"고 호소했고, 수업 중 더위로 눈이 풀리고 힘들어해 특수학급 교사가 얼음 팩을 대주는 상황이 벌어졌다. 또 다른 장애학생은 착용하고 있는 장루주머니(=배변주머니)를 하루에 한 번 갈아야 하는데, 학부모가 교실에서 학생의 옷을 벗기고 갈아주는 과정에서 너무 더워 땀을 뻘뻘 흘려야했다. 한 장애학생은 너무 더워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물을 계속 마셨으며, 어떤 장애학생은 온몸에 땀띠가 나기도 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특수학급 운영 예산도 제대로 사용 안 해... '징계' 권고

이 학교는 특수학급 운영예산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초교는 지난해 특수교과운영비 예산 814만 원 중 367만 원(집행률 45%)만 집행했다. 이는 A초교와 같은 지역교육지원청 소속 학교들의 평균 특수교과운영비 집행률 96.5%에 비해 매우 낮다.

A초교는 이렇게 남긴 특수교과운영비 예산을 복도 물 끓이기, 정보실 컴퓨터 구입, 책상 개선, 페인트 공사와 같은 신규 사업에 사용했다.

특히 장애학생 1인당 2만 원이 소요되는 제과제빵 체험학습 계획을 보고한 특수교사에게 교장은 "지원을 과도하게 받으면 습관이 되고, 그 학생이 졸업하면 부모가 책임지게 된다. 이때 부모가 힘들어 자살하고 싶어질 것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도 사실로 밝혀졌다.

인권위는 "가장 무더운 날씨로 관측된 날, 교장은 혼자 근무하는 교장실에는 에어컨을 계속 가동하면서도 장애학생이 수업하는 특수학급의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은 행위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장애학생들이 '다른 반은 틀어주는데 여기는 왜 안 트느냐'고 교직원에게 호소하는 상황이 발생해 장애학생 스스로 비장애인과 달리 차별받는 존재라는 인식을 갖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학생의 특수교과운영비 집행을 제한하고 거부한 행위 또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취지에 반하며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돼 교육감에게 (해당 교장) 징계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교장에겐 인권위가 주관하는 장애인인권교육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한편, 인권위 조사와 별개로 시교육청 감사관실은 '교장이 장애학생을 차별하고 교사에게 성희롱과 폭언을 했다'는 민원을 조사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특수학급 에어컨 교장, #인천시교육청, #국가인권위원회, #장애학생 차별, #징계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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