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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세월호참사국민조사위원회'와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연구활동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국민조사위는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 '세월호 팩트리포트'를 연재합니다. [편집자말]
2014년 6월 2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 매표소에 '구원파' 유병언과 유대균 부자의 수배전단이 붙어 있다.
▲ 팽목항에 나붙은 '구원파' 수배전단 2014년 6월 2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 매표소에 '구원파' 유병언과 유대균 부자의 수배전단이 붙어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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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리포트⑦] "저 방안에 살아있어요" 해경은 끝내 구하지 않았다

"청해진해운의 주요 주주는 강선건조 업체인 천해지(39.4%)와 김한식 청해진해운 대표(11.6%), 경영컨설팅업체인 아이원아이홀딩스(7.1%)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천해지의 최대 주주는 아이원아이홀딩스로, 42.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007년 설립한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주요 주주는 유혁기(19.4%), 유대균(19.4%), 김혜경(6.3%)씨 등이다." - 2014년 4월 17일 <조선일보>

세월호 선사의 소유구조, 이전 이력과 이전 오대양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이 기사는 세월호참사 다음날인 2014년 4월 17일 인터넷 <조선일보>와 <월간조선>에 게재됐다. <조선일보>는 이후부터 세월호 선사 청해진, 유병언, 구원파, 그리고 유병언 일가로 청해진 해운 뒤지기 기사를 이어갔다. <조선일보>, TV조선은 채널A와 함께 유대균 검거 관련 보도 당시에는 '뼈 없는 치킨', '박수경은 사실 겁쟁이'같은 '단독'보도도 놓치지 않았다.

8만6천 건 유병언 구원파 보도, 1만6천 건 중재신청

"매일매일 티타임을 갖는 경우는 처음 겪었다. 검찰들이 기소 시점에 총괄 브리핑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당시처럼 수사 과정 매 순간마다 브리핑을 한 적은 없다. 티타임 내용은 비교적 상세한 수사상황 전달이었고, 기자들이 문제를 제기한 적도 있었다. 수사기밀을 이렇게 말해줘도 되냐고 물어봤지만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당시 취재하던 기자들은 유병언 일가 수사가 '돼지머리 수사'라는 사실을 다 알고 있었다." - 1기 특조위 3차 청문회에서 한 기자의 진술

2014년 4월 20일 인천지검에 유병언 관련 비리 특별수사팀이 꾸려졌다. 수사팀은 공보검사의 진두지휘 하에 두 달 가까이 거의 매일의 티타임 브리핑(비공식 언론 브리핑)을 가졌다. 당시 브리핑에 참여했던 기자들은 모두 '이 정도까지 해도 되나' 할 정도로 내용이 상세했다고 설명했다.

2014년 4월 16일부터 그해 연말까지 유병언 관련 보도는 8만6천여 건이 넘었다. 이중 다수의 보도들이 선정적이거나 심지어는 사실 왜곡 보도이기도 했다. 구원파는 언론중재위원회에 1만6천여 건의 보도를 상대로 조정신청을 냈고, 이중 300여 건이 받아들여져 해당 보도에 대한 정정 보도가 게재됐다.
유병언 관련 보도가 늘어나면서 아직 수습도 끝나지 않은 세월호 보도는 눈에 띄게 줄었다. 참사 원인과 구조 부실에 대한 분석, 피해자, 유가족들에 대한 관심이 이어져야 할 기사는 유병언 일가, 구원파에 대한 선정적이고 때로는 엽기적인 제목과 보도로 전환됐다. 기자들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호소를 담아내는 대신 유병언과 유대균 등의 행적을 실시간 쫓기에 바빴다. 참사 초기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막으려 애썼던 해경, 정부 비판 보도는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인천=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014년 7월 25일 오후 경찰에 검거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의 장남 대균씨가 인천지검으로 압송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질문에 답하는 유대균 (인천=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014년 7월 25일 오후 경찰에 검거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의 장남 대균씨가 인천지검으로 압송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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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검의 '친절한 티타임'과 돼지머리 수사

1기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2016년 3차 청문회에서 언론통제와 관련 검찰이 유병언으로의 언론 이슈전환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1기 특조위가 개최한 청문회에서는 대검찰청, 법무부가 인천지검을 통해 '청와대는 세월호에 대한 책임을 유병언으로 돌리고 언론의 관심사까지 전환하려 했다'는 사실을 티타임보고서 일정과 보도의 연관성으로 바탕으로 설명했다. 실제 인천지검이 브리핑을 하는 내용은 실시간으로 언론에 보도됐고, 실제 세월호 참사 보도 방향이 급선회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병언 관련 수사를 진행했던 인천지검에서는 2014년 4월 29일부터 7월 23일까지 소위 '티타임'이 27번에 걸쳐 진행됐다. 보통 2, 30분씩 진행됐던 티타임에는 출입 기자 대부분이 참여했다. 티타임에서 나온 내용은 그 중요성이나 피의사실공표의 위험성을 무시하고 곧바로 기사화가 되는 경향을 보였다. 웃음거리가 됐던 '유대균 순살 치킨 시켜먹어' 같은 기사 역시 검찰에서 나온 정보였다는 것. 8만여 건의 유병언과 구원파 보도가 또 다른 언론통제였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부분이다.

2014년 10월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대통령 및 총리의 지시사항 문건에는 세월호 참사의 근본 원인을 '유병언 일가'로 지목하고 있다. 대통령은 4월 21일 '세월호 침몰사고 원인에 대해 단계별로 철저히 규명하고 강력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지시사항을 시작으로 2014년 9월 21일까지 세월호 관련 총 9건의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법무부는 이에 대하여 '전면적인 유병언 부자 추적 및 도피조력자 검거, 구속', '유병언 부자 검거를 위한 유관기관 회의 개최', '은닉재산 추적 등을 통한 환수 철저' 등의 추진실적을 보고했다.

청와대 지시, 검찰 언론과의 연결?

청와대가 유병언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시도는 고 김영한 민정수석 업무수첩에서도 확인된다. 2014년 8월 5일에는 '령(대통령 지시 약어로 보임)'자 뒤에 '유병언 수사 – 비호세력, 유병언 차남(유혁기) - 범죄인 인도 검경의 협력'이란 내용이 적혀있다. 9월 16일 전후 김영한 비망록은 수차례 김혜경을 언급한다.

"김혜경-조속 귀국-진실규명 - 기회 법무, 검찰 김혜경 귀국 시의 쟁점, 은닉재산 추가 발굴 가능성, 진상규명(?)에 도움 되는 건 무엇인지? 악재로 전화할 가능성? 인천지검 판단. 남은 진상과 김혜경" - 김영한 업무수첩 (2014. 09. 16)

이러한 내용들은 대부분 인천지검 티타임 보고서에 반영되고 언론에 집중 다뤄졌다. 구원파, 유병언, 시신발견 등 선정적인 주제를 내세워 사실상 검찰과 청와대가 언론의 이슈를 좌지우지한 셈이다. 

1기 세월호특조위는 대통령의 위 지시사항 등이 검경 수사 방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고, 이것이 언론 보도를 통해서 어떻게 국민들에게 전달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청와대 비서실을 포함한 위 각 기관들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 또한, 참사 당시 민정수석 홍경식, 대변인 민경욱, 인천지검장 최재경, 인천지검 2차장검사 김회종 등에 대하여 진술 조사를 위한 출석요구서를 발부하기도 했다.

1기 세월호특조위는 마지막 청문회에서 청와대 비서실과 기관들, 당사자들이 특조위의 조사에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고, 동행명령장에도 불응했다고 밝혔다. 사회적 참사법이 통과되면서 이제 곧 출범하는 2기 특조위의 주요 조사대상이다.


태그:#세월호, #유병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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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신문, 대안언론이 희망이라고 생각함. 엄흑한 시기, 나로부터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함.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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