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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아시아환경미술제 포스터
 제9회아시아환경미술제 포스터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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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족미술인협회(회장 이종헌) 울산지회(회장 윤은숙)가 주최·주관하는 제9회 아시아환경미술제(Asia Environmental Art Festival) <환경을 探 耽 貪하다>전이  27일까지 울산문화예술회관 제1전시관에서 진행된다.

22일 개막행사로 열린 장소익(나무닭 움직임연구소. 연극인)씨의 설치 작품과 함께 퍼포먼스 '물 그리고 바람'이 진행 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장소익. 퍼포먼스 "물 그리고 바람". 나무닭 움직임 연구소.
 장소익. 퍼포먼스 "물 그리고 바람". 나무닭 움직임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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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환경미술제(Asia Environmental Art Festival)는 민미협 울산지회가 <생명의 땅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1997년부터 시작한 이후로 격년제로 진행해 올해로 9회를 맞고 있는데, 특히 이번 전시는 태국, 일본, 중국, 터키 등의 40여 명의 작가들이 참여하는 등 환경에 대한 국제적인 미술제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Thamarat work Enigma ET(에칭) 2017 태국
 Thamarat work Enigma ET(에칭) 2017 태국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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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설치, 퍼포먼스뿐 아니라 그린피스(Green Peace)에서 제공한 2011년에서 2016년 사이의 환경운동에 관한 사진 20점과 함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를 다룬 최세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후쿠시마 5년의 생존>도 상영하고 있어 현대인들에게 환경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방사능은 국경을 넘는다(좌,위)  2011년 3월11일 후쿠시마(우, 위)
사고 2년, 도쿄에서 열린 핵 발전 반대시위(좌, 아래)  난처해진 일본 정부(우, 아래)
 방사능은 국경을 넘는다(좌,위) 2011년 3월11일 후쿠시마(우, 위) 사고 2년, 도쿄에서 열린 핵 발전 반대시위(좌, 아래) 난처해진 일본 정부(우, 아래)
ⓒ 그린피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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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미협 울산지회 윤은숙 회장은 전시회를 준비하느라 무리하는 바람에 다리의 인대가 늘어나 깁스를 하고 있었다. 그는 분주한 듯한 모습을 전시회장을 오가다가 인터뷰에 응했다.

"울산은 지역적 특성상 환경에 대해 고민해야만 하죠. 포항에서 일어난 강진에서 확인하듯 자연과 환경은 우리의 삶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 특히 강진이 일어난 곳은 핵발전소와 가깝고 울산의 인근 도시입니다. 아시아환경미술제는 도시의 좌우에 핵발전소를 끼고 사는 울산시민들의 고민을 담아 내고, 아울러 환경문제에 대해 추상적으로만 알던 문제들을 미술의 다양한 작업들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알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전시죠."

호흡.  민병동.  2017.  비닐, 팬, 전기
 호흡. 민병동. 2017. 비닐, 팬, 전기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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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들은 거의 꾸준히 참여하셨어요. 특히 핵 폭탄에 대한 공포,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을 겪어서 그런지 꾸준히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작업을 해오신 분들이세요. 터키도 그렇고, 새로이 결합한 태국과 중국 작가 분들도 환경이 꼭 한 나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데 공감을 하고 계시죠. 특히 환경에 관심을 꾸준히 가지고 활동하고 계신 울산대학교 김언배(섬유디자인학과) 교수님이 외국 작가님들 섭외 과정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angre. Hirai Masato.  JAPAN.  ADAN.  2015
 angre. Hirai Masato. JAPAN. ADAN. 2015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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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당 김시습은 세상 만물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사람에 대해서는 사랑하되 어질게 대하지 않으며, 자연물에 대해서는 어질게 대하되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다. 당신 인본주의를 근간으로 자연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자연에 대한 입장도 그러했을 것이다. 인간보다 더 소중하지는 않아 사랑하지는 않되 어질게 대해야한다는 것.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자연물과 자연을 어떻게 대했기에 환경이 재앙의 수준에까지 오게 되었을까?

"이번 전시회 주제로 <환경을 探 耽 貪 하다>라고 정했어요. 탐구의 탐(探)과 즐김의 탐(耽)은 인간의 욕구 중에서 긍정적 측면이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지만, 탐욕의 대상으로서의 탐(貪)은 인간의 욕구에 따라 환경을 훼손시키며 본연의 것을 사라지게 만들어버리죠. 이 부분이 가장 경계해야할 부분으로 생각됩니다."

골매마을 풍경. 정철교.  oil on canvas  116.8 X 91.0
 골매마을 풍경. 정철교. oil on canvas 116.8 X 91.0
ⓒ 김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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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을 한바퀴 돌다보니 토지를 팔라는 미국 대통령에게 보냈다는 시애틀추장의 편지가 문득 생각난다.

우리가 어떻게 공기를 사고팔 수 있단 말인가? 대지의 따뜻함을 어떻게 사고 팔 수 있단 말인가? 부드러운 공기와 재잘거리는 시냇물을 우리가 어떻게 소유할 수 있으며, 또한 소유하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사고 팔 수 있나? 우리는 땅의 일부이며, 땅은 우리의 일부분이다. - <시애틀추장의 편지> 중에서

비극은 소유의 경제학에서 시작됐는지도 모르겠다. 값싸게 마음껏 누리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한계치를 넘으면서 우리 세대, 혹은 다음 세대는 더 많은 비용과 희생을 지불해도 환원 가능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그 비극을 막아보고자 하는 이들이 움직이고 있다. 전시장을 나서는데 경상도 사투리가 잠시 걸음을 붙잡는다.

"기자님, 24일 금요일 오전 10시에 울산문화예술회관 회의실로 오시면 재밌는 세미나 참석할 수 있습니더. 곽영화 화가의 진행으로 구자상 환경운동가가 '태양은 청구서를 보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해준다하네예. 누구라도 들을 수 있으니 친구들 델꼬 꼭 오이소."


태그:#민미협, #울산민미협, #아시아환경미술제, #윤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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