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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와 같은 캐릭터를 만들어 국가를 홍보하는 나라가 있다. 이번 싱가포르의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우표에 등장한 머라이언이 바로 그 주인공으로 인간에 의해 탄생했다.
 
싱가포르의 2017년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우표에 등장한 머라이언. 머라이어언은 사자와 물고기의 합성 캐릭터로 브루너 프레이저가 디자인을 한, 일종의 싱가포르 홍보용 국가 캐릭터이다.
▲ 싱가포르 크리스마스 우표 싱가포르의 2017년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우표에 등장한 머라이언. 머라이어언은 사자와 물고기의 합성 캐릭터로 브루너 프레이저가 디자인을 한, 일종의 싱가포르 홍보용 국가 캐릭터이다.
ⓒ 배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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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포스트(SingPost)는 이모티콘 표정 10개를 본뜬 머라이언 캐릭터 우표를 11월 15일부터 판매했다. 퍼스트 로칼(1st Local)과 세컨드 로칼(2nd Local) 각 5종으로 모두 다른 디자인이며, 우체국과 싱가포르 우표박물관 또는 공식 웹사이트에서 살 수 있다.  

머라이언(Merlion)은 인어(mermaid)와 사자(lion)의 합성어로, 상반신은 사자에 하반신은 물고기 모양을 한 상상의 동물이다. 브루너 프레이저가 디자인을 한, 일종의 싱가포르 홍보용 국가 캐릭터이다. 싱가포르 관광청(Singapore Tourism Board)의 로고로 1964년부터 1997년까지 사용되었는데, 이후 로고가 바뀐 후에도 여전히 싱가포르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 관광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머라이언 동상은, 머라이언파크의 오리지널과 그 뒤로 등지고 있는 2m 크기의 꼬마, 관광청과 마운트 페이버에 있는 3m 동상 및 센토사 섬에 있는 37m 대형 복제 등 총 5개가 있다. 

대형 복제품 머라이언이 있는 거대한 테마파크인 섬 센토사(Sentosa)는 말레이어로 '평화로운'이란 의미를 가졌다. 원래 이름은 말레이어로 'Pulau(섬) Blakang(뒤편) Mati(죽음)'로 해적들이 사람들을 납치하여 이 섬 뒤편에서 살해한 것에서 유래되었다.

즉, 결코 평화롭지 않은 땅이었으나, 그 숨은 가치를 알아본 사람의 노력, '인공(人功)'으로 평화와 웃음이 넘치는 곳으로 바뀌었다.

싱가포르의 토착 고양이인 ‘도랑 고양이’가 외지, 즉 해외파 고양이와 교배하여 생겨난 종으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몸집의 고양이이다.
▲ 싱가푸라 고양이 싱가포르의 토착 고양이인 ‘도랑 고양이’가 외지, 즉 해외파 고양이와 교배하여 생겨난 종으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몸집의 고양이이다.
ⓒ 위키백과 '싱가푸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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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잘 나가는 싱가포르에게도 흑역사가 있었으니,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해적들이 은신처로 삼을 정도로 열대 우림으로 덮이고, 고작 어촌 몇 개만 있던 곳이었다.

1819년 1월 28일에 런던 태생의 스탬포드 래플스 경(1781~1826)이 자바 부총독으로 싱가포르에 상륙했고, 영국의 무역항으로 활용하기 좋은 곳으로 그 지리적 가치를 알아보았다. 이에 당시 다스리던 조호 왕국 술탄과 협정을 맺어 무역항으로 건설했다.

하지만 당시 식민지 지배자와 달리 원주민의 고통을 덜어주며 자유주의적 경제 정책을 펼쳤다. 이 때문에 영국 국익을 위배한 걸로 오해받아 사후에 래플스 경의 유족들이 고초를 겪기도 했다.

총 697㎢ 면적의 작은 이 나라는 1963년에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 1963년 말레이연방, 사바, 사라와크와 함께 '말레이시아'를 결성했다가 탈퇴, 1965년 8월 9일 독립했다. 그리고 초대 수상인 리콴유가 무려 31년간의 장기 집권을 하는 동안에 놀라운 경제 성장을 세웠다. 2016년 기준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8천 달러가 안 되지만, 싱가포르는 5만 3천 달러에 육박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원칙과 공무원의 청렴을 토대로 강력한 공공질서와 법을 집행하고, 치밀한 환경 정책을 통해서 깨끗하고 안전하며 살기에 쾌적한 국가를 만들었다.

오로지 안목과 아이디어, 땀이라는, 인간의 노력으로 일궈낸 싱가포르의 개발사는 이 크리스마스 우표 속 유머러스한 머라이언 캐릭터의 탄생과 성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머라이언의 상반신에 해당하는 사자는 본래 국명인 '사자의 도시'라는 뜻의 '싱가푸라(Singapura)'에서 유래했다. 수마트라 섬의 어느 왕자가 이곳에서 본 낯선 동물을 사자로 착각하여 붙인 이름이다. 이 지역에 정작 사자가 살지 않음에도 왕자의 오해로 사자의 도시가 되었고, 이 싱가푸라의 영어식 표기인 '싱가포르(Singapore)'가 현재 국명이 되었다.

싱가포르는 크리스마스 성수기 때 쇼핑을 장려하기 위해서 쇼핑몰은 11월 1일부터 매년 테마를 선정해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다.  올해 Suntec은 고돌이를 소재로 했다.
▲ 쇼핑몰의 크리스마스 장식 싱가포르는 크리스마스 성수기 때 쇼핑을 장려하기 위해서 쇼핑몰은 11월 1일부터 매년 테마를 선정해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다. 올해 Suntec은 고돌이를 소재로 했다.
ⓒ 배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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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너는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항구도시라는 지리적 특성을 고려하여 물고기 형태의 하반신을 가진 머라이언을 창조했다. 그리고 정부는 이 인공 캐릭터를 국가 상징물로 키우며 관광 상품을 개발했다. 

그런데 우습게도 이 '싱가푸라'는 싱가포르 출신 고양이의 품종을 일컫기도 한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고양이로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인데, 어른이 되어도 다른 고양이 몸의 절반에 해당하는 몸집을 가졌다. 암컷이 스스로 새끼를 출산하기 힘들어 제왕절개로 낳아야 해서, 개체수가 워낙 적기도 하여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도 않았다. 1990년에 국가 공인 마스코트로 선정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싱가포르에 있는 뽀로로 테마파크로, 국내 토종 캐릭터인 뽀로로를 현지에서도 만날 수 있다.
▲ 싱가포르에 간 뽀로로 싱가포르에 있는 뽀로로 테마파크로, 국내 토종 캐릭터인 뽀로로를 현지에서도 만날 수 있다.
ⓒ 배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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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푸라'에 얽힌 사자와 고양이의 기묘한 인연인데, 이 사자 머라이언과 싱가푸라 고양이는 '인공'의 힘에 말레이반도의 중요 항구라는 천연이 결합되어 탄생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무역의 중심지 나라답게 길거리에 살던 토착 고양이인 '도랑 고양이'가 외지, 즉 해외파 고양이와 짝을 맺어 싱가푸라라는 새로운 종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편,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한국인 배재훈 씨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성수기 때 쇼핑을 장려하기 위해서 쇼핑몰은 11월 1일부터 매년 테마를 선정해서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다고 한다. 올해 Suntec의 경우는 곰돌이를 소재로 했는데, 싱가포르에는 뽀로로 테마파크가 있어서 우리의 '뽀통령'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역시 지성이면 감천이라 한다. '인공', 인간의 노력이 중요하다.  


태그:#머라이언 , #크리스마스 시즌 우표, #싱가포르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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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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