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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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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사무소에 볼일이 있어 들렀습니다. 강화군 화도면 사무소 주차장에 낯선 표지가 눈에 띕니다.

분홍색으로 임산부를 암시하는 그림과 임산부를 위한 주차구역임을 안내한 붉은 간판이 선명합니다.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입니다. 임신여성 및 3세 미만 유아 동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도록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은 면사무소 입구에 장애인 주차 구역과 별도로 설치되었습니다. 임산부가 주차하기 편하고, 최대한 가깝게 출입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습니다.

화도면사무소는 주민자치센터와 보건지소가 함께 자라잡고 있습니다. 평소에는 붐비지 않으나, 행사가 있거나 무슨 회의가 있을 때는 주차장이 꽤 복잡하기도 합니다. 임산부와 유아 동승 차량을 배려한 정책이 좋아 보입니다.

강화군은 이미 어르신들 사망률이 아이들 출산율을 앞질렀습니다. 장례식장이 예식장 수 보다 더 많습니다. 외부에서 유입된 인구가 없으면 군내 인구는 자연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어디 이런 게 강화군만의 문제이겠습니까? 전국 대부분 농어촌에서 벌어지는 현상일 것입니다. 농촌은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습니다.

요즘 인구 절벽이란 신조어를 자주 듣습니다. 인구 절벽이란 국가 인구통계 그래프에서 급격하게 하락을 보이는 연령구간을 말합니다. 젊은 층이 벼랑 끝에 몰려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입니다.

농어촌에서는 인구 절벽을 더욱 절감합니다. 초등학교 넓은 운동장에 뛰노는 아이들은 손으로 셀 정도입니다. 내가 사는 화도면에도 4개 초등학교가 하나로 통합되고, 그나마 남아있는 초등학교도 100여 명이 안됩니다.

'둘도 많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부럽지 않다!',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30여 년 전의 가족계획 캠페인! 지금 현실에 견주어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세상이 너무도 급격히 변하는 걸 몇 십 년을 내다보지 못하다니!

임산부 전용 주차구역 표지판을 보면서 생각해봅니다.

'농어촌에 젊은이들이 많이 살고, 아이들 울음소리가 많이 들리면 얼마나 좋을까.'



태그:#모이, #임산부, #주차구역, #인구절벽, #강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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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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