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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돌봄, 생명이라는 가치를 우리사회에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5명의 여성들과 300명의 시민들이 함께한 에코페미니스트들의 컨퍼런스'세상을 뒤집는 다른 목소리'를 10월 25일 광화문KT드림홀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첫 번째로 문화기획달의 달리의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 기자말

문화기획 달에서  '지글스'를 발간하고 여름민박 '살롱드마고'를 운영하고 있는 자정, 이리, 달리. 이번 강연에서는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한 지 7년 차 달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요즘 지리산 마을을 뒤집고 있다는 문화기획 달의 행보는 이곳 서울 강연장까지 박수와 웃음소리로 뒤집어 놓았다. 마냥 평화로울 것 같은 지리산에서의 에코페미니즘은 어떤 것인지, 그 동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빨리 들어보자.

안녕하세요. 저는 문화기획 달 활동가 달리라고 합니다. 지난주에 저희는 양성평등 문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웃음) 저희는 오늘 주제에 맞추어서 지리산 마을을 뒤집어놓은 페미니스트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릴 겁니다.

농촌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나요? 가부장적, 폐쇄적, 자연, 농사 등이 있습니다. 페미니즘과 어울린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페미니즘은 공간의 문제라고 보기에는 가부장적 사회는 어디서나 여성에게 억압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촌 페미니즘이 어떻게 가능한지 이야기드리겠습니다.

농촌에서의 저녁 파업

세상을 뒤집는 다른 목소리 컨퍼런스 달리가 강연중이다.
▲ 세상을 뒤집는 다른 목소리 컨퍼런스 달리가 강연중이다.
ⓒ 여성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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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서 페미니즘이 가당키나 할까요? 저는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한 지 7년이 넘었습니다. 아직도 적응했다고 말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귀농한 남성들이 농촌 와서 가장 먼저 배우는 건 밥상머리에 먼저 앉아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배웠다 하더라도 가부장적인 사회에 들어가면 그런 것들을 쉽게 배우게 됩니다.

여성들은 자아실현과 좋은 엄마 중 한 부분을 선택해야 합니다. 남성들과 다릅니다. 여성들에게는 모순적인 질문을 받게 되는 부분이죠. 농촌에서 페미니즘 활동을 통해 발견한 것은 부조화 속의 연대 가능성이었습니다. 모순적인 삶을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페미니즘의 출발이 아닌가 합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문화기획 달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저희 단체는 산내면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여성전용 창작공간 살롱드 마고와 잡지 지글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화기획 달, 지글스, 살롱드마고가 독립된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활동입니다.

지금 보여드리는 사진은 만수천 위에서 타악기를 치며 춤을 추는 장면입니다. 오후 다섯시 반에 찍은 건데요, 이 시간에 이렇게 춤을 추고 있었던 이유는 저녁밥을 안 짓기 위해서입니다. 저녁식사 파업을 한 여성들이 모여서 노는 시간을 가졌던 거죠. 밥 짓는 게 뭐라고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성들에게 당연하게 주어지는 요구에 맞서는 걸 보여주는 것이 센세이셔널하게 보여질 수 있습니다.

페미니즘 낭독회 그리고 쌍년파티

세상을 뒤집는 다른 목소리 달리가 강연중이다.
▲ 세상을 뒤집는 다른 목소리 달리가 강연중이다.
ⓒ 여성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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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댄스 워크숍을 하기도 하고, 지글스 잡지 표지촬영도 하고, 모델도 하고 카페를 섭외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는 지글스 3주년 낭독회를 열었어요. 낭독회에서 서로 받은 느낌을 나누고 지지하기도 하며 자신감을 키웠습니다. 살롱드마고를 처음 만들었을 때 낭독회도 시작했어요.

지글스는 우리 동네 페미니즘의 시작이자, 농촌에서 여성들이 자신이 뭔가 할 수 있다는 용기가 되었습니다. 도시는 직장에서 퇴근하고 집에 가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지만 농촌에서는 이웃집 사람과 얽히고설킨 복잡한 관계 속에 있습니다. 그런데 지글스를 통해 한 개인으로 존재할 수 있게 되었고 다른 여성들을 통해 자신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재작년 가을에 지글스에서 '떳다 수다방'을 진행했는데 주제는 그xx였습니다. 그xx는 다 성차별 성폭력에 관련된 사람들이었어요. 저희는 '나만 당한 게 아니구나' 하며 놀라워했습니다. 이렇게 알게 된 이상 전처럼 살 수 없다 싶어 문화기획 달에서 페미니즘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평화로운 공동체라는 상징성을 가진 저희 마을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설문조사를 통해 통계를 내고 단막극을 만들고 만화를 그려 넣은 자료집을 마을에 뿌렸어요. 그런데 어느 날 항의 전화가 왔습니다.

"한마을에 살면서 이럴 수 있어?"

그럼, 한마을에 살면서 성희롱을 할 수는 있는 걸까요? 전화에 화가 나서 '쌍x파티'를 열었습니다. 누가 더 '쌍x'인지 겨뤄보자 하면서 우리끼리 즐거운 자리를 가지고 마을에서 공개토론회도 열었어요. 토론회에서 캠페인 결과도 공유했습니다. 귀농한 지 오래된 친한 언니가 이런 사회를 물려줘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더군요. 이런 과정을 통해 저희는 마을에서 '쌍x'이 되었습니다.

평화를 되찾는 방법: 계속해서 글을 쓰는 것

문화기획 달은 페미니즘을 문화예술적으로 녹여내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언젠가 활동가 칼럼에 평화로운 공동체는 개인의 희생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여성들은 저희와 단합하며 참여자에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작년에 미술, 연극, 올해는 자기방어 캠프를 진행했습니다. 성교육 사업도 시작했지요. 남성들 대상으로 성교육을 열었는데 반응이 좋아 꾸준히 모임을 갖기로 했습니다.

마을에 매년 운동대회가 열리는데 매년 남성이 운동하고 여성이 서빙을 합니다. 그렇지만 올해는 남성자원봉사자를 팀별로 참여시켰습니다. 학교 운동회에서는 여성 학부모가 밥을 짓고 남성들이 준비를 도왔었는데 이번에는 역할을 바꿔 남성이 밥을 짓고 여성이 준비를 돕고 뒷풀이를 하였다고 합니다.

남성들이 저더러 페미니스트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요, 처음에는 논리로 이겨보려고 애썼는데 어느 날 이건 논리적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 글을 쓰는 것이 우리가 평화를 되찾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 살아도 온전할 수 있고 그게 허용되는 곳이 있는 게 제가 바라는 평화의 전부일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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