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롱도르를 품은 호날두와 '그의 아들' 호날두 주니어의 모습

발롱도르를 품은 호날두와 '그의 아들' 호날두 주니어의 모습 ⓒ 호날두 공식 인스타그램


'포르투갈의 축구영웅'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 레알 마드리드)가 개인 통산 다섯 번째 발롱도르(Ballon d'Or)를 수상했다.

호날두는 7일(한국시간) '라이벌'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2017년 발롱도르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2008년, 2013년, 2014년, 2016년에 이어 다섯 번째 발롱도르를 거머쥔 호날두는 메시(5회)와 함께 역대 최다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는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든 이들의 꿈으로, 지난 1956년부터  알프레도 디 스테파뇨(아르헨티나), 요한 크루이프(네덜란드), 지네딘 지단(프랑스), 호나우두(브라질) 등 당대 최고의 축구스타들이 이 상을 거머쥐었다. 

이날 시상식(프랑스 파리)에 참석한 호날두는 "발롱도르 시상은 내가 매년마다 기대하는 행사"라며 "오늘 정말 행복하다. 내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와준 팀 동료들과 가족에게 고맙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아이러니한 '올해의 선수' 호날두

'올해의 선수' 호날두는 2017~2018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2골(10경기)을 기록 중이다.

14경기에 출전해 13골을 뽑아낸 득점랭킹 1위 메시와 대비되는 기록이다. 매 시즌 리그에서 평균 1골에 육박하는 득점을 몰아쳤던 '득점기계' 호날두가 맞나 싶을 정도다.

리그 경기마다 나오는 호날두의 불만 섞인 표정은 지난 시즌의 모습과 겹쳐 침체의 우려를 더 깊게 드리운다.

호날두의 전 시즌은 환상적이었다. 2016~2017 시즌 리그 29경기에서 25골을 뽑아낸 호날두는 지난 6월 레알 마드리드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이끌었다.

호날두는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결승전에서 2골을 뽑아내는 맹활약을 펼치며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를 2시즌 연속 유럽 정상으로 이끌었고, 챔피언스리그 최다골(114골), 최다 득점왕(6회), 최다 연속 득점왕(5회, 2013~2017) 기록까지 세우며 명실상부 최고의 선수다운 면모를 드러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올 시즌엔 그의 활약이 다소 주춤하다. 시도하는 슈팅은 빈번히 골문을 벗어나고,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던 헤딩슛은 찾아보기조차 힘들다. 호시탐탐 골 냄새를 맡고 반응하던 감각을 잃어버린 듯한 모습이다. 

'에이스' 호날두의 부진이 깊어지면서 레알 마드리드도 좀체 스페인 최강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팀 공격의 80% 이상을 책임지던 '에이스' 호날두의 부진이 깊어지니 리그 4위 추락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호날두의 부진 원인으로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바로 적지 않은 나이에 따른 하향세다. 호날두는 1985년생으로 두 달 후면 만 33살이 된다.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나 엄청난 체력을 요하는 축구선수에게 '서른을 넘긴 나이'는 정점에서 서서히 내려오는 시기다. 

호날두 살아나기 위해선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 호날두의 모습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 호날두의 모습 ⓒ 호날두 공식 인스타그램


하지만 나이만 가지고 호날두의 부진을 말하기엔 한계가 존재한다. 불과 6~7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와 리그에서 펄펄 날아다녔기 때문.

따라서 호날두의 부진 원인을 개인이 아닌 팀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호날두의 오랜 '짝'이었던 카림 벤제마(프랑스)는 올 시즌 스페인 현지에서 퇴물 취급을 받고 있다. 저조한 득점력은 둘째 치고 장점이었던 연계 플레이도 실종된 상황.

호날두의 또 다른 파트너 가레스 베일(웨일즈)은 잦은 부상으로 팀 전력에 이탈한 지 오래다. 폭발적인 드리블과 골키퍼의 오금을 저리게 하는 왼발 슈팅으로 한때 가장 비싼 축구선수였던 베일은 올 시즌 '세계최고의 유리몸'에 등극하며 '방출 후보 0순위'에 올라있다.

공격 파트너들의 침체와 함께 전방 공격수들을 지원하는 '중원의 핵'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의 부진도 호날두 침체를 이끌어낸 원인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노련미 넘치는 공수조율 능력과 촌철살인 같은 패스로 팀의 허리를 지탱했던 모드리치는 올 시즌 급격한 체력 저하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최근 탈세 스캔들까지 겹치며 골머리를 앓고 있다.

모드리치의 부진으로 인한 중원의 경쟁력 약화는 2선 라인에서 공을 연결 받아 골로 마무리해야 하는 호날두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더군다나 레알 마드리드는 주전급 선수들뿐 아니라 마르코 아센시오, 루카스 바스케스, 보르하 마요랄(이상 스페인) 등 백업 포워드 멤버들도 올 시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그야말로 '에이스' 호날두의 어깨가 무거워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과연 '2017년 최고의 선수' 호날두의 득점력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확실한 것은 레알 마드리드가 살아나야 호날두도 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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