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의 세계 최고 실력자들이 모이는 별들의 잔치에서 손흥민이 또 한 번 반짝반짝 빛났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자 두 시즌 연속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레알 마드리드CF(스페인)를 조 2위로 밀어낸 결승골이었기 때문에 손흥민의 결승골은 더욱 아름다울 수밖에 없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끌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FC(잉글랜드)가 한국 시각으로 22일 오전 4시 45분 독일 도르트문트에 있는 BVB 슈타디온에서 벌어진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 H조 5라운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와의 어웨이 경기를 가졌다. 이 경기에서 토트넘은 후반전에 나온 손흥민의 짜릿한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토트넘은 남은 1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조 1위로 16강에 오르며 활짝 웃을 수 있었다.

손흥민의 토트넘, '챔피언' 레알 밀어내고 16강 '선점'

'시즌 4호골' 터뜨리는 손흥민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오른쪽)이 골을 넣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1-1로 맞선 후반 31분 역전 결승 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2호 골이자 시즌 4호 골이다.

▲ '시즌 4호골' 터뜨리는 손흥민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오른쪽)이 골을 넣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1-1로 맞선 후반 31분 역전 결승 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2호 골이자 시즌 4호 골이다. ⓒ EPA/연합뉴스


조 추첨 결과가 나왔을 때 H조에서 어떤 팀이 2위로 16강에 올라갈 수 있을까를 궁금해하는 팬들이 많을 정도로 쉽지 않은 형편이었는데 토트넘 홋스퍼가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를 2위로 밀어내고 16강에 사뿐히 올라갈 줄은 아무도 몰랐다.

더구나 어웨이 팀 토트넘 홋스퍼는 전반전 31분 만에 상대 골잡이 오바메양에게 선취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야르몰렌코의 기막힌 백힐 어시스트가 보는 이들을 더욱 놀라게 한 멋진 골이었다.

전반전 종료 시점으로 봤을 때 토트넘 홋스퍼는 조 1위를 장담할 수 없었다. 같은 시각 니코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포엘FC와 레알 마드리드CF의 경기가 4-0까지 크게 벌어져 레알 마드리드의 완승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트넘 홋스퍼 선수들은 후반전에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49분에 효율적인 압박 수비로 귀중한 동점골을 터뜨린 것이다. 왼쪽 측면에서 풀백 대니 로즈가 과감하게 달려들어 공을 가로챈 다음 델레 알리가 침착하게 공을 몰다가 골잡이 해리 케인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넣어주었다.

이 공을 받은 해리 케인은 퍼스트 터치가 거칠었지만 곧바로 중심을 이동하며 오른발 슛을 날렸다. 작은 변화에도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대처하는 골잡이의 품격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케인의 오른발 끝을 떠난 공은 도르트문트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손흥민의 오른발 감아 차기, '역전 결승골' 만들다

토트넘 홋스퍼 선수들은 이 동점골에 만족하지 않았다. 간판 골잡이 해리 케인에게 상대 수비가 몰릴 것을 예상한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에게 '다른 공간을 파고 들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패턴이었다.

마침내 76분에 멋진 역전 결승골이 나왔다. 이번에도 왼쪽 측면에서 델레 알리가 빼어난 드리블 실력을 자랑했다. 도르트문트 수비수 마르크 바르트라와 미드필더 마리오 괴체가 델레 알리를 감싸며 달려들었지만 축구장에서 간혹 보이는 1+1=0의 공식을 델레 알리가 뽐내며 빠져나왔다. 어설픈 압박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을 또 한 번 가르쳐주는 명장면이었다.

'역전 결승골' 기뻐하는 손흥민 21일(현지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에서 골을 터뜨린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오른쪽)이 팀 동료인 해리 케인(왼쪽)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1-1로 맞선 후반 31분 역전 결승 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2호 골이자 시즌 4호 골이다.

▲ '역전 결승골' 기뻐하는 손흥민 21일(현지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H조 5차전에서 골을 터뜨린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오른쪽)이 팀 동료인 해리 케인(왼쪽)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1-1로 맞선 후반 31분 역전 결승 골을 터뜨렸다. 올 시즌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2호 골이자 시즌 4호 골이다. ⓒ EPA/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의 동점골 직전에 이루어진 대니 로즈의 효율적인 싱글 압박과 너무나 대조적인 장면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손흥민의 오프 더 볼 움직임이 돋보였다. 좋은 자리를 차지했다고 마냥 패스를 기다린 것이 아니라 손흥민은 델레 알리의 위험 지역 안 드리블이 시작되는 순간 슛 각도를 확보하기 위해 뒤로 약간 물러서서 패스의 길을 만든 것이다.

이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지체없이 오른발 감아 차기로 도르트문트 골문 오른쪽 톱 코너를 노렸다. 홈 팀 골키퍼 로만 뷔르키가 날아올랐지만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에 손흥민은 활짝 웃으며 손으로 하트를 그리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역전승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그리고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은 보란 듯이 팀의 핵심 세 선수 '델레 알리(81분), 크리스티안 에릭센(85분), 해리 케인(86분)'을 차례로 교체하며 조 1위의 위엄을 맘껏 자랑했다. 오는 25일 오전 0시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과의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를 대비하기 위한 배려이기도 했다.

이로써 토트넘 홋스퍼는 다음 달 7일에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아포엘 FC(키프러스)와의 홈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레알 마드리드를 2위로 밀어내며 당당히 1위 자격으로 16강에 올라 별들의 잔치 더 높은 자리를 넘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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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2017-2018 UEFA 챔피언스리그 H조 결과(22일 오전 4시 45분,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

★ 도르트문트 1-2 토트넘 홋스퍼 [득점 : 오바메양(31분,도움-야르몰렌코) / 해리 케인(49분,도움-델레 알리), 손흥민(76분,도움-델레 알리)]

◇ H조 현재 순위표
토트넘 홋스퍼 FC 13점 4승 1무 12득점 4실점 +8
레알 마드리드 CF 10점 3승 1무 1패 14득점 5실점 +9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2점 2무 3패 5득점 10실점 -5
아포엘 FC 2점 2무 3패 2득점 14실점 -12

◇ 2017년 12월 7일 6라운드 일정(왼쪽이 홈 팀)
토트넘 홋스퍼 FC - 아포엘 FC (웸블리 스타디움, 런던)
레알 마드리드 CF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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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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