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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의 저무는 가을풍경을 따라가 본다. 인간세상을 굽어보며 수백년 풍상을 겪은 노거수들은 어떻게 가을을 떠나보내고 있을까. 한여름의 청춘을 온전히 보내고 있는지. 맨몸으로 맞서는 겨울준비도 궁금하다.

향천사 단풍나무.
 향천사 단풍나무.
ⓒ <무한정보>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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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천사 천불선원의 단풍은 언제나 황홀지경이다. 단풍나무는 초록을 그냥 내려놓지 못하고 가쟁이마다 불을 질러 일렁인다. 이미 잎을 떨궈버린 참나무로까지 잉걸불이 옮겨 붙을 듯하다. 웬일인가 싶어 천불선원 부처님도 마당으로 나오셨다.

예산향교 은행나무.
 예산향교 은행나무.
ⓒ <무한정보>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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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향교 옆 산자락에는 빙하기를 건너온 거대한 은행나무가 만고풍상을 이고서 예산읍내를 내려다 보고 있다. 600년 예산향교의 역사보다도 더 나이를 먹음직한 은행나무는 지금 온통 노란색이다. 그 아래 서 있으면 따뜻하고 평화롭다. 하나씩 떨어지는 이파리는 언젠가 오래된 책 갈피에서 마주친 적이 있다. 저 무수한 기억들을 다 어떻게 지우겠다는 건지.

대흥 천년느티나무.
 대흥 천년느티나무.
ⓒ <무한정보>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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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흥산 아랫마을 상중리에는 도내 최고 어른인 천년 느티나무가 살고 있다. 마을 한가운데 터를 잡고 오순도순 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삶이 정스럽다. 사람들은 정월초하루에 금줄을 둘러주고 칠월칠석에도 치성을 드린다. 지난 14일 찾아가 만난 나무는 요며칠 내린 무서리에 잎을 내려 놓았다. 그래도 서쪽으로 뻗은 가지엔 갈색으로 물든 이파리들이 누구를 기다리는지 샛바람과 씨름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단풍, #가을풍경, #은행나무, #느티나무,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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